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을 뒤흔들어 놓았다. 세월호 참사와 비교할 수 없는 테러나 敵의 침공이 있다면 대한민국은 과연 생존과 自衛(자위)능력이 있을까? 세월호 참사 후 언론의 無知(무지)와 횡포는 도를 넘었다. 
 
한국 언론은 세월호 참사를 보도함에 있어 보도윤리를 외면하고 國格(국격)을 무너뜨리는 데 앞장섰다. 언론은 사고 초기 그 원인을 암초에 의한 좌초라고 보도했다. 나중에 해양수산부가 사고 해역 부근에 암초가 없다고 발표하고, 화물 과적 등을 원인으로 지목하자 이를 베껴쓰기 시작했다.

언론은 해양 전문가의 원인분석보다는 사고를 입맛대로 이용하려는 자들의 이야기에 더 귀를 기울이는 양산하기 시작했다. 감정적인 보도태도도 문제였다. 종편채널의 손 모, 최 모, 박 모 등은 울먹이며 뉴스를 진행하거나 눈물을 흘리는 모습까지 보였다. 앵커는 엄정하고 침착해야 하나 이 같은 원칙은 무너졌다. 감수성이 예민하다는 인간적 면모는 보여 줬을지 몰라도 침착하고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앵커로의 자질을 잃은 것이다.

사실 확인도 안한 채 보도된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가짜 잠수사 홍 모 씨의 발언을 여과없이 보도한 MBN과 JTBC의 민간잠수사 강 모 씨 인터뷰이다. 홍 모 씨는 잠수사도 아니면서 마치 잠수사 인양 허위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JTBC는, 지난 4월29일 민간 잠수사 강 모 씨의 발언을 인용보도했다. 요지는 海警(해경)의 구조 작업에 동원된 업체인 ‘언딘’의 잠수사가 ‘자신에게 시신수습을 양보해 달라고 부탁했다’는 내용이었다. 마치 업체와 海警간에 어떤 유착이 있는 것처럼 의혹을 제기, 특종인 것처럼 보도된 것이다. 강 씨는 지난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직접 들은 것은 아니고 제가 아는 잠수사가 다른 잠수사와 말하는 것을 들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JTBC는 강 씨가 전해들은 또 다른 잠수사를 찾아 이중으로 확인했어야 했지만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구조업무를 혼란에 빠트린 중심엔 ‘다이빙벨’이 있었다. 다이빙벨은 구조에 있어 만능이 아니었다.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 이 모 씨는 다이빙벨이 실종자 수색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희생자 가족들을 현혹시켰다. 그는 당국의 구조활동도 비난했다. MBC 해직기자인 이 모 씨도 이에 편승, 다이빙벨이 水中에서 20시간이나 머무르며 작업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 역시 구조당국이 훌륭한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유족들을 선동, 유족들이 구조본부에 거칠게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게다가 李 모 씨는 구조작업 중 구조요원들이 다쳐도 괜찮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

결국 다이빙벨 사용을 주장했던 李 대표는 지난 1일 아무런 성과 없이 장비를 철수한다고 밝혔다. 이 씨는 다이빙벨을 강력하게 추천한 이유 중 하나로 ‘사업가로서의 관심이었다’고 말해 유족들의 원성이 이어졌다. 이 모 기자를 비난하는 유족들의 목소리도 있었다. 다이빙벨 소동은 결국 구조작업을 지연시키고 성과없이 끝났다.

민간 잠수업자의 '사업적 관심'을 구조작업에 이용하려 했던 술수가 희생자 가족을 두 번 울린 셈이다. 언론은 제대로 된 사실을 파악조차 하지 않고 이에 동조, 무책임한 보도로 구조당국을 공격하고 국민을 우롱했다. 극소수의 언론만이 다이빙벨의 오류를 지적했지만 다수의 언론은 이를 간과했다.

우리 사회에는 세월호 참사보다 더 큰 희생과 피해를 가져 올 시한폭탄들이 수 없이 많다. 언론이 사회적 公器(공기)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다. 재난 전문기자 1명도 제대로 양성하지 않은 언론사가 확인과 검증없이 보여준 無知(무지)와 횡포는 구조당국을 비판하기 전에 언론이 自省(자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