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과 친하다는 신평 변호사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감중인 김건희 씨를 만난 이야기를 올렸다. 신 변호사는 “김 여사가 접견실 의자에 앉자마자 ‘선생님, 제가 죽어버려야 남편에게 살 길이 열리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 변호사는 김 여사의 말을 전하면서 “너무나 황망한 말에 깜짝 놀랐다”면서 “그렇게 생각하시지 말라고 달래며 약간의 위안을 드리려 했다”고 썼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죽음학’의 권위자인 최준석 교수의 말을 들려주었다”며 “현세에서 아무리 엄중한 고통에 시달려도 스스로 목숨을 끊어서는 안 된다. 인과응보의 원리(cause and effect)에 따라 인간은 자신에게 주어진 현세의 고통을 완수해야 자신이 짊어진 업장(業障, 전생에서 지음 죄를 저승에서 갚아야 하는 것)을 비로소 지울 수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신 변호사는 이번 접견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선 “중국에 머무르던 중 한 언론인에게서 전화가 왔다”고 했다. 이 언론인이 “두 분(윤 전 대통령 부부)이 저렇게 되고 나니 제 마음이 요즘 너무 안됐다. 윤 전 대통령은 어떻든 정의로워지려고 부단히 노력한 사람 아니냐”고 말했다는 것이다. “김 여사도 얼마나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냐. 디올 백 사건도 그렇게 도와주려고 하다가 최목사에게 말려든 것이잖느냐”고 말했다는 게 신 변호사의 전언이다. 이에 신 변호사는 “아니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이 왜 김 여사에게 그처럼 비난을 하기도 했느냐”고 말했는데, 이 언론인은 “제가 탐사보도 전문기자라서 직업상 어쩔 수 없이 그랬다”고 답했다고 한다.

김건희 씨는 신 변호사와 대화하면서 “한동훈(전 국민의힘 대표)이 어쩌면 그럴 수가 있었겠느냐”는 한탄도 했다고 한다. “그가 그렇게 배신하지 않았더라면 그의 앞길에는 무한한 영광이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 아니냐”고도 했다는 것이다. 신 변호사는 “많이 어렵겠지만 그를 용서하도록 노력해 보라고 권했다”고 했다.

신 변호사는 “너무나 수척하여 앙상한 뼈대밖에 남지 않은 김 여사를 남겨두고, 나는 아직 염천의 따가운 햇살에 덮인 남부구치소를 홀로 조용히 떠났다”며 글을 매듭지었다.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지난 12일 구속된 김씨는 오는 21일 오전 구치소 내에서 대면 진료를 받은 뒤 특검에 출석할 예정이다. 특검은 이날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이 오는 31일까지 연장됐다”고 밝혔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런 신평 변호사의 페이스북 글을 보내주었는데 한 마디를 덧붙였다.
"매관매직(賣官賣職)과 계엄 옹호했어야 하나요"

어제 내가 만난 윤석열 대선 캠프 인사는 "윤석열과 한동훈이 갈등을 빚을 때 김건희 씨가 좋은 자리가 있다면서 나를 회유하는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마치 자신이 인사권이 있는 것처럼 말을 해서 황당했다"고 기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