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황영웅 사태에 대한 훌륭한 수필, 또는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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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mbc 실화탐사대가 도마 위에 올린 황영웅의 인생
  
   2023년 3월 하순 선동방송 mbc의 자칭 '실화탐사대'가 황영웅 사태를 다루겠다고 예고하자 중국에 거주하는 50대 한국여성 윤 모 씨가 나에게 긴 글을 보내왔다. 읽어보니 훌륭한 논문이요 균형잡힌 수필이었다. 全文을 소개한다.
  
  
   해외 거주 50대 한국여성입니다
  
  
   존경하는 주필님, 안녕하십니까? 요즘 황영웅 사태와 관련하여 조갑제 선생님의 방송을 보며 저도 많은 힘을 얻고 있습니다. 어떻게 나이 들어 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많은 통찰을 주십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해외에서 열심히 근무하고 있는, 막 50대에 들어선 대한민국 여성입니다.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해 주는 남편을 만나 직장에서 사회에서 힘든 일이 있어도 마음에 쌓을 필요가 없이 평화롭게 살아 오고 있었는데, 이번 황영웅 사태를 겪으면서 치밀어 오르는, 해결되지 않는 분노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웠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말하는 소위 "안 본 눈과 안 들은 귀"가 있다면 돈을 주고라도 사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황영웅 가수를 봐 버렸고, 그의 목소리와 노래를 들어 버린 내 눈과 내 귀가 원망스러울 정도였습니다. 가족도 아니고 고향 사람도 아니고, 아무 관련도 없는 사람인데, 이렇게 마음이 아플 수 있다는 것이 스스로도 놀라웠습니다.
   남편도 같은 의견으로 한 편이 되어 주어 위로는 되었지만, 문제 해결은 안 되고 있었고, 언론의 폭력은 아무도 제어해 주는 사람도 없이 고삐 풀린 망아지 마냥 무법천지로 날뛰는 것을 보며 절망스러웠습니다. 빛이 없는 터널 속 같은 상황에서 많은 팬들이 힘들어 하고 있을 때, 그 속으로 뛰어 들어와 주시고, 이제는 출구의 빛이 보이는 데까지 이끌어 주신 주필님, 고맙습니다!
   삶에는 아이러니가 많은데, 주필님이 늘 말씀하시는 것처럼 이번 사태에도 놀라운 아이러니가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져 모두가 아파하고 분노할 수 밖에 없었지만, 결과적으로는 황영웅 가수가 누구인지, 그의 목소리와 노래가 얼마나 위대한지, 또 그를 사랑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가 확실하게 널리 알려지는 절호의 기회가 됐으니까요. 둘째, 이번 기회로 많은 국민들이 소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제대로 받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세계는 지금 챗GPT 시대가 도래하여 그야말로 초비상 상태인데, 주필님께서 요 몇 주간에 걸쳐서 어떻게 언론을 바라봐야 하는지, 어떻게 미디어에서 사실과 거짓을 읽어내야 하는지, 어떻게 비판적인 독자가 되어야 하는지 등에 대해 귀한 강의를 해 주셨습니다. 아마 현재로서는, 우리나라가 대단위 챗GPT 일반시민 대상 교육은 세계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가장 뜨겁게, 가장 발빠르게 진행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황영웅 가수 사태로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주필님, 해외에 있는 관계로 MBC '실화탐사대'에 글을 올리고 싶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아 여기에 글을 남깁니다. 제 마음을 주필님과 팬분들과 나누고 싶은 단순한 마음입니다. 아래 이어지는 내용은 '실화탐사대' 측 관계자께 하고 싶은 말을 제가 쓴 것입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읽어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긴 글이라 죄송합니다.
  
  
  
