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는 23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옹호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향해 “좌파 운동권 세력의 천박한 성인지 감수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오세훈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가 두려움과 고통을 호소하며 기자회견을 한 지 불과 6일 만에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또 노골적인 2차 가해를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임 전 실장은 '박원순은 정말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라는 제목으로 남긴 글에서 “딱딱한 행정에 사람의 온기와 숨결을 채우려 애쓰던 그의 열정까지 매장되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사동, 연남동, 광화문을 지날 때 주행보다 보행을 강조하던 박원순을 생각한다. 완전히 참여와 자치의 공간으로 변모한 주민센터, 마을공동체 등에서 박원순의 향기를 느낀다”면서 “미래 가치와 생활 이슈에 가장 민감하고 진취적인 사람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드디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용산공원의 숲 속 어느 의자엔가는 매 순간 사람의 가치를 높이고자 치열했던 박원순의 이름 석자를 소박하게나마 새겨넣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세훈 후보는 “얼마 전 공개된 국가인권위의 직권조사 결정문을 보면 박 전 시장이 피해자에게 얼마나 집요하게 성추행과 희롱을 일삼았는지 차마 입에 담을 수조차 없다”며 “그런데도 왜 하필 임종석 전 실장이 야권 단일후보가 결정된 오늘, 박원순 전 시장을 옹호하는 글을 남겼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색이 짙어지자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에 이어 임종석 전 실장까지 나서 강경 지지세력의 결집을 위한 집토끼 몰이를 하는 것”이라며 “그래도 이건 아니다. 자신들이 사죄하고 책임져야 할 선거의 승리를 위해 피해자의 고통엔 눈감은 채 2차 가해를 일삼는 당신들은 참으로 몹쓸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또 민주당 박영선 후보에 대해 오 후보는 “‘피해호소인 3인방’의 퇴진에 ‘통증이 훅 가슴 한쪽을 뚫고 지나간다’는 말로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케 했던 박영선 후보는 ‘임 전 실장하고는 최근 거의 연락한 적이 없어서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이번에도 직답을 회피하고 선 긋기에 바빴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 사실을 왜곡하고 상처를 주었던 정당에서 시장이 선출되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기자회견을 자청했다는 피해자의 호소가 다시금 생각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