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2020년 1월27일, ‘추윤 갈등’이 극심할 때, 본란에 ‘윤석열은 다음 대통령이 되어라’라는 글을 쓴 장본인으로, 원죄(原罪)의식을 갖고 있다. 윤석열이 그 정도로 평균이하의 인식구조를 갖고 있는 인물인줄 모르고, 그를 지지하고 선거운동을 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된 후, 하는 행동 하나하나를 보면서 그가 얼마나 모자란 사람인줄 알아가게 되었다. 필자는 그를 대통령에 당선시켜준 1등 공신, 이준석을 만나라, 이준석에게 사과하라는 글을 썼으나, ‘체리따봉’같은 치졸한 짓을 들키더니 결국 쫓아내고 말았다. 얼마나 실망했으면 작년 1월, 개혁신당에 가입했겠는가. 아마도 최고령 유료 당원일 것이다.
의사문제만 해도 그렇다. 정치에서는 실망했지만, 최소한 국민건강을 좌우하는 의사 증원문제만큼은 정부조직을 통한 과학적 연구의 결과라고 믿었다. 이런 선의의 해석마저 엉터리가 아니었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다. 그래서 유구무언(有口無言)이고, 유수불서(有手不書)였다. 절필은 아니었지만, 가급적 구경꾼에 그치려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주위의 많은 분들이, 심지어 정부조직에서 고위직에 있던 분마저 “설마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겠느냐”는 식으로 大選의 결과를 오해하고 있어서 의견을 말하고 싶어졌다.
결론은 무조건 민주당 이재명의 승리다. 혹자는 대법원에서 유죄취지 파기환송도 말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문제는 국민의힘이 덜 지는 길이다. 45대55 정도로 접근전을 벌인다면 국민의힘은 대선 후 존속할 것이다. 하지만, 4대6, 또는 3대7로 진다면 산산조각날 것이다. 그리고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다면 덜 지는 길은? 2차 경선까지 들어간 마당에 좀 늦은 감이 있지만, 길은 딱 하나다. 김문수와 홍준표가 한동훈 지지를 선언하고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나머지 중진들은 지역별 선대위원장으로 하방(下方)한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을 모셔다 선대본부장을 맡긴다. 이렇게 한다면 가장 적게 지는 길이다. 한덕수는 논외다. 그는 출마할 도덕적 근거도 없지만, 나오는 순간, 큰 상처를 입고 퇴장당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