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중국 제품…비누, 칫솔, 의류품은 국산품 유통
<북한내부>시장조사에서 경제 현황을 보다 (1) '시장에서 농산품·식료품 외에는 거의 팔리지 않게 됐다. 모두 돈이 없기 때문이다'

강지원·이시마루 지로(아시아프레스)가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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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가 적은 북한 경제 동향을 아는 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시장의 동향이다. 대체 무엇이 얼마에 팔리고 있고, 그것은 어디에서 생산된 것인가. 이 기본적인 정보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아시아프레스에서는 4월 중순 북부 4개 도시의 공설시장에서 조사를 실시했다. 그중 데이터가 갖춰져 확인 작업이 끝난 두 지점의 상황을 보고한다. 제1회째는 비누와 의료품 등, 북한에서 공업제품이라 불리는 생활필수품에 대해.  (이시마루 지로 / 강지원)

◆ 혹독한 조사 환경

조사를 맡은 사람은 북부지역에 사는 5명의 취재 파트너다. 평안북도, 양강도, 함경북도의 4개 도시에서 조사를 시도했지만, 보고 지연 및 데이터에 불충한 점이 있었기 때문에 혜산시와 함경북도 A 시, 두 곳의 조사 결과를 정리했다.

조사의 가장 큰 장애는 통신 문제이다. 아시아프레스는 중국의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하는데, 김정은 정권은 중국과의 국경지대에서 강력한 방해전파를 쏘는 한편 통신탐지기를 휴대한 단속조직을 순회시켜 외국과 연락하는 사람을 대대적으로 적발하고 있다. 제때 연락을 취하는 것이 간단하지 않다.

평양과 평안남도, 강원도에도 취재협력자가 있지만, 2020년 1월에 신종 코로나 팬더믹이 발생한 후 북한 국내에서는 이동이 엄격히 제한돼 그들과의 접촉이 어려워졌다. 또한 협력자들은 당국의 도청을 두려워해 국내 전화를 이용해 다른 지역의 정세를 조사하는 것을 주저하게 됐다.

◆ 물자유통에 큰 지장

조사는 4월 12일까지 끝낼 계획이었다. 왜냐하면 15일에 김일성 탄생 110년을 기념하는 '태양절' 행사가 있고, 그 후 대규모 열병식이 있을 거라 예측돼 유통하는 품목이나 가격에 행사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태양절'은 민족 최대의 명절으로 자리매김해, 매년 주민에게 과자와 식품 등이 지도자로부터의 선물로서 무상 배포된다. 최근 20년 정도의 내용은 매우 빈약했지만, 이 특별배급품이 시장에서 팔리기도 한다. 여러 사정으로 4월 말 이후가 되고 나서 조사 결과가 전해진 지역이 있었는데, 이 데이터는 제외했다.

김정은 정권은 5월 12일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 발생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하고, 전국에서 지역 간 이동을 전면 중단했다. 또한 많은 도시가 봉쇄돼 외출도 불가능한 상태가 이어졌고, 시장도 폐쇄됐다.

도시 봉쇄는 6월 중순까지 대체로 해제돼 시장도 재개했지만, 도시 간 이동은 6월 27일 시점에서도 엄격히 제한돼 있다. 물자의 유통에 큰 지장이 빚어졌고 4월 조사 때와 비교하면 시장의 상품은 격감했다.

이러한 제약과 변화가 있었음을 염두에 두고 보고를 읽어주길 바란다. 덧붙여, 4월 중순 시점의 1000원은 약 190원이다.

◆ 공업제품은 세세하게 판매

2022년 4월 중순의 공업제품가격 목록<함경북도 A 시>

품목(수량 1) 산지 가격
세숫비누 신의주 4,000
빨랫비누 신의주 3,000
고급 샴푸 평성 7,000
치약 신의주 1,500
칫솔 신의주 700
양말 평성(가공) 1,200
신발 신의주 18,000
아동복 평성(가공) 35,000
고급 속옷 평성(가공) 15,000
고급 점퍼 평성(가공) 135,000

<양강도 혜산시>

품목(수량 1) 산지 가격
세숫비누 평성 5,200
빨랫비누 평성 3,700
고급 샴푸 평성 12,000
치약 평성 1,800
칫솔 평성 800
양말 평성(가공) 1,500
신발 신의주 21,000
아동복 평성(가공) 42,000
고급 속옷 평성(가공) 22,000
고급 점퍼 평성(가공) 150,000
※ 1000원은 약 190원
※ 신의주는 중국과의 국경도시 중 가장 큰 통상구. 국영 화장품 공장, 신발 공장이 있다. 평성은 평양 바로 북쪽에 위치해 동서남북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로서 물류의 거점이다. 의류품 제조 및 도매가 예전부터 번성했다.
※ '가공'이란 공장제품이 아니라 개인이 업자로부터 위탁받아 생산한 것을 말한다. 조사 품목인 신발은 서민에게 가장 일반적이고 저렴한, 천으로 만든 것.
 
◆ 국영 공장품은 질이 낮아
2020년 1월 말 코로나 방역을 위해 중국과의 국경을 봉쇄한 후, 수입이 급감해 중국 제품은 순식간에 시장에서 사라졌다. 대신 생활필수품은 국내 생산품이 팔리게 됐는데, '대개 질이 나쁘고 종류도 적다'는 게 협력자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의류품 제조는 평성에 몇 군데 생산 거점이 있다. 국영 공장 외에 소규모 업자가 개인에게 옷감을 주고 위탁 봉제한 것이 '가공'이라 불린다.
 
지난 몇 년 간, 김정은 정권은 개인의 경제활동 통제로 방향을 바꾸어, 운수, 어업, 식품과 의류품 생산부터 소규모 석탄 채굴에 이르기까지 개인 경영 업자들이 큰 타격을 받았다. 이들은 돈을 지불해 기업과 기관의 간판을 빌려서 하는 방식인 '기지'로 불리는 것과, 소규모 비합법 지하업자이다.
 
성행하던 개인의 경제활동은 이제 바람 앞의 등불이지만, 평성지역의 의류품 '가공'은 현재도 명맥을 유지하는 듯하다. 고급 점퍼 등의 '가공' 제품은 중국제품을 모방해 개인이 봉제한 것으로 질은 좋다고 한다. 국영공장 제품은 싸지만 질이 낮고, '가공' 제품은 비싸지만 질이 좋다고 평가 받고 있다.
 
A 시보다 혜산시가 일반적으로 가격이 비싸다. 이는 운송 비용 때문으로 보인다. 혜산시는 코로나 이전에는 중국과의 무역 거점 중 하나로서 국내 각 도시에 대량의 중국제품을 도매했지만, 국경 봉쇄 이후에는 거꾸로 ‘꽉 막힌 변경’이 돼 운송 비용이 비싼 지역이 됐다.
 
'시장에서는 농산품과 식료품 외에는 물건이 거의 팔리지 않게 됐다. 모두 돈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조사에 나선 혜산시 협력자는 말한다. 당국의 과잉 방역책으로 경제가 나빠져 현금수입이 크게 줄어버렸기 때문이다. (계속)

 

[ 2022-06-29, 03:00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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