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용어로 종합편성(綜合編成) 채널을 약칭으로 ‘종편(綜編)’이라 부른다. 종편 채널의 탄생은 이명박 정권에서였다. 지상파 방송(KBS, MBC, SBS 등)이 방송노동조합에 장악돼 여론이 좌편향으로 조작·조성되는 부작용을 예방하고, 신문의 경영난 개선을 위해 신문도 방송사 경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이른바 신방겸영(新放兼營)의 길을 열어 준 것이다. 당시 오늘의 야당과 노동단체, 좌편향단체들은 결사반대했다.

조선일보의 TV조선, 동아일보의 채널A, 매일경제신문의 MBN, 중앙일보의 Jtbc 등이 등장했다. 종편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제도적 혜택도 있었다. 특혜를 받고도 적자경영이 계속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온갖 횡포와 非언론적 작태를 자행하고 있다. 이전투구式 경쟁을 일삼으며 방송의 품격을 타락시키고 방송윤리마저 팽개치고 있다. 이들 종편채널들은 모두가 시청률 1위라고 후안무치하게 자화자찬한다.

종편 채널들은 특히 경비지출을 줄이기 위해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제작비가 적게 들어가는 토론 프로그램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출연자(패널)들에게는 10만 원에서 15만 원 정도의 출연료를 지급(지상파 방송은 30만~50만 원 지급)하면서 자격 미달의 저질 패널들을 무더기로 고정출연시키고 있다. 전직 국회의원 보좌관과 전직 언론인, 변호사, 자칭 시사평론가. 전 국회의원. 겸임 교수, 문화평론가 등 20여 명이 약방감초처럼 이 방송 저 방송에 고정 출연하고 있다. 이들은 억지 주장과 일방적인 발언을 쏟아내며 특정 세력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다.

특정인의 확인되지 않은 사생활을 폭로하거나 흥미 위주의 황색(黃色)뉴스를 무책임하게 양산한다. 전문성도 없으면서 정치, 외교, 안보, 국방, 경제, 핵문제, 해양수산, 해난사고 등등에 걸쳐 전문가 행세를 한다. 마치 약장수가 약을 팔며 풍악을 울리듯 언론공해로 국민을 괴롭힌다. 이들 패널들의 앵무새 같은 발언을 보고 듣는 시청자들은 식상해 하면서도 미디어 학습과 미디어 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론도 오도 되고 있다. 4개 종편채널이 시도 때도 없이 하루 종일 떠들어대면 살아남을 장사가 어디 있겠는가? 항우장사도 견디기 힘들 것이다. 이렇게 형성되는 여론조사도 별의미가 없어진다.

종편 채널이 저지르는 또 하나의 큰 잘못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회자 등을 검증 없이 마구 내세우는 것이다. 공정하고 중립적이어야 할 방송진행자가 한쪽으로 편향되거나 손뼉 치고 괴성을 지르며 코미디언 같이 기행을 연발하며 방송을 웃음거리로 만든다. 방송의 기본을 무너뜨리고 있다. 종편방송의 심각한 타락상은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