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어제 서울 구치소로 찾아온 국힘당 지도부와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나치를 언급했다고 한다. "과거 나치도 선거에 의해 정권을 잡았는데 민주당의 독재가 그런 형태가 되는 게 아닐까 걱정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내용을 조갑제TV동영상으로 올렸더니 이런 댓글이 달렸다.

<1920년 중반 이후~~~~
악마 히틀러가 집권할 수 있던 건
그 당시 (바이마르 정부)의 사법부가
준동하는 히틀러를 엄벌에 처하지 못해서.......
그 괴물이 집권한 것임! 그러므로 저 수괴를 법대로 강력히 처벌해야 함. 우리와 후손을 위해!>

1923년 11월8일, 히틀러 일당은 뮌헨의 맥주홀(뷔르거브로이켈러)에서 11월 혁명 5주년 기념집회가 열리는 날을 잡아 현장을 급습, 폭동을 일으켰다. 나치당의 지도자 히틀러가 연단에 올라 바이에른 주 정부의 해산과 과도정부 수립을 선언했다. 일종의 쿠데타인데 1차 세계대전의 영웅 루덴도르프 장군을 총사령관으로 내세우고 자신은 내각 수반이 되었다고 발표했다. 윤석열처럼 엉성한 쿠데타 시도는 다음날 주 정부에 의하여 진압되었다. 경찰 4명, 히틀러 측 시위대 14명이 죽었다.

히틀러는 체포되어 재판에서 금고 5년형을 선고 받고 수감되었다. 그는 재판과 옥살이를 정치 선전의 기회로 이용했다. 병정놀이 수준의 쿠데타 시도를 무능한 의회 통치에 대한 국민적 저항권 행사라고 미화했다. 그의 선동연설은 이미 광신적 추종자들을 만들고 있을 때였다. 그의 수감생활은 호텔 비슷했고 그나마 13개월만에 가석방되었다. 옥중에서 그는 '나의 투쟁'을 구술했다. 이 책은 나치당원들의 경전이 되었고 인세 수입으로 히틀러는 부자가 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엉성한 쿠데타로 구속기소된 이후 옥중정치를 하고 있다. 어제 국힘당 지도부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치도 선거를 통하여 집권했다" 운운 했다고 하니 히틀러와 그를 비교하게 만든다. 뮌헨 폭동 당시 독일은 바이마르 공화국이란 별명을 갖고 있었는데 바이마르에서 만들어진 헌법에 기초한 국가였기 때문이다. 이 헌법은 개인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이 지나쳐 자유를 파괴할 자유를 허용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법원이 1923년 뮌헨 폭동 주모자 히틀러를 내란죄로 엄벌했다면 나치의 집권은 어려웠을 것이다. 실패한 쿠데타로 유명해진 히틀러는 반성은커녕 더 과감해졌다. 공산주의와 유대인들에 대한 증오심을 선동하고 폭력단을 동원, 거리와 광장을 지배했다. 1933년 나치당(국가사회주의독일노동당)은 선거에서 이겨 합법적으로 권력을 잡고 授權法을 통과시켜 바이마르 헌법 위에 놓음으로써 우익전체주의 독재를 합법화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그 지지자들이 지금 보이고 있는 전략과 행태에서 나치의 그림자를 본다. 히틀러의 유대인에 대한 증오심 선동은 윤석열 세력의 부정선거음모론과 연동된 인종주의적 反中선동과 비슷하다. 유대인이 萬惡의 근원이란 히틀러의 음모론과 부정선거로 국회가 反국가세력의 소굴이 되었다는 윤석열의 妄想도 비슷하다. 달라야 할 것은 사법부이다.

가벼운 처벌로 히틀러를 영웅으로 만들어준 바이마르 헌법하 사법부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내란 우두머리 피고인 윤석열을 엄정하게 斷罪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월의 공정선거를 부정선거로, 계엄령을 국민계몽용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친위 쿠데타 시도를, 히틀러처럼 부패한 국회에 대한 국민 저항권의 발동이나 초헌법적 통치권의 결단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만약 윤석열 대통령이 히틀러처럼 가벼운 처벌을 받는다면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당선되었을 때 자신과 관련한 재판을 무효화하기 위하여 계엄령을 펴도록 부추기는 작용을 할지 모른다.

戰後 독일은 히틀러가 바이마르 헌법의 허점을 악용, 합법적으로 정권을 잡은 점을 반성, 서독 시절 기본법을 만들 때 위헌정당 해산제도를 넣었다. 자유를 파괴하는 자유를 불허하는 방어적 민주주의 제도였다. 이 제도가 1987년 한국의 제6공화국 헌법에 도입되었고, 2014년 박근혜 정부가 '북한식 혁명노선 추종' 통합 진보당 해산을 헌법 재판소에 제소, 해산시키는 근거가 되었다.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에서 이해할 수 없는 점이 바로 여기다. 민주당의 폭거가 도저히 묵과할 수 없을 정도였다면 왜 위헌정당 해산 요구권을 행사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합법적 방법이 있는데 왜 불법적 방법을 썼느냐이다.

지금 윤석열 세력은 검찰, 공수처, 경찰, 법원, 헌법 재판소를 규탄하는데 그 논리가 "우리가 동의하지 않는 것은 불법이다"이다. 통치권 운운 하면서 대통령의 행위를 헌법 위에 놓으려 한다. 이런 자의적 법 해석과 선동, 그리고 폭력이 합쳐지면 우익 전체주의로 갈 수 있다. 한국의 보수는 이런 윤석열 세력과 그들에 반대하는 자유보수로 갈라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