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희 대기자가 중앙일보에서 언제 그만 두었는지 모르고 있다가 지난 19일자 ‘중앙선데이’에 게재된 김영희의 기고문을 보고 퇴사한 사실을 알게 됐다, 김영희 前 대기자로 소개됐다. 직함에 앞 전(前) 자가 붙으면 대개 “이제 별 볼일 없구나”아니면 “한물 갔구나”하는 게 우리네 사회의 평판이다. 이러한 평판과는 달리 김영희는 신문지면 한 면 전면(全面)을 할애 받아 장황하게 칼럼을 쓸 정도면 “팍삭 사그라진 것은 아닌 것” 같아 보인다.

김영희 대기자가 게재한 칼럼내용을 다시 읽어 봐도 유장한 문체와 해박한 인용(引用)이 대기자다워 보이기도 하고 필력이 아직 남아 있음을 보여 준다. 그러나 김영희 대기자의 주장이 허황된 잠꼬대요, 극단적 단정과 일방적 견해를 독자들에게 학습시키려하는 노욕(老慾)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김영희는 트럼프 대통령의 안보보좌관 ‘존 볼튼’의 대북강경론이 남북 및 미북 정상회담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존 볼턴’을 교체하든지 스스로 강경주장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기자의 주장이 과연 옳은 소리인가. 일본의 시사평론가 ‘하세가와 게이타로’는 “공산진영은 자유진영이 강경자세로 나오면 유화책을 쓰고 자유진영이 유화적 제스쳐를 보이면 강경하게 나온다”고 지적한 사실을 들은 적이 있는지 물어 본다. 김정은에게 트럼프가 강경책을 쓰면 절대 안 되는가? 김정은이 이처럼 부드럽게 나오는 것은 대북 강경제재가 효력을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언론보도가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 시설 폭파취재 기자들에게 비자 발급 수수료로 1만 달러를 요구한 사실을 들었는가? 자기나라 홍보행사에 초청해놓고 비자 수수료 1만 달러를 강요하는 나라가 이 지구상 어디에 있는가? 수전노가 아니고서야 이렇게 돈타령을 할 수 있는가? 핵을 가지고 돈벌이 하려는 김정은의 검은 속셈이 백일하에 들어났지 않았는가?

김영희 대기자는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가 분명하다고 단정했는데 2030세대의 92%가 “북한은 핵포기 안 한다”고 응답한 신문보도를 보았는가? 조선일보와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공동으로 20세에서 39세 사이의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론조사에서 92%가 북한은 핵포기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82%가 미북 정상회담은 성과는 있겠지만 52%는 대북재제를 피하려고 하는 회담이라고 응답한 사실도 알고 있는가?

주한미군 철수문제도 강연과 토론을 거치면서 철수 지지 43%가 26%로 줄어들었다. 또 67%가 통일에 관심을 보였지만 통일비용이 이익보다 훨씬 클 것으로 생각하는 2030세대의 견해를 김영희 대기자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래도 ‘평화배당금’을 장담할 수 있는가? 적자투성이인데 배당금이 어디서 나온단 말인가? 흡혈귀 김정은이 부리는 몽니를 볼 때 김영희 대기자의 계산과 환상대로 한반도 통일 마스터 플랜이 제대로 실천에 옮겨질 것 같은가? 코리아프리미엄을 김정은이 가만히 보고만 있을 것 같은가?

김 대기자가 너무 황홀하고 요란한 구상을 일방적으로 터트려서 어안이 벙벙해하는 국민들이 밤잠을 설치고 있는 것을 알고나 있는가? 밤잠 이루지 못하는 어리석은 백성들에게 김영희 전 대기자는 예언자인가? 선지자인가? 강대국의 틈새에서 생존을 위한 위험한 줄타기를 하는  대한민국의 국민들에게 과연 불세출(不世出)의 현군(賢君)은 나타날 것인가? 아니면 미몽(迷夢)에서 민초들이 깨어날 것인가? 김영희 대기자의 생각은 어떤가? 김영희 前 대기자의 건필(健筆)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