   '실화탐사대' 관계자님 안녕하십니까?
   먼저, 저는 살면서 어떤 팬클럽에도 가입해 본 적이 없으며, 지금도 없음을 말씀드립니다. 해외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국 국민입니다. 알고 계시겠지만,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어떤 내용을 다룰지에 관계 없이, '실화탐사대' 라는 미디어의 타겟이 되었다는 자체로 이미 메시지의 상당 부분은 다 만들어졌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돌 그룹 좋아하는 딸아이가 황영웅 '실화탐사대' 얘기를 듣자마자 깜짝 놀라며, "진짜? 아니, 왜? 황영웅이 왜 그런 데 나와? 아이돌 가수들은 문제 진짜 많을 때도 실화탐사대 같은 방송에 나오는 경우는 없는데? 와~~ 진짜 이상하네... 너무하다!"라고 바로 반응을 합니다. 중고등학생 학생들이 딱 들어도 이 상황은 정말 이상합니다. 정상적인 상황으로 들리지 않습니다.
   황영웅은 꿈을 가지고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에 지원하여 영혼을 불태워 노래를 한 우리사회의 평범한 청년 시민이었습니다. 노래를 너무 잘 한다는 것 말고는 저와 같은 우리사회의 한 무명 시민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MBC 실화탐사대라는 메이저 언론이 이 한 청년의 삶을 도마 위에 올리겠다고 합니다. 도마질을 하실 분들은 잘 모르실 수도 있으나, 또한 그 흥미로운 도마질을 보며 호기심 천국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재밌는 눈요깃거리일지 모르나, 한 평범한 인간에게 있어 이 방송의 타겟이 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사실상 "인생이 끝나는 것"과 거의 같은 의미를 지니며, 힘 없는 서민에게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스트레스와 충격임을 꼭 알아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얼마나 도마질을 잘 하는지, 무엇이든 다 도마질을 해 낼 힘과 기술이 얼마나 많이 있는지 등을 보여주고 싶은 동기라면 좀 더 적합한 다른 대상을 찾아 주시길 간곡히 부탁을 드립니다.
   본질적으로, 황영웅의 죄라면 이미 너무 유명한 한 가수와 이름이 감히! 똑같다는 것과 노래를 버금가게 감히! 잘 한다는 것, 그리고 감히 너무나 많은 시민들이 그의 노래에 감동되게 하는 것 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사태가 시기와 질투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현재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이 사태를 다루는 것이 아주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한 유튜브의 공격으로 시작된 파괴적 누룩이 요제프 괴벨스식 선동으로 일파만파 가짜 뉴스들로 번졌고, 황영웅 가수는 이견 없는 우승 후보였지만, 트로피만 받으면 거의 되는 결승 2차전 녹화 후에 자진 하차를 해야 했고 6억원 가량의 상금도 포기한 상황입니다. 사과문을 냈고 지금은 숨소리도 내지 않고 사라져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그가 경연에서 불렀던 노래들이 죽지 않고, 계속 살아서 일하고 있는 기이한 현상이 지금 우리 사회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했고, 지금은 밥을 먹지 못하고, 현실에서 일이 손에 안 잡히고, 무기력, 우울증, 그리고 분노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과장의 수사가 결코 아닙니다.
   과거 "서태지 신드롬의 사회문화적 의미에 관한 연구"들이 나왔었던 것처럼, 분명 현재 일어나고 있는 "황영웅 신드롬"은 사회문화적으로 연구가 되어야 할 만큼 중요한 사안입니다. 가수는 사라진 상태에서 우리가 목도하는, 남겨진 노래의 말도 안 되는 기적같은 힘과 치유 효과, 언론의 역할, 돈벌이에 급급한 가짜 뉴스, 말도 안 되는 거짓을 마구 양산해 내도 처벌하지 못하는 미디어법, 언론 보도 성실성의 문제, 선동의 파괴력 및 영향, 문신을 통해 드러난, 다름에 대한 우리사회의 혐오와 차별, 갈등에 대한 보복적 정의만 있고 회복적 정의는 없는, 균형을 잃어버린 디스토피안적인 우리 사회, 한번 넘어지면 다시는 못 일어나게 하는 문화, 개천에서 용이 나오려 할 때 기득권이 어떻게 멋지게 사다리를 걷어 차 버리는지, 개천에 대한 우리 사회의 혐오와 무시 및 몰이해,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인은 배 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참지 못한다"는 한 주미대사가 임기를 마치고 이임사를 통해 했다는 말처럼 우리사회의 과도한 경쟁과 상호 비교, 일등지상주의 문화 등등의 많은 담론들이 분명히 깊이 있게 다루어질 것입니다.
   황영웅 가수와 연결된 현재 상황은 결코 쉽게, 단편적인 층위에서 다루어져서는 안 되며, 그러기에는 이미 너무 중요하고 또 너무나 위험한 상황이 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몇 만 명 되지 않는 팬덤 정도라고 오판하시면 큰 일 날 수 있는 정도의 사안이라 감히 말씀드립니다. "# 내가 황영웅이다."라고 조용히, 그러나 강력하게 속으로 미투(Me, too)를 외치고 있는 국민, "샤이 황영웅"이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 한 개인의 과거를 철저하게 발가벗겨 대중에게 전시해 주겠다는 미디어의 야심의 동기가, 그 주 목적이, 특정 힘 센 고객 집단의 호기심과 욕구 충족, 그리고 누구든 발가벗길 수 있다는 미디어의 파워 과시에 혹시라도 연결되어 있다면 이건 "포르노를 찍어 방영"하는 것에 가깝지 않습니까? 그 포르노를 당하는, 만천하에 발가벗겨지고 타자화된 약자의 존엄과 인권은 어디 있는지 한번만 더 깊이 고려해 주십시오.
   "진실"이라는 것이 진짜로 알고 싶으면, 궁금한 사람이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그 익명의 인물(들)을 찾아 제대로 진위를 조사하는 일이 우선이 아닙니까? 한 인간의 육체와 영혼을 다방면에서 일단 먼저 전방위적으로 탈탈 털어 만천하에 공개하고 보자는 듯한 시도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그 시민의 과거에 대해서 뭐든지 아는 사람 다 제보하라는 식은 무엇입니까? 더구나, 제일 약한 "한 놈만 팬다" 식으로... 방송사들, 언론들, PD들, 그리고 정치세력들 간의 과한 경쟁과 견제, 복잡하게 얽힌 관계의 문제 사이에서 한 명의 보기 좋은 희생양이 만들어지는 건 아닌지... 염려가 많이 됩니다. 아니길 간절히 바라는 일인입니다. 힘 없고, 학력 없고, 재산 없고, 백 없고, 거기다 전과자라서 그래도 괜찮다고요?? 설마 그런 수준은 아닐 거라 믿습니다.
   이전에는 "기레기"라는 용어를 들을 때 과하고 혐오적인 표현이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죄송하지만 요즘 사태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뿐 아니라, 평소에는 정치와 미디어에 별 관심이 없었던 많은 일반 대중들도 이번 기회에 제대로 된 미디어 교육을 강제로 학습할 수 있는 감사한 시간이 된 아이러니한 현재 상황입니다.
   아래 내용은 제가 이번 사태를 보며, 몇몇 미디어들에서 발견한 내용들을 제 개인 노트에 감상식으로 적어 놓았던 것들을 옮겨 왔습니다. 참고해 주시길 바랍니다.
  
