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가 과연 이재명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 유죄를 선고할 수 있을까. 대선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이재명 대표에게 검찰이 징역 2년을 구형하자, '상습 거짓말쟁이' 이재명에 대한 심판이 끝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는 검찰의 '구형'일뿐 '판결'이 아니다. 선고공판은 55일 뒤인 11월 15일에 있다. 검찰은 2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가 과연 이재명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 유죄를 선고할 수 있을까.
이재명이 물려있는 '거짓말 건'은 두 가지다.
하나는 2021년 12월 22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다. 이재명은 대장동 특혜 의혹으로 시끄러웠을때 극단 선택을 한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누굴 알고 모른다는 건 '이재명의 주관 혹은 기억'에 속해 통상 형사 사건에서는 '거짓말'로 인정받기 어려운 부분이다. 하지만 검찰은 과거 이재명과 김문기가 같이 찍힌 뉴질랜드 출장-골프 사진 등을 증거로 들어 이재명의 "모른다"는 말은 '객관적인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공판 검사는 의견 진술을 마칠 때쯤 가수 이문세의 ‘사랑이 지나가면’ 가사'인 "그 사람 나를 보아도 나는 그 사람을 몰라요/ 그대 나를 알아도 나는 기억을 못합니다..” 를 인용하기도 했다.
다른 하나는 2021년 10월 20일 국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 "국토교통부가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고 협박해 어쩔 수 없이 응했다"고 한 발언이다.
이재명 측은 "협박이라고 과하게 표현했지만 2014년 이후 국토부 공문 중에서 성남시에 ‘용도 변경 해줘라’고 특정한 게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재판부가 이 둘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다면 법리적으로 이재명에게 100만원 이상을 때릴 수밖에 없다고 본다. 하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높지 않다.

검찰 구형대로 징역형,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국회의원직을 잃고 5년간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담당 판사들이 아무리 강심장이라고 해도 이 역풍을 감당해낼 수 있을까. 무엇보다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 유죄가 확정될 경우 민주당은 선거보전비용 434억원을 반환해야 할 처지가 된다. 이런 상황까지 가면 야당에 의한 '법원 때려부수기 운동'이 일어날 것이다.

그럼에도 1심에서 유죄가 나온들 이재명이 끝나는 게 아니다. 이재명에게 항소심과 대법원 상고의 기회가 있다. 1심 결심공판이 지난 2022년 9월 기소 후 2년 만에야 이뤄졌고 또 조국 황운하 등의 재판 사례에서 보면, 아마 대법원 판결은 차기 대선이 끝난 뒤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 과정에서 재판부는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느냐'며 형평성을 문제삼는 야당과 좌파 진영의 공세에 모른 척 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민주당의 주장에 의하면, 윤 후보가 통장잔고증명서 위조로 징역1년 유죄판결을 받은 최은순씨에 대해 “내 장모는 누구한테 10원 한 장 피해준 적이 없다”고 했던 발언,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 “저희 집사람(김건희)은 오히려 손해보고 그냥 나왔다”고 했던 발언, 무속 관련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집사람(김건희)은 어릴때부터 교회 열심히 다녀서 구약성경을 다 외운다"고 했던 발언들도 같은 잣대로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될 수 있다.
내 견해를 덧붙이면, 선거에서 패배한 정적을 공직선거법 위반을 적용해 제거하려는 것은 뭔가 공정하지 않아 보인다. 대선 과정에서 '단군 이래 최대 규모'라며 그렇게 시끄러웠던 '대장동 특혜 의혹' 건이라면 몰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