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얘기 들으면 진짜 화나…사람답게 살고 싶을 뿐인데'
<북한 긴급 전화 인터뷰> (2)"늙은이들은 설사 걸리면 금방 죽습니다…시장에 쌀은 있는데 돈이 없습니다"

강자원·이시마루 지로(아시아프레스)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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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발사에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현재 북한 서민은 어떤 생활을 하고 있고 무엇을 바라고 있을까? 다시 일시적으로 감염 폭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현황은 어떨까? 국제사회에 전하고픈 것은 무엇인가? 북부지역에 사는 취재파트너의 솔직한 심정을 들었다.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통화한 사람은 북부 지역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취재 파트너다. 시기는 김정은 정권이 11월 18일에 '화성 17형'으로 보이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 직전이다.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 의약품 없어 노인이 다수 사망했다
  
  ―― 현재, 세계적으로 물가가 많이 오르고 있습니다. 북한은 어떻습니까?
  "우리는 다 중국 거로 살지 않았습니까. 중국에서 들어오는 것들은 다 올랐다고 보면 됩니다. 제일 많이 오른 게 약이랑 식용유, 맛내기(화학조미료)입니다. 지금 그래도 신의주와 남포 쪽으로 중국 상품이 들어와 조금 내렸습니다."
  
  ―― 지금, 약을 개인이 못 팔게 됐다면서요?
  "예. 요샌 개인들이 파는 건 무조건 '단련대'입니다. 못 팔게 합니다. 예전에는 (개인 약상인이) 외상도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돈이 있어도(상인에게서 살 수 없게 됐다). 약품 얻기도 힘듭니다. 주변에 웬만한 앓던 사람들 많이 죽었습니다. 아파도 약이 없으니까, 치료를 못하니까. 늙은이들은 설사 걸리면 금방 죽습니다. 약 몇 개 먹으면 그냥 살 것도, 약이 없어 죽는 사람이 많습니다."
  
  ※ 노동단련대 : 사회질서를 어지럽힌, 당국의 통제에 따르지 않았다고 여겨진 자, 경미한 죄를 저지른 자를 사법절차 없이 수용해 1년 이하의 강제 노동에 처하는 '단기 강제노동 캠프'를 말한다. 전국의 시·군에 있는 안전서(경찰)가 관리한다.
  
  ―― 개인들 약장사를 금지했는데, 그러면 국가 약국에는 약이 있습니까?
  "어떻게 다 있겠습니까."
  
  ―― 필요한 약이 없다고?
  "없어요. 자기네(보건 관계자)가 뽑고, 윗대가리 새끼들이 뽑고 이러겠지요. 우리 같은 바닥은 살기 힘들지."
  
  ―― 지금 식량이 많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시장에 쌀은 있습니까?
  "쌀은 있습니다. 돈이 없습니다. 우리 수입이란 게, 중국에서 상품이 들어와서 매입해서 팔고 이렇게 해야 되는데, 그게 아예 안되니까. 그러니까 우리는 수입이 예전보다, 그냥 0이라고 보면 됩니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장마당에서 사고 싶어도 못 사고. 돈이 없으니까. 진짜 힘듭니다, 힘들어요. 이제는 개인이 식량도 못 팔게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코로나는 안정됐지만…
  
  ―― 코로나 상태는 어떻습니까? 주변에 코로나 걸린 사람들 몇 % 정도입니까?
  "다른 데는 모르겠습니다."
  
  ―― 인민반 기준으로 봤을 때.
  "우리 인민반에는 (코로나에) 안 걸린 사람이 없습니다. 처음에는 그게 코로나인 것도 모르고, 그냥 목이 아프고, 머리 아프고 그랬는데, 지나고 보니까 그게 코로나였습니다. 다 걸렸습니다."
  
  ※ 지방도시에서는 PCR 검사를 거의 하지 않으므로 정확한 코로나 양성 판정은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코로나와 영양부족과 병으로, 지난 3년간 사망한 사람들이 어느 정도 된다고 생각합니까?
  "1개 인민반에서 보통 2명에서 5명 정도는 죽은 것 같습니다. 우리 동네도 대체로 늙은이들이 죽었습니다. 주변 인민반에도 물어봤는데, 보통 1개 인민반에서 2~3명은 죽은 것 같습니다."
  
  ―― 지금도 코로나 방역 때문에 도시를 봉쇄하거나 보건기관에서 단속하거나 합니까?
  "지금은 이전이랑 많이 달라져가지고, 집에서 3일 정도 격리하라고 합니다. 중국 해열제를 이틀치 주고, 그거밖에 없습니다. 아직도 회의에서는 무조건 마스크 쓰라고 합니다."
  
  ※ 인민반은 최말단 행정조직으로, 대개 20~30세대 정도로 구성된다. 주민센터에 해당하는 동사무소의 지시를 전달하고, 주민의 동향을 세부까지 파악해 당국에 보고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 백신도 2회 접종
  
  ―― 백신은 몇 번 접종했습니까?
  "9월 초순에 한 번 맞았습니다. 그리고 10월 초에도 한 번 맞았습니다. 그런데 그거 코로나 예방주사인 것도 모르고 맞았습니다. 그냥 독감주사인 줄 알고 맞았습니다."
  
  ―― 다른 지역도 맞았습니까? 국경지역만 하는 겁니까?
  "다른 지역은 안 맞았다고 하는데, 그런 건 잘 모르겠습니다."
  
  ◆ 세계에 전하고 싶은 것은
  
  ―― 북한 사람으로서, 국제사회에 전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까? 솔직한 심정을 말씀해 주세요.
  "글쎄, 말한다 해서 되는 건지 모르겠는데, 그냥 우리는 사람답게 살고 싶습니다. 여기 사람들은 밥만 먹어도 잘 사는 걸로 생각합니다. 약이 없어 치료도 못 받고 죽은 사람도 많고, (국경을) 봉쇄하니까 먹을 것도 없고. 그런 일 너무 많아서 이제는 (코로나 같은 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여기는 통제 너무 해가지고 한 발짝 걷는 것도 무섭습니다. 이제는 안 되는 것도 너무 많고, 하지 말라는 것도 많고. 그냥 보라는 것만 보고, 하라는 말만 하고. 여기 사람들 다 로봇 같습니다. 로봇."
  
  ―― 꼭두각시 같다…
  "네. 그냥 하라는 것만 하고, 보라는 것만(봅니다). 욕(비판)해도 안되고."
  
  ―― 참 마음이 아프네요.
  "솔직히 말해서 핵이나 미사일 이런 것 말고, 우리 사람들 살 수 있는 대책들 있었음 좋겠습니다. 여기 하루 한 끼 먹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러니까 미사일 소리 들으면 난 너무 진짜 화가 납니다. 우리 옆집도 하루 두 끼 먹습니다. 그런 사람들한테 쌀 퍼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빨리 통일이 되든, 개방이 되든 했으면 좋겠습니다." (끝)
  
  
[ 2022-11-27, 23:51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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