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80분간 진행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방송 토론은 거짓과 억지와 막말과 반칙이 없는 신사적이고 모범적 토론이었다. 자유진영의 품격을 보여주었다. 두 사람 모두 풍부한 경험에 우러나오는 비전 제시가 있었고 실무에 밝았다. 특히 안철수 후보는 토론에 약하다는 세평을 날려버렸다. 서울시장직을 5년간 해본 오세훈 씨는 노련하고 세련되게 토론을 이어갔고 안철수 씨는 우직, 순수한 느낌을 주었다. 안 후보는 "내가 시장이 되는 것보다는 단일화의 경험을 살려 정권교체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하였다. 두 사람이 상대를 배려하는 자세에서 단일화 이후를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오세훈 씨는 김종인 위원장을 의식하는 발언을 몇 번 했고, 안철수 씨는 윤석열 총장이 소중한 정치적 자산임을 강조하였다. 내년 대선까지 김종인 씨가 野圈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정권교체에 과연 도움이 될까 하는 의문이 드는 순간이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작년 말부터 단일화의 기치를 걸고 뛰었으며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자 필승론 등으로 대응하다가 여론에 밀려 단일화에 편승한 모습을 보였다. 그의 인철수 씨에 대한 인신공격은 초조감의 발로처럼 느껴지기도 했었다. 오세훈, 안철수 모두 지난 10년간 실수도 했고 좌절도 했지만 여기까지 왔다. 단일화 결과에 敗者가 승복하고 약속대로 勝者의 당선을 위하여 흔쾌히 뛴다면 그가 진정한 勝者가 되어 내년 대선을 위한 대한민국 세력 대동단결, 즉 '대단결'을 위한 主役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은 자유진영의 정치적 자산임을 實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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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서울 강남구 내곡동에 있는 처가의 땅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 “한 분이라도 이 지구에 대해서 오세훈 (당시) 시장이 관심을 표했거나 직간접적으로 압력을 가했단 기억이 있는 서울시 직원이나 SH(서울토지주택공사) 직원은 바로 양심선언을 해달라”며 “그러면 전 바로 후보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어제 단일화 경선 TV토론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해당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자 그같이 말했다. 그는 “당시 (처가가 소유했던) 땅을 빼고는 일대를 보금자리 주택지구로 지정하는 것이 불가능했고 (내곡동 땅은) 속수무책으로 수용될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 그 땅의 시가는 평당 317만원인데 보상가는 270만원으로 훨씬 낮았다. 하지만 저희 처가에서는 저항하지 않고 수용에 응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안 후보는 “윤석열 전 총장은 야권의 소중한 자산으로 정권 교체를 열망하는 야권 유권자의 마음이 모여 있다”며 “그 마음을 모으는 거대한 댐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이 정치한다면 대선후보로, 정치를 안 하더라도 힘을 보태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이 정치할지, 안 할지는 그분의 결심에 달려 있지만 어떤 쪽으로 결정하더라도 野圈의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꼭 해줬으면 좋겠다. 저는 간절하다”며 “汎야권 대통합, 그것만이 정권교체를 가능하게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안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되면 공동 선대위 출범을 약속했는데 위원장은 김종인 위원장이 될 텐데 김 위원장에게 ‘옹고집’, ‘상왕’ 등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는 표현을 썼다”며 “이런 상태에서 공동 선대위가 원활하게 돌아가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지난 몇 달간 김 위원장이 여러 가지 제게 말했지만, 그에 대해 어떤 험한 말도 하지 않았다”며 “그런데 어제 한 말씀은 자칫하면 단일화 시너지를 줄일 수 있는 위험한 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단일후보가 되면 김 위원장을 찾아뵙고 양해를 구하고, 도와달라고 부탁하겠다”고 했다.

한편 兩黨 협상단은 어제 밤 10시까지 협상을 거듭했지만 여론조사에 양당 당명을 넣는 것까지 합의했을 뿐, 그 밖의 세부사항 조율은 실패했다. 협상단은 17일 오전 8시 30분쯤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언론이 전했다. 안 대표 측은 민주당 후보와의 가상 양자 대결(박영선 대 오세훈, 박영선 대 안철수) 결과를 놓고 누가 더 높은 지지율로 이겼는지를 따져 최종후보를 정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후보는 후보 적합도와 경쟁력을 절충한 문항을 주장하고 있다. 오 후보 측은 여론조사 방식과 관련해 무선전화 조사를 기본으로 유선전화 15%를 포함할 것을 요구했지만, 안 후보 측은 100% 무선전화 여론조사를 주장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