   # 나도 그 유튜브 영상("불타는 트롯맨 황영웅의 두 얼굴.. 충격 과거 실체")을 봤다. 두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지만, 한 가지만 적어 본다.
   "이를(상해 전, 과가 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내용으로 황영웅의 몸에 새겨진 문신들을 공개한 바가 있습니다"(영상 1:24초 ~ 1:35초)라고 말하고 있다. 이게 무슨 논리인가? 여기서 난 그냥 빵 터졌다. 내 눈과 귀를 의심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논리라니... (진짜, 애들 웃는다. ) 문신이 몸에 있으면 상해 전과가 있다는 증거가 된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혐오 표현의 예시로 나올 법한 발언이다. 중고등학생들 이렇게 글 쓰면 혼난다(물론 선생님들은 사랑으로 잘 바로잡아 줄 것이나, 다행히 이런 수준의 논리 펼치는 요즘 애들은 거의 없다). 그리고 이는 몸에 문신 있는 우리 사회 많은 사람들에 대한 모욕이며 나아가 혐오와 차별이 될 수 있다. 이는 가볍지 않은 사안이 된다. 무엇보다 이 영상은 자신의 독자, 즉 영상 시청자들을 도대체 어떤 사람들로 생각하고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이런 어이없는 논리도 다 용납해 줄 거라 생각하는가? 무조건적 용납과 맹목적 사랑에 대한 확신? 아니면 진짜 이런 말을 해도 실제로 믿는 사람들이라 간주하는 걸까? 독자의 사고력을 뭘로 보고? 사실이라면 자신의 독자에 대한 사랑과 존중을 좀 더 보여주면 좋겠다. 그래도 우리나라 아직 교육 수준 높다. 단순 실수라면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여 주면 좋겠다. 구독자가 많은 것 같다.
   # 2023년 3월 5일 스포츠경향 인터넷 기사를 보며 많이 놀랐다. 제목은 "황영웅, 학폭 가해자의 결말은 결국 '손절'" 이었습니다. 제목도 문제가 많지만, 이 기사를 읽어 나가면서 점점 헷갈렸다. 이 기자가 이 기사를 쓴 목적은 무엇일까? 사실 보도 맞나? 명색이 기자가, 그것도 보도 기사에서 객관성, 중립성은 온데간데없고 우리사회 한 시민(황영웅)에 대한 개인적인 비꼼과 냉소를 가차 없이 드러낸 것 같았다. 하차를 선언한 안타까운 상황에서, "더 나빠질 것이 없어 보이던 여론은(을)(기사에 오타가 있었다.) 더 나빠지게 하는 능력을 발휘했다" 라고 황영웅을 공격했다. 황영웅이 여론을 더 나빠지게 하는 "능력"을 "발휘했다"고 아주 제대로 비아냥대는 것 같았다. 독자로서 이런 글쓴이의 어조를 들으며 가히 공포를 느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런 종류의 기자정신이 나올까?
  
