核대응 무기는 核밖에 없다
워게임 전문가가 보는 핵무장론

박정수(미래한국)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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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체계의 발달은 더 파괴력이 강하고 정교한 무기와 방어체계가 상승작용을 하면서 발달돼 왔다.

그러나 핵무기는 그 파괴력이 가공하기 때문에 방어수단이 없다. 이것은 사용하지 못하도록 억지하는 방법밖에 없다. 핵무기에 대한 억지는 핵무기로만 가능하다는 것은 핵전략의 상식이다.

때문에 현존 적대국이나 잠재적국이 핵무기를 개발하면, 국가가 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은 둘뿐이다. 무기화되기 전에 제거하든가, 동시에 핵을 개발, 억지력을 가지는 것이다.

핵무기 억지는 핵무기로만 가능

북한은 지난 2월 12일 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북한 스스로 폭발력과 소형화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북한의 발표가 아니더라도 이미 핵무기의 실전배치가 초읽기에 들어갔음을 의미한다.

우리에게 더 큰 의미는 핵이 무기화되기 전에 제거하는 선택은 이미 물 건너갔다는 것이다. 남은 선택은 스스로 핵을 개발, 억지력을 보유하는 길만 남았다. 그것도 시간이 많지 않다. 조속히 핵개발을 결단해야 실기하지 않는다.

북한 핵은 크게 두 가지 목적이 있다. 하나는 정권‧체제 유지다. 남쪽으로부터 불어오는 변화와 자유, 풍요의 바람에 의한 흡수통일 위협을 핵으로 막아 보자는 것이다.

둘째는 핵으로 북한주도의 통일을 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6.15선언을 실천해 낮은 단계든 높은 단계든 일단 연방제가 되면 남북문제는 민족내부의 국내문제화된다. 미국이 개입할 명분이 없어진다.

그러면 핵을 가진 북과 벌거벗은 남의 게임은 끝나는 것이다. 한국의 경제적 성취, 첨단화된 군사력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한국 내부에도 6󈽋선언을 이행해야 한다고 투쟁하는 세력이 이미 정치세력화돼 있으므로 이들이 집권하면 가능한 이야기다.

북한 핵은 단 한발이라도 한국에는 치명적이다. 그러나 미국에는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없다. 그러면 미국의 레드라인은 어디인가? 북한이 ICBM 개발에 성공하고 이동식 ICBM 발사대를 개발한다면 미국에는 심각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주한미군사령관을 역임한 한 예비역 장군은 이 단계가 미국의 레드라인이 될 것으로 보았다. 미국은 북한이 이 레드라인을 넘으면 군사적으로 선제공격, 핵능력을 파괴할 것이다. 북한은 그 보복으로 한국에 대한 상당 규모의 도발을 할 것이다. 한국도 이에 대응할 것이고 이는 곧 전쟁으로 발전할 소지가 충분하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저지하지 못한다면 제2의 한국전쟁 발발 가능성이 점점 높아진다. 북한이 너무 나갔기 때문에 우리는 시간이 없다.

북한 핵의 두 가지 목적과 미국의 한계

아직도 우리 사회의 지식인들 사이에는 핵개발 반대 논리가 거론되고 있다.

먼저 핵개발 불가론의 바탕에 있는 미국의 핵우산을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핵우산은 북핵 억지의 보완수단일 뿐 충분조건은 되지 못한다. 핵우산을 제공받고 있는 근거인 한미상호방위조약은 미 의회(국민)의 동의가 필요한 조건부 약속이다.

따라서 미국이 제공하는 핵우산도 불완전한 억지력이다. 이 불완전한 약속을 보완해오던 것이 유사시 미국의 개입을 자동적으로 유발하던 한미연합사령부 체제였으나 이는 2015년에 해체될 예정이다.

북한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ICBM이 완성되고, 핵전쟁도 불사한다고 벼랑 끝 압박을 가하면, 미국 국민‧의회는 한국을 위해 뉴욕시가 핵 표적이 되는 위험을 감수하겠는가?

핵전쟁 가능성이 있는 전장에 아들딸들을 보내겠는가? 남북한 문제에 미지상군의 개입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억지력은 상대의 인식을 전제로 하는데 북한도 이렇게 판단한다면 미국의 핵우산이라는 억지력은 없는 것과 같다.

이러한 우려는 NATO 국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유럽의 방위전문가들은 핵 보유국들의 핵무기 사용은 자국의 전략적 이익에 국한할 것이며 유럽과 미국의 전략적 이익이 같지 않기 때문에 미국의 신장된 억지(Extended Deterrence)는 ‘거의 확실한 허세’라고 보았다.

“미국 대통령이 함부르크나 코펜하겐을 구하기 위해 뉴욕이나 시카고가 파괴되는 위험을 질 것이라고 누가 확신할 수 있는가?”라는 드골의 어구는 미국의 핵 억지를 믿을 수 없다는 뜻으로 도처에서 인용됐다. 프랑스는 스스로 핵무장을 택했다.

영국은 본능적으로 강대국으로서 중요한 신무기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기본이었지만 소련의 위협에 직면했을 때 미국이 영국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핵무기 개발을 촉진시켰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패전한 전범국으로서 스스로 핵무장포기를 선언했고 스페인은 내전 후유증으로 핵개발 계제가 못됐다.

