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검증의 부실, 사드 문제, 대통령의 즉흥적인 현장 지시… 국민은 이 정부가 불안하다! 청와대는 국가안보실 2차장 김기정이 "업무과중으로 인해 건강이 급격히 악화된 데다 시중에 떠도는 구설 등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혔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언론보도에 의하면 辭意(사의)가 아니라 사실상 경질이라고 한다. 시중에 떠도는 口舌(구설)은 김기정 차장이 근무했던 대학에서의 부적절한 처신 때문이었다고 언론은 전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청와대의 발표는 뭔가 이상하다. 임명된 지 불과 보름 정도 밖에 안 된 金 차장이 무슨 일을 그렇게 열심히 하다가 건강이 악화됐는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시중에 떠도는 구설이 무엇인지도 궁금하다. 언론 보도대로, 부적절한 처신이 무엇이었는지 청와대는 소상하게 밝히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본다. 그것이 소통을 중요시 한다는 문재인 정부에 걸맞는 태도라고 본다.

부적절한 처신이라면, 지금 위장전입 등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외교부 장관, 공정거래위원장 등 장관급 인사에게도 해당된다. 그들은 왜 사퇴하지 않는가? 그들이 스스로 물러났든 경질이 됐든 간에 그 이유를 제대로 밝히지 않고, 어물쩍 넘어가려는 청와대의 태도는 떳떳하지 못하다.

문재인 정권이 출범한 지 아직 한 달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이 의아해 하는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다. 文 대통령 지지율도 6%나 떨어졌다. 인사검증의 부실 때문으로 보이는데, 그렇게 문제가 많은 사람들을 유능한 인재라고 국민 앞에 내놓긴 쉽지 않을 것이다. 文 대통령이 후보 시절 국민에게 약속한 인사검증의 5대 기준, 그리고 적폐청산의 실체가 고작 이거란 말인가?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가 對국민 약속을 파기한 셈이다.

사드 문제도 그렇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군사용어인 '전개(展開)'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에 이러한 혼란이 빚어졌다는 게 언론의 지적이다. 힘 없는 국방부 정책실장을 직무에서 배제한 꼼수야말로 기상천외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문재인 정부는 좀 더 솔직하게 국민 앞에 나서야 한다. 변명만 하고 어물쩍 넘어가려고 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國事를 지시 형식으로 가볍게 처리하는 文 대통령의 업무 형태는 자칫 잘못하면 시행착오를 범하기 쉽다. 화력발전소 가동 중단 지시, 4대강 보(洑) 개방 지시, 가야史 연구 지시, 국정교과서 폐기 지시, 치매 문제 대책 등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지시하는 것은 신중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가벼운 현장 지시가 국민과 국가에 어떤 부작용을 가져다 줄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