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은 강령에서 소위 ‘進步(진보)’를 가장한 대한민국 안보시스템의 전면적 해체를 주장한다. 이들 강령은 북한이 한반도 적화를 위해서 떠들어 온 소위 자주(주한미군 철수)·민주(국가보안법 철폐)·통일(연방제가 수용된 6·15와 10·4선언 이행)의 주장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강령 36조는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등 한반도·동북아의 비핵·평화체제를 조기에 구축한다. 이와 연동해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고 종속적 한미동맹 체제를 해체하여 동북아 다자평화협력체제로 전환한다”고 규정한다.

1949년 6월30일 남한에 주둔한 미군이 철수하고 1년 후인 1950년 6월25일 북한군이 남침했다. 베트남은 1973년 1월27일 北월맹과 南월남이 평화조약을 맺었고 같은 해 3월29일 월남에 주둔한 미군이 철수했다. 그러나 2년 후인 1975년 3월10일 北월맹이 남침했고 같은 해 4월30일 공산화에 성공했다. 6·25 사변으로 300만 명 이상이 죽었고 베트남 역시 공산화 통일은 됐지만 南월남 수도 사이공은 함락 36시간 만에 26만 명이 처형당했다.

유시민·이정희·심상정 등의 대표로 있는 통합진보당은 6·25와 월남의 사례를 눈앞에 두고도 “한미동맹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를 부르짖는다. 핵폭탄까지 가진 북한을 앞에 두고 나오는 이들의 강령은 오싹하다.

통합진보당은 “핵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지(강령 14조)”하자면서도 북한의 핵폭탄 폐기에 대한 언급은 없다. 오히려 “국군의 해외파병을 금지하고, 先制的(선제적) 군비동결과 남북 상호 군비축소를 실현한다(강령 36조)”고 주장한다.

통합진보당은 “대체복무제 도입, 군인 인권 보호 등 군의 민주화(···)인간안보 실현(강령 37조)”등과 “기존에 맺은 모든 불평등 조약과 협정을 개정·폐기하며, 미·중 등 강대국 중심의 국제질서를 극복하고(···)진보적 국제연대를 적극 실천한다(강령 39조)”고 주장한다.

이들이 만들어 낸 “인간안보” “진보적 국제연대”이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대체복무제” “군의 민주화” “불평등 조약 개정·폐기 미·중 강대국 질서 극복” 등의 말로 미뤄볼 때, 기존의 한미동맹과 자주국방 시스템 모두를 무력화 하자는 뜻으로 비춰진다.

통합진보당은 “대표적 반민주 악법인 국가보안법을 비롯해 반민주 제도와 악법을 폐지하고(강령 33조)”라 하여 국보법 폐지를 못 박았다. 국보법이 없다면 “김일성·김정일 만세”를 부르는 행위는 물론 북한정권을 추종하는 공산주의 활동도 전면 허용된다. 지금도 종북주의 활동 통제가 어려운 상황인데 국보법이 폐지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통합진보당은 “6·15 공동선언, 10·4 선언을 이행하고 자주적 평화통일을 추구한다(강령 38조)”고 주장한다. 6·15와 10·4선언은 “연방제 통일”을 받아들였고, 북한은 6·15와 10·4선언의 “연방제 통일”을 통해 “고려연방제로 이행”하여 “온 사회를 주체사상화”하는 한반도 적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과거 친일, 친독재 행위에 대한 역사적 심판을 확고히 하고(···)역사적 정체성의 근거로 삼는다(강령 40조)”고 규정했다. 종북세력은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정부는 물론 87년 민주화 이후 집권한 노태우 정권과 이명박 정권을 싸잡아 ‘독재’로 비난해왔다. 이들 정부를 권위주의 체제로 부를 수 있을지 몰라도 독재로 단정 짓긴 쉽지 않다. 무엇보다 建國(건국)과 富國(부국)을 이끌어 낸 주역을 독재로 몰아 “역사적 심판” 운운하는 것은 功過(공과)를 균형 있게 보지 않는 외눈박이 시각이다. 700만 동족을 학살한, 인간생지옥 연출의 장본인 김일성·김정일 세력에 대한 침묵과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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