한국은 미국의 자동개입이 보장되는 NATO 동맹국들보다 한 단계 낮은 동맹국이다. 핵과 같은 국가안보에 치명적인 위협에 직면해 NATO보다 더 ‘불완전한 방위공약’에 근거한 ‘허세일 수 있는 핵우산’에 우리의 운명을 맡길 수는 없다.

NATO 국가들이 핵개발을 감행한 이유

로버트 M.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지난해 2월 25일 웨스트포인트 미 육군 사관학교에서 한 연설에서 “대통령에게 또 다시 대규모 지상군을 아시아나 중동이나 아프리카에 파견하라고 건의하는 미래의 국방장관이 있다면, 그의 두뇌를 검사해봐야 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면 미지상군이 증원되리라는 한국군의 생각은 이제 유보돼야 할 것이다.

또한 국제정치는 항상 변한다. 비록 불완전하지만 한국은 언제까지 미국의 핵우산을 제공받을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미국의 외교정책과 전략뿐만 아니라 국제안보환경도 변하기 때문이다. 핵과 같은 국가안보의 치명적인 위협에 대한 억지는 스스로 확보해야 한다.

정부 일각에서 제기되는 선제공격론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 억지의 개념은 보복능력 또는 거부능력을 보유하는 것인데 선제공격과 같은 거부능력은 아직 실용화된 나라가 없다.

100%의 정보력과 100%의 신뢰도를 갖춘 파괴력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핵보유국이 보복능력을 가지기 위해 핵무장을 선택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바 있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 유지 등 군사비 부담으로 구소련과 같이 망할 것”이라는 희망도 국가전략이 될 수는 없다.

구소련도 미국이 확증파괴(MAD) 핵억지력을 가지고 ‘star wars'라고 별명을 붙인 Strategic Defense Initiative(SDI)를 추진, 압력을 가했기 때문에 망한 것이다. 막연한 희망에 국가운명을 맡길 수는 없다. 설사 망할 때 망하더라도 우리가 할 일은 해야 한다.

국가안보는 요행이나 공짜가 없다. 우리가 추구하는 최상의 가치, 국가의 독립과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가를 치를 각오를 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정면 돌파할 때가 됐다.

한국의 핵개발은 국제법적으로도 정당성을 가지고 있다. NPT 제10조에는 最上의 국가이익이 위험에 처하면 NPT를 탈퇴할 수 있는 권한을 규정하고 있다.(상대국으로부터 핵위협을 받는다면 NPT를 탈퇴, 핵억지력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다.)

북한이 핵무기 실전 배치를 눈앞에 두고 있는 마당에 한국이 아직도 ‘북핵 불용’ 운운하고 있다면 이것은 자신에 대한 기만이다. 국가의 운명을 펴지지 않을 가능성이 많은 미국의 핵우산에 맡길 것인가? 벌써 ‘최종파괴’ 운운하며 협박하는 북한의 ‘호의’를 구걸할 것인가? 중국이 도와주기를 바랄 것인가?

답은 너무나 간단하고 자명한 일이다. 국가 대전략을 핵 억지력 확보에 두고 북한이 핵을 폐기한다면 함께 폐기하는 대북협상력을 확보해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는 것이다.

미국도 한국의 핵개발 시나리오 예상

한국의 핵개발은 일본, 대만의 핵개발을 유발할 수 있다. 한미 양국은 ‘한국의 핵개발’ 카드를 이용, 중국이 북한 핵을 폐기시키든가, 아니면 지역 내에서 일본과 핵 경쟁을 하면서 대만의 핵개발을 감수하든가, 택일하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이 자위적 핵개발 카드를 꺼내기를 미국은 은근히 바라고 있다는 징후들이 여러 곳에서 감지됐다. 도널드 럼스펠드 전 미 국방장관의 회고록에도 “만약 북한 핵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 한국, 대만이 핵무장을 추구하면 그때 중국은 후회하게 될 것이다”라고 쓰고 있다.

2003년 부시 미 대통령은 중국 장쩌민에게 “만약 북한이 핵개발을 계속한다면 우리는 일본의 핵개발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이는 당사자인 한국의 핵개발은 말할 필요도 없다는 함의).

2007년 시리아의 핵문제가 야기됐을 때 부시 미 대통령은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가 비록 미국의 불가 결정을 무시하고 시리아 폭격을 단행했지만 그가 이스라엘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믿는 조치를 단행한 것에 대해 특히 미국에 의존하지 않고 이스라엘 단독으로 행동한다는 의지를 신뢰하고 존중했다고 회고록에 기술했다.

미국은 우리 스스로 한국의 안전과 자유를 지키기 위해 희생을 각오하고 행동할 때 우리를 존중하고 신뢰할 것이며 타협의 대상으로 삼을 것이다.

한국은 이제 군사력(재래식), 경제력 및 기술력에서 세계 강국이며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서 주요한 지정학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한미동맹을 NATO 수준으로 격상시키는 논의부터 미 전술핵을 공동 운영하는 방안 등 북한 핵에 대한 완전한 억지력을 전제로 미국과 핵개발에 대해서도 협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 논한 바와 같이 자위적 핵개발만이 국가의 생존권을 지키면서 중국의 적극적인 북핵 폐기 노력을 유도하고 북한과의 주도적인 핵폐기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으며 필요시 미국과의 완전한 핵우산 협상을 위한 카드도 될 수 있는 길이다.

박정수 편집위원‧예비역 해병대 준장‧워게임 사이버텍 대표이사‧예비역 해병대 준장

[ 2013-03-11, 10:18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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