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親文) 의원 수십 명이 ‘부엉이 모임’을 만들었다는 보도가 화젯거리다. 부엉이는 밤에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작명(作名) 풀이가 뒤따른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모임은 ‘부엉이 모임’외에도 친문(親文), 뼈문(骨文), 진문(眞文) 등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정치판에서 대통령을 지지하고 찬양하는 것 자체를 뭐라고 나무랄 사람은 없다. 다만 그 같은 작태가 불러올 폐해를 우려하는 것이다. 친이(親李), 친박(親朴)하며 세력다툼 하다가 쪽박 찬 전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집권세력의 중심에 있는 ‘부엉이 모임’이 어떤 폐단을 가져올지 그것을 우려하고 걱정하는 것이다.

‘부엉이’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2009년 5월23일 아침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고향마을 뒷산 봉화산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날려 비명에 갔다. 부엉이 모임이 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생각하며 이름을 지은 것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전해철 의원은 “약간 은유적인 측면도 있다는 취지의 선의로 생각해달라”고 말했다(7월4일자 조선일보 보도 인용). 그렇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현 대통령 두 분을 ‘친문 부엉이’들은 함께 모시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문제는 ‘부엉이’라는 새가 길조(吉鳥)가 아니라 흉조(凶鳥)라는 데 있다.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흉조로 여긴다. 특히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은 부엉이를 ‘재수없는 새(凶鳥)’로 기록하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에 부엉이 울음소리가 처음 등장한 것은 1398년(태조7년) 9월10일이다.   정종에게 왕의 자리를 양위(兩位)한 태조 이성계가 밤에 운 부엉이 소리를 듣고 경복궁 북원(北圓)에서 머무르던 거소(居所)를 양정(凉亭)으로 옮겼다는 기록이 있다. 또 <운회(韻會)>(중국고서)에 이르기를 “올빼미가 울면 흉하다”라는 기록도 나온다. 그래서 조선왕조는 부엉이를 기피하는 흉조로 여겼다.

우리나라 속설에도 “부엉이가 어느 동네를 향해 울면 그 동네에 초상(喪)을 당한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부엉이는 올빼미목(目), 올빼미과(科)에 속하는 우리나라 서식 맹금류(猛禽類)중 가장 무서운 조류이다. 솔부엉이, 수리부엉이, 칡부엉이, 쇠부엉이 등이 있다. 세계에는 136종의 올빼미종이 있고 우리나라엔 10여 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엉이 모임’이 슬픈 노래를 부르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