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5일 밤 10시경 경기도 포천시에서 20개의 대형 풍선에 마스크 2만 장, 해열진통제인 타이레놀 1만5000알, 비타민C 3만 알을 담아 북한에 날려보냈다고 7일 밝혔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달 16일 북한에 의약품을 보내겠다고 예고했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북한 당국이 코로나 방역에 집중하지 않고 탄도미사일 발사, 7차 핵실험 준비 등에 매진하고 있다”며 “당분간 북한 주민들을 위해 대북전단 대신 방역물품 및 의약품을 풍선에 담아 북한에 보내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북한은 한 달여가 지난 지금까지 (한국 정부의) 방역협력과 관련한 통지문을 받는 것조차 거부하고 있다. 약도 없이 코로나로 죽어가는 주민들을 두고 김정은 당 총비서 한 사람의 존엄을 위해 수백만 인민이 희생돼도 괜찮다는 것은 극악무도한 폭정”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표가 날려 보낸 대형 풍선에는 ‘대한민국은 악성 전염병(코로나19)으로 고통받는 북한 동포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지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도 달려 있었다.

 통일부는 풍선을 이용해 북한에 코로나19 의약품을 보낸 행위는 현행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남북관계발전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전단 등의 살포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다만 “수사 당국이 자유북한운동연합의 이번 활동을 인지하고 있어 통일부 차원에서 별도의 조치를 내릴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남북관계발전법), 이른바 대북전단금지법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대북 확성기 방송 및 대북게시물 게시, 전단 등의 살포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약 2만3600달러의 벌금에 처해진다.

 7일 서울경찰청은 최근 코로나 방역물품을 북한에 보냈다고 주장한 자유북한운동연합에 대한 내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입건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4월25일과 26일에도 경기 김포시에서 당시 당선인 신분이던 윤석열 대통령 사진 및 대북 전단 100만 장을 살포한 혐의로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5일에 날린 것이기 때문에 (조사를 통해) 혐의가 입증된다고 하면 기존에 수사하던 내용과 병합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