어린이를 납치,성폭행하거나 죽이기까지 하는 등의 흉악범죄 피의자 또는 그런 범행을 자백한 자들의 성명과 얼굴을 공개하라는 여론이 들끓자 국가인권회의 정책총괄팀장이라는 김형완씨는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 국민들이 느끼는 분노는 이해하지만 법치주의 국가에서는 범죄자라 해도 법에 따라 처분받아야 하고 유죄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얼굴 등 신원이 노출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언론매체로는 처음으로 안양 두 어린이 납치살해범임을 자백한 범인의 성명이 정성현(39세)라고 밝혔다. 남대문 방화범의 성명 채종기(70세)는 중아일보가 가장 먼저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두 신문 다 이들 반사회적 범죄 자백자들의 얼굴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인권위 김형완 팀장의 말은 일견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첫째, 흉악범죄피의자의 성명과 얼굴을 공개하는 것은 단순히 시민들의 분노를 잠재우거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 위함만은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흉악범죄 피의자의 신분을 공개하면 그들의 여죄를 직접 목격했거나 간접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제보를 받을 수 있게 되고, 또 그들이 형기를 마치고 출소했을 때 재범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흉악범들의 신분을 철저히 감춰주면 잠재적 범죄자들이“대한민국에서는 살인을 해도 세상 사람들은 내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볼수 없다. 우리 가족도 나 때문에 창피해 할 일 없다. 더구나 요즘은 우리나라에선 사형 집행도 거의 없다니 마음 놓고 어린이 납치해서 성폭행하고 죽이자”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점을 인권위 김팀장은 상상해보지 못한 것 같다.


인권위 김팀장은 “법치주의 국가에서는 범죄자라 해도 법에 따라 처분받아야 하고 유죄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얼굴 등 신원이 노출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피의자 성명 밑에 사진을 붙여 수배전단 뿌리는 것은 불법이란 말인가? 그리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변양균, 신정아 씨등의 신분이 언론에 공개될 때는 왜 경찰은 모자와 마스크로 그들의 얼굴을 가려주지 않았으며 왜 인권위는 그런 경찰을 가만 두고만 보았는가? 묻고 싶다.


인권에 관한 한 우리보다 선진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에서도 反사회적 훙악범죄 피의자나 자백범의 신분은 다 공개한다. 그 이유는, 앞서 지적한대로 대중의 분노를 잠재우거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차원에서만은 아니다. 흉악범죄를 저지르면 저렇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어 잠재적 범죄자들이 범행을 자제하게 하는 효과가 있고, 또 피의자들에 대한 대중의 제보를 기대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는 임채정 검찰총장과 박용상 전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의 말을 인용하여 검찰과 법원은 범죄 사실이 확실해 보이거나 범죄사실을 자백한 피의자의 신분 공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본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그러므로 대통령은 즉시 경찰청장에게 反 사회적 흉악범들의 얼굴을 모자나 마스크 그리고 옷으로 가려주지 말라고 지시해야한다. 그리고 인권위는 대상에 따라 선별적으로만 적용하는 어설픈“피의자 무죄추정”고집은 버리고, 수갑 찬 손을 가려주라는 등 범죄인 인권을 끔찍이 챙기는듯한 감상적 권고로 경찰에 부담을 주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리고 새로 구성될 국회는 어린이납치/성폭행/살해 같은 흉악범죄 특별가중처벌법을 만들어 흉악범들은 극형으로 다스리고, CCTV 등에 의해 범죄를 저지른 증거가 확실하거나 본인이 자백한 경우에는 피의자들의 성명, 얼굴을 완전히 공개하도록 법으로 규정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한국도 진정한 인권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게 될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신문, 방송 등 언론매체는 흉악범들로부터 소송을 당할까봐 몸사리지 말고 과감하게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줘야 할 것이다. 인권선진국 미국, 영국, 일본 등의 언론이 다 하고 있는 일을 대한민국 언론만 유독 주저하고 있는 것은 유감천만이다.



워싱턴에서

조화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