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가나, 들에 가나, 음식점에 가나 話題는 온통 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의 출마 이야기이다. 오늘 저녁 자리도 그랬다. 한 60대 기업인은 박근혜씨를 비판했다. 지난 8월19일 한나라당 경선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했으면 적극적으로 李明博 후보를 도와야지 중립을 지키는 것은 사실상의 경선불복이란 얘기였다. 朴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를 돕는 것은 권한이 아니고 의무라는 주장이었다.

이명박 후보가 포용력이 약해서 박근혜 전 대표의 협조를 받지 못하는 면도 있지만 李 후보의 문제점에 관계 없이 朴 전 대표는 이명박 후보를 도와 정권교체를 해야 할 黨人으로서의 의무가 있다는 논리였다. 그는 또 이재오 최고위원이 여섯 살이 아래인 박근혜 의원 자리로 찾아와서 머리 숙여 사과를 해도 朴 전 대표가 인사를 받지 않은 것은 무례한 행동이라고 나무랐다.

1971년 대통령 선거 때, 그 전해의 전당대회에서 김대중씨에게 역전패했던 김영삼 의원은 라이벌인 김대중 후보의 부산 연설회에 찬조 연사로 나와 朴정권을 심판하자는 연설을 했다. 1976년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포드 대통령에게 석패했던 레이건은 감동적인 패배시인 연설을 한 뒤 적극적으로 포드를 위한 선거운동을 했다. 박근혜씨는 멋진 경선승복 연설을 한 것까지는 같다. 그는 조건없이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했다.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진정한 경선승복은 勝者가 敗者에게 권력분점의 약속을 하고, 敗者가 勝者를 위해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다. 권력을 나눠갖는 약속 없이 말로 하는 협조다짐은 손발에 전달되지 않는다. 대통령 중심제는 대통령이 권력을 독점하라는 제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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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경선승복 연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동지 여러분!
저 박근혜 경선 패배를 인정합니다.
그리고 경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합니다.
오늘부터 저는 당원의 본분으로 돌아가서
정권 교체를 이루기 위해 백의종군 하겠습니다.

대선 후보로 선출되신 이명박 후보님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국민과 당원의 10년 염원을 부디 명심하시어
정권교체에 반드시 성공해주시기 바랍니다.

지지해 주셨던 동지 여러분, 정치를 하면서
저는 늘 여러분의 과분한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이번에도 과분한 사랑을 보내 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사랑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치열했던 경선은 이제 끝났습니다.
아무 조건도 없이 요구도 없이 그동안 저를 도와주셨던
순수한 마음으로, 이제 당의 정권 창출을 위해 힘을 모아 주십시오.

이제 경선과정의 일들은 모두 잊어버립시다.
경선과정의 모든 일들 다 잊고, 하루에 못 잊는다면
몇 일 몇날 걸려서라도 잊고 다시 열정으로 채워진 마음으로
돌아와 저와 함께 당의 화합에 노력하고,
그 열정을 정권교체에 쏟아주시길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