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미사일 도발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위한 한미일 연합훈련을 '극단적 친일국방'이라더니 왜 북한의 도발을 방관하는 중국엔 침묵하는가? 어제(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만나, "2017년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합의한 한반도 4대 원칙(한반도 전쟁 불가, 한반도 비핵화, 북한문제의 평화적 해결, 남북관계 개선)은 지금도 견지해야 할 중요한 원칙"이라고 하며 "한반도의 전술핵 재배치나 핵무장은 동북아 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싱 대사에 동의한다"라고 했다. 핵·미사일 도발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위한 한미일 연합훈련을 '극단적 친일국방'이라고 비난하더니 왜 북한의 도발을 방관하는 중국엔 침묵하는가?

얼마 전 유엔안보리 회의에서 중국 대표는 시종일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한미 연합훈련 때문이라고 책임을 한국에 돌렸다. 하지만 싱 대사와 면담 내내 이 대표는 오직 저자세로 중국의 역할만을 강조하고 중국의 억지에는 입을 닫는 굴욕스러운 모습만 보였을 뿐이다.

북한의 핵무장은 중국의 매해 지속된 무상경제원조와 방치 없이는 불가능했다. 중국과 이 대표가 비난하는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주장은 수십 년 동안의 비핵화 협상이 아무런 결실 없이 대한민국의 안보가 날로 위태로워지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나오는 자구책 논의의 일환이다.

정파와 이념의 차이를 떠나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특히 거대 제1야당의 대표라면 국가안보에 있어서는 당당한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 중국이 북한 비핵화를 위해 북한에 압력과 제재를 가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은 주권국가로서 비장한 결심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당당한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 한국의 전술핵 재배치가 아니라 북한의 핵 선제공격 법제화와 핵 공격 능력 시위로 한반도에서는 이미 신냉전이 시작되었다고 언급했어야 했다. 어제 싱하이밍 대사 앞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모습은 어느 나라 정치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