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화 한나라당 의원은 성균관대 삼민투(三民鬪)위원장 출신으로 85년 美문화원 점거 사건을 주도, 2년6개월간 수감 생활을 했다.

三民鬪는 「민족통일·민주쟁취·민중해방을 위한 투쟁위원회」의 약칭. 三民鬪의 소위 「삼민혁명론」은 당시 정권을 反민중·反민주·反민족성을 지닌 파쇼체제로 보고 타도를 주장했다.

三民鬪는 386간첩단사건인 「일심회(一心會)」사건으로 다시 거론되고 있다. 一心會 사건의 공범 중 한 명인 이정훈 前 민노당 중앙위원은 고려대 三民鬪 위원장 출신이다. 민노당 주장에 따르면, 一心會 사건 주범인 장민호에게 이정훈을 소개시켜 준 인물 역시 고려대 三民鬪 위원장 출신인 허인회(前 열린당 청년위원장)씨였다.

허인회씨는 高의원과 함께 85년 美문화원 점거사건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그는 95년 부여간첩사건에 연루,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당시 許씨는 『北에서 온 노동당 연락원』이라며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포섭을 시도한 간첩 김동식을 접촉했었다.

<『新식민지 반공파시즘』『파시즘적 폭압정치』>

고진화 의원은 88년 노태우 대통령 취임 특사로 풀려난 후 다시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全民聯)」(89년), 「새정치와 개혁을 위한 민주연합」(91년), 「민주개혁정치모임」(92~94년) 등을 거치며 재야 활동에 주력했다.

全民聯은 국가보안법철폐 등 「反독재민주화투쟁」, 주한미군철수 등 「反외세자주화투쟁」, 8·15범민족대회 등 「조국통일투쟁」을 전개해오다 91년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전국연합)이 결성되면서 해소됐다.

全民聯 활동 당시 정책실 간사를 했던 高의원의 주장을 살펴보면, 三民鬪 시절 인식과 달라지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90년 2월 「언론과 비평」 기고문을 통해 한국 현실을 『新식민지 반공파시즘』『파시즘적 폭압정치』로 비난한다. 이 중 일부를 인용하면 아래와 같다.

《자유민주주의라는 외피를 쓴 신식민지 반공파시즘에 의해 최소한의 민주주의적 권리마저도 부정당해 온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이러한 지배세력의 억압체제는 대중적 근거와 정당성을 부정당하면서 끝내는 위축되고 허물어질 운명에 도달할 수밖에 없겠지만 다른 한편 반공이데올로기와 파시즘적 폭압정치는 지배세력을 유지하는 유일한 근거이기 때문에 독재체제 유지를 위해서는 변형된 형태로의 관철을 기본적으로 추구할 것이다.》

그런 그가 한나라당에 입당한 것은 2000년이었다. 『한국정치발전을 위해 수구보수적 야당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명분과 함께였다.

<'김대중·노무현 장점 합친 대통령 나와야'>

고진화 의원은 과거 在野활동을 같이 해 온 인물들과 넓은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해 11월29일 좌파매체 통일뉴스 후원의 밤 행사, 2005년 6월11일 민족민주열사범국민추모제 등 좌파행사에 얼굴을 비추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는 1월8일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인터넷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열고 열린당 김근태, 이인영 의원 등과 일한 경험이 있다며 『김근태 의장이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김근태 의장이 고문후유증으로 고초를 겪는 그런 과정이 없었다면 더 넓은 세상을 경험했을 텐데 아쉽다.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며 『국민적 바람과 시대정신이 노대통령의 집권을 가능하게 했다. (민주화세력이) 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이끄는 비전, 정책을 준비하고 네트워크가 하나 돼서 이끌었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이 간담회에서 김대중·노무현의 장점을 합친 리더십을 강조했다. 당시 「미디어오늘」이 보도한 高의원의 멘트를 인용하면 아래와 같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비전주도형 리더십을 가졌다. 국민에게 큰 그림을 그려주고 함께 가자는 리더십이다. 햇볕정책과 대중경제론도 그렇고 IMF가 끝나고 4대부분 개혁을 한 점과 핵문제 위기가 있고 남북교착관계가 계속될 때 큰 틀에서 논리를 제공한 것은 (DJ의)장점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런 부분은 약했다. 그러나 구체적 이슈, 정책에 시선을 끌게 하고 논의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는 탁월하다. 국민과 의사소통이 안 되는 이유는 DJ 같은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두 분의 장점을 통합하는 리더가 다음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