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요 며칠 사이에 전략적 오판을 한 것 같다. 혁명적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면 상황이 그를 통제할 것이다.

1. 윤석열 대통령을 조속히 직무정지 시켜야 한다는 자세를 하루아침에 바꾼 것이 큰 실수였다. 조속한 직무정지는 하야가 아니면 탄핵으로써만 헌법질서 속에서 이뤄질 수 있다.
2. 한 대표는 '조속한 직무정지'에서 '조기퇴진'으로 말을 바꾸더니 '질서있는 퇴진'으로 다시 노선을 변경, 투표불참 작전으로 탄핵안 통과를 막았다. 어제는 갑자기 한동훈-한덕수 과도정권의 탄생을 선언했다.

2. 대통령이 궐위된 것도 아닌데 대통령 권력을 제한하고 자신이 대행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위헌적일 뿐 아니라 國憲문란이란 내란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 '질서있는 퇴진'은 국회를 장악한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데 이재명 대표는 "내란 가담자에 의한 제2의 내란획책"이라고 반발한다. 탄핵안 저지를 위한 투표불참 전술이 국내외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국힘당 안에서도 2韓 공동정권에 비판적인 이들이 많다. 여론의 지지는 아예 기대할 수 없다. 공무원들이 따를 것 같지도 않다.

3. 한동훈 대표의 계산은 '질서있는 퇴진'이란 인위적 작용으로 大選 시계를 좀 늦추어 출마 준비를 하는 시간을 벌겠다는 私益추구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런 私慾이 국익과 충돌한다. 國益 측면에선 조기하야나 조기탄핵으로 조속한 위기탈출을 꾀하는 게 답이다.

4. 瀕死의 대통령이 권력(특히 국군통수권)의 칼을 품은 채 쓰러져 있는 상태를 오래 방치하면 제2, 제3의 사고가 날 것이다. 북한군이 백령도를 포격할 때 국군통수권을 누가 행사할 것인가? 한동훈, 한덕수? 아니면 다시 윤석열? 그러는 사이 대응의 기회를 놓치면 회복이 불가능한 타격을 입는다. 국가가! 주한미군이나 미국정부와의 협조는 누가 구하나? 윤 대통령이 있는데 미국이 한동훈이나 한덕수를 상대할까?

5. 지금 상황이 극적으로 호전되지 않는 한 윤석열 대통령의 하야나 탄핵은 불기피해보인다. 한동훈으로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하야이다. 60일 이내 대선을 해야 한다. 탄핵소추를 하게 되면 헌법재판소의 심리에 3개월 남짓 걸릴 것이다. 그렇다면 대선까지 약5개월의 시간을 벌게 된다. 이게 차선이다. 야당과 국민이 반대하는 '질서있는 퇴진'의 로드맵으로 과연 5개월 이상 벌 수 있을까? 국민과 국회가 그렇게 기다려줄 것 같지 않다. 그 사이 내란혐의자 윤석열에 대한 소환 및 구속영장 청구가 있을 것이다. 이건 최최악의 길이다.

6. 따라서 국힘당과 국가를 위한 최선의 선택은 탄핵안에 대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자유의사 투표이다(당론에 맡기면 당이 책임 지지만 이를 개인책임으로 나눠야 한다). 그래야 사태를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수습할 수 있고, 예측 가능한 시간표를 갖게 된다.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처럼 고집불통이라면 윤석열 한동훈 국민의힘, 그리고 보수세력은 '내란 세력'으로 몰려 공멸할 것이다. 다음 대선에서 한동훈이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는 국가의 분열을 막는 게 더 중요하다. 한동훈과 국민의힘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 死生決斷으로 임한다면 져도 남는 게 있다. 윤석열처럼 미련스럽게 행동하면 져도 더럽게 지는, 그리하여 영원히 잊혀지는 존재가 될 것이다. 한동훈에겐 시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