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는 안전수칙의 不在(부재)로 일어난 참사가 아니었다 4월은 잔인한 달, 우리의 4월도 충격과 슬픔 속에 지나가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충격적인 참사가 일어날 때마다 안전을 외치고 대책수립을 촉구했다.

재난은 예고없이 찾아와 세상을 비탄과 슬픔으로 몰고 간다. 한때의 분노와 비난, 과열만으론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 과거 대형 참사가 발생했을 때 그렇게 안전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지만 결국, 세월호는 침몰돼 우리에게 또다시 비통한 슬픔을 안겨줬다.

당국은 당국 대로 사태수습에 정신이 없고, 국민은 국민대로 희생자 가족들과 슬픔을 함께 하고 있다. 구조작업에 나선 구조대는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성원과 격려는 받지 못하고 있다. 언론과 야당은 사고에 대한 책임추궁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모두가 남 탓만 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우리는 무엇을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부단한 안전교육과 훈련으로 재난 매뉴얼부터 體得(체득)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는 안전수칙의 不在(부재)로 일어난 참사가 아니었다. 안전수칙을 제대로 익히고 실천하지 않아 큰 禍(화)를 입은 것이다. 게다가 사고 이후 너나 할 것 없이 사고에 훈수를 두는 기현상까지 발생했다. 자칭 해양 전문가들은 입증되지 않은 방법으로 구조작업을 지연시키고 선동가들의 거짓말을 유포시키는 얼치기 기자들은 여론을 誤導(오도)하고 있다. 과열된 취재경쟁도 구조작업을 방해하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학생 위주의 편향보도로 일반승객 희생자에 대한 관심도 거의 없다.

정부 부처를 비롯해 단체와 기관 등 어느 조직도 비상사태 시 대응방법을 마련해 놓지 않은 곳은 없다. 특히 비상기획관을 임명, 비상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세월호의 경우 해난사고에 대비해 士官(사관)과 선원들의 임무가 부여된 메뉴얼과 안전수칙이 마련돼 있었지만 제대로 실천하지 않았다. 우리는 초동단계의 안전조치가 부실하면 얼마나 큰 희생이 따른다는 것을 이번 세월호 참사를 통해 확인했다. 아무리 좋은 대책이 세워져 있다해도 교육과 훈련을 통해 생활화하고 실천에 옮기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국가에도 재난에 대비해 마련된 훈련이 있다. 민방공 훈련, 소방훈련, 재난대피훈련, 향토예비군 훈련, 敎鍊(교련)훈련이 그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같은 훈련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던가? 이런 훈련들이 생계에 지장이 된다는 이유로 축소해왔고, 敎鍊훈련은 학교를 병영화한다는 이유로 과거 야당이 반대했었다. 스위스나 이스라엘 국민들은 평소에도 안전 대피훈련을 생활화하고 있다. 우리는 3·11대지진 당시 일본 국민들이 얼마나 침착하게 메뉴얼에 따라 대응했는지 똑똑히 보지 않았던가?

안전훈련이 생활화 돼 있는 나라에서도 재난 발생시 엄청난 피해를 입었는데, 하물며 교육과 훈련을 게을리 한 우리에게 대형 재난이 닥친다면 어떤 결과가 빚어질까? 진정으로 안전하기를 바란다면 안전훈련이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재난대비 능력이 숙달된 국민과 그렇지 않은 국민은 재난 발생시 대응하는 태도부터 다르다. 진정 안전하기를 바란다면 불평불만을 하기 전에 안전훈련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