   "황영웅은 마지막 가는 길에서도 ‘사실이 아닌 이야기들에 대해서는 저를 믿어주신 분들을 위해서라도 꼭 바로잡고 싶습니다’라며 강경 대응할 뜻을 내비쳐 더 나빠질 것이 없어 보이던 여론은 더 나빠지게 하는 능력을 발휘했다."
   그리고, 그 다음 이어지는 내용에서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 보여서 솔직히 내 눈을 의심했다. "여기에 트로트계에서 절대적 위치에 올라간,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될 ‘임영웅’을 건드렸다."라고 했는데, "절대적 위치에 올라간,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될 임영웅"이라니! 팬심 가득 담은 팬레터나 댓글이면 이해가 가지만 그래도 명색이 주요 언론 보도기사인데... 개인 유튜브도 아니고...이런 거 기사 맞는가? 이 사건의 본질은 과연 무엇인가?
  
   "그 와중에 황영웅의 팬들은 ‘오직 우리 황영웅 가수님’만을 외치고 옹호하며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를 가했다. 여기에 트로트계에서 절대적 위치에 올라간,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될 ‘임영웅’을 건드렸다."
  
   <실화탐사대> 관계자님,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며,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실화탐사대가 프로그램 정보 섹션에서 선언한 "깊이 있는 취재"와 "사회적 메시지" 탐구를 위해서는 일개 힘 없는 가수가 아니라, 이번 사태의 보다 본질적인 우리사회 문제를 파악하고 거기에 초점과 방향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황영웅 가수 방송을 재고해 주십시오. 이번 사태는, 최근 유행했던 드라마 <더 글로리> 보다는 비정하고 비열한 미국 기득권 사회를 비판한 피츠 제럴드의 유명한 미국소설 <위대한 개츠비> 의 첫 페이지의 내용을 더 겹쳐 보입니다.
   <"누구든 남을 비판하고 싶을 때면 언제나 이 점을 명심하여라."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 이 세상 사람이 다 너처럼 유리한 입장에 놓여 있지는 않다는 것을 말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언론이 사회의 갈등을 더 부추기기 보다는 우리 모두가 좀 더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는 따뜻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해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오늘 뉴스를 보니 2023년 세계 행복 순위에서 우리나라가 경제 수준에 비해 행복 순위는 올해도 여전히 아주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고 합니다. 싸매고 치유하는 역할을 언론이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는 임영웅 가수도 좋아했습니다. 아직도 "별빛같은 나의 사랑아" 노래를 좋아합니다. 서로 비교하기보다는 선한 경쟁으로 라이벌이지만 같은 길을 치열하게 걸어가야 하는 동료로 존중하며 서로 아껴준다면 우리 가요계, 나아가 우리 사회가 얼마나 풍성해지고 아름다워질까요? 테니스계의, 아니 스포츠계 전체를 통틀어, 가장 치열했고 필생의 라이벌이었지만 어느 새 친구가 돼 버린 로저 페더러와 라파엘 나달처럼 말입니다. 작년 9월 역사적인 페더러 은퇴 경기에서 나달은 페더러 옆에 나란히 앉아 주었고, 흐느끼는 페더러를 보며 뜨거운 눈물을 함께 흘려 주고 손을 서로 잡았습니다. 나달은 페더러가 떠나는 것이 마치 자신의 몸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것 같으며, 자신이 부상으로 힘들 때도 항상 페더러를 생각하며 다시 일어설 수 있었고 페더러는 그렇게 자신에게 항상 더 나아갈 수 있는 동기가 되어 주었다고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 장면은 全세계 테니스 팬들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 넣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이 둘의 라이벌 관계가 지난 십수 년간 세계 남자 테니스의 황금기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진정한 승자는 예술의 경지에 오른 아름다운 테니스 경기를 동시대인으로서 향유할 수 있었던 全세계 팬들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두 영웅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미슐랭 5 스타의 멋진 음식이 하나만 있는 것보다는 두 개, 아니 세 개를 맛 볼 수 있는 사회가 된다면 미식가들에게는 더 큰 축복이 아닐까요? 상생의 사회가 되도록 언론이 도와 주십시오.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번 사태는 쉽게 다루면 절대 안 되는 정말 중요한 사안입니다.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방향이 잘못되어 있음을 알았을 때는 전속력으로 후진을 할 수 있는 것이 더 나은 세계로 전진하는 진정한 진보라는 말을 기억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좋은 소식 기다리겠습니다. 이번 여름 방학 때 한국에 가면 가족 모두가 황영웅 콘서트 가기로 약속해 놓은 상태입니다.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2023-10-31, 12:47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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