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경상도에는 김두관, 권영길, 조경태, 조승수 등 민주통합당 출신 도지사와 국회의원이 여러명 있다 문재인이 지역주의 타파의 대상지로 부산을 꼽았다. 그래서 그는 부산 사상구에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문재인의 언행은 일치되지 않는다. 다음은 16일 국제신문에 게재된 한 칼럼의 내용이다.

'2006년 5월 참여정부 시절 문재인은 대통령도 부산 출신인데 부산 시민들이 왜 부산 정권으로 안 받아들이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곤욕을 치뤘다. 노무현을 전폭적으로 밀어 주었던 호남 주민에겐 배신감을 심어 주었고 지역주의 조장이란 정치 공세까지 낳았다. 무엇보다도 부산 시민에겐 문재인의 이같은 발언이 투정으로 들렸다. 노무현 정권이 부산 정권이라면서  부산을 위해 해준 것이 뭐 있다고 라는 눈총도 받았다.'

사실이 그렇다. 노무현 정권이 실제로 부산을 위해 해준 것은 별로 없다. 부산신항의 경우 3분의 2가 경남쪽이다. 고속철도의 경우도 지율이 천성산 터널공사를 반대하고 나서자 문재인이 부산시청앞에서 단식 중인 지율을 직접 찾아가 협조을 약속했다. 그래서 부산-대구간 고속철도 공사는 2년가까이 지연되어 부산 사람들에게 엄청난 불편과 수 조원대의 경제적 부담을 안겨 줬다.

지역주의의 경우 경상도는 이미 활짝 문을 열어 놓고 있다. 경남도지사 김두관이 어디 새누리당 사람인가? 문재인과 한통속이 아닌가? 김두관이 민주통합당 당원이 아닌가? 국회의원의 경우도 골수좌파인 민노당의 권영길이 창원에서 당선됐고 진보신당 출신으로 민주통합당으로 적을 옮긴 조승수는 울산에서, 부산에는 사하을의 조경태가 있다. 지방자치 단체장도 여러 명 있다.

반대로 전라도땅에서는 새누리당 출신이 한 명이라도 있는가? 새누리당의 씨가 말라있지 않은가? 역대 각급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전라도는 싹쓸어 주워 담았고 경상도는 항상 열려 있었다. 김대중은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평균 18% 이상을 경상도에서 득표했다. 노무현도 30%대를 득표했다. 반대로 전라도에서 이회창과 이명박은 10% 미만의 저조한 득표에 그치고 말았다. 지난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인 김정길이 무려 44%대의 득표를 하지 않았던가?

부산과 전라도 언론의 보도행태도 크게 다르다. 부산일보 노조가 박근혜를 의도적으로 헐뜯으며 주주인 정수장학회를 기획보도를 통해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다. 만일 노조의 주장대로 박근혜가 부산일보 편집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이런 해괴한 일이 벌어질 수 있겠는가? 박근혜와 정수장학회는 아무 연관이 없는데도 마치 무슨 흑막이 있는 것처럼 허위보도를 하고 있다. 이미 사회에 환원된 공익재단을 또 사회에 넘기라고 선동하고 있다.

과연 전라도의 어느 매체가 김대중재단의 해체를 주장하고 나선 적이 있는가? 부산의 방송신문 매체들은 이미 벌써 지역주의의 빗장을 열어 놓고 있다. 그러나 전라도는 아직 지역주의란 유산을 꽁꽁 걸어 잠궈 놓고 있지 않는가?

현실이 이러한데도 문재인은 지역주의의 상징인 김대중의 사진 밑에서 부산의 지역주의를 무너뜨리겠다고 큰소리치고 있다. 얼마나 허황된 주장이고 헛소리인가? 부산 사람들이 그렇게도 만만해 보이는가? 지역주의와 지역감정은 항상 상대적이다. 전라도에서는 지역주의의 빗장을 풀지 않으면서 경상도에만 훈풍이 불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따라서 문재인은 부산이 아닌 전라도에 가서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는 것이 옳다. 경상도에서 지금 이상으로 지역주의 타파를 강요하는 것은 경상도 사람들의 자존심을 크게 건드리는 것이다. 더이상 어떻게 하란 말인가. 

아직 대한민국의 민주정치는 천민민주주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저질 정치꾼들 때문이다.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문재인·한명숙은, 자신들이 모셨던 주군 노무현이 대통령 재직시 친인척들이 저지른 비리와 정권적 차원의 부정부패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밤잠 이루지 못하고 고민하다가 결국 불행하게도 세상을 하직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노무현의 불행을 미리 예방하지 못한 것은 최측근인 문재인과 한명숙에게도 크게 책임이 있지 않는가? 그래서 안희정은 '우리는 폐족이다'라고 자성하지 않았던가?

김삿갓은 홍경래의 난을 평정하지 못하고 투항해버린 할아버지 김익순에 대해 과거시험에서 신랄하게 비판한 것이 너무 불효였다고 반성하며 평생 삿갓을 쓰고 다니며 반성했다. 문재인과 한명숙이 비록 김삿갓은 되지 못하더라도 주군이 자살의 경지에 이르도록 방치한 것에 대한 잘못과 부끄러움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용서를 비는 것이 정치지도자의 바람직한 태도가 아닌가?

한명숙은 항상 그렇다. 나는 잘못한 것이 없고 남의 탓만 하고 있다. 독설과 독기를 내뿜으면서. 그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등골에서는 식은 땀이 흐른다. 일국의 총리까지 한 사람이 이제 좀 의젓해 질 때도 됐건만 왜 저렇게 악의에 찬 험담으로 살기등등한지 안타까움을 금치 못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