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京통신] 歐美 기업의 재빠른 직원 철수, 일본 지사 폐쇄
“아시아 最貧國, 부탄 국왕도 의연금 100만 달러를 기부했는데… 그들 나름대로의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동경을 위험지역으로 간주해 철수했겠지만 이러한 조건반사적 행동이 소위 선진적인 것인지는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게 될 것입니다.”

洪熒(前 駐日공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스크랩하기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 글자 작게 하기
  • 글자 크게 하기
대지진이 일어나고 열흘을 넘기면서 2차 피해가 나타나기 나타납니다. 방사능를 방출하고 있는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와 인접한 현(縣)에서 출하된 우유와 채소 등에서 극히 미량이기는 하나 방사능이 검출되었습니다. 당장 건강에 위험한 수준은 아니지만, 일본정부는 해당품목의 출하를 자제토록 해당 자치체에 지시했습니다. 정부가 피해를 보상한다고 해도 지역의 농업과 낙농부문 전반이 큰 영향을 받게 됩니다.
  
  동네에 있는 보통 슈퍼마켓들은 상품 품귀는 대체로 회복되었지만 일부 품목에 대해 여전히 구매 수량을 제한하고, 영업시간은 아직 단축된 채 입니다. 지진 직후에 식품이 부족했던 것은 斷電(단전)으로 쌀을 제때 도정하지 못했다든지, 물건은 있는데 기름 부족으로 운반․배달 등이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요즘은 어디나 합리적 경영을 내세워 현장의 재고를 최대한 줄여왔는데, ‘재고없는 경영’을 가능케 했던 물류가 고장나니 당장 품귀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패밀리 레스토랑들도 평소의 食材(식재)를 모두 갖추지 못해 메뉴의 일부만을 제공하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식당입구에 임시 메뉴 몇 종류를 써 붙여 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식재가 절대로 부족한 게 아닙니다. 예를 들면 메뉴에 있는 요리 자체는 만들 수 있는데, 완성된 요리를 찍어먹을 소스 단 하나가 없으면 그 음식(요리)은 제공되지 못한다는 식입니다. 일본다운 위기관리입니다. 지상파 TV에는 재해방송, 공익광고, 그리고 재해 분위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오락 프로그램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일본사회의 긴장과 피로도를 보는 느낌입니다.
  
  지난 일요일 저녁에 동경 북쪽 교외에 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교외에 살아도 전혀 불편을 느끼지 못하던, 거미줄 같이 잘 짜여지고 편리한 열차 운행이 대폭 축소되고 바꿔 타는 시간도 변경되어 평소보다 더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래도 불평하는 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남보다 먼저 비명을 질러서는 안 되는 일본사회는, 특히 모두 함께 있을 때 더 잘 참습니다. 주말에 교회와 성당을 찾은 분들의 이야기로는 외국인 신자(한국인)가 평소의 삼분지 일도 안 됐더라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일본사회에서는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재해지역에 찾아가고 아시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꼽히는 부탄 국왕도 이번 재해를 돕기 위해 의연금 100만 달러를 기부했습니다. 반면 歐美(구미) 선진국들, 특히 유럽쪽 다국적 기업 등은 재해 지원과 자원봉사 등엔 관심이 없고, 많은 회사가 직원들을 재빨리 철수시키고 아예 일본지사를 폐쇄한 곳도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이들 다국적 기업은 나름대로 그들의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동경을 위험지역으로 간주하여 철수했겠지만, 이러한 조건반사적 행동이 소위 선진적인 것인지는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게 될 것입니다.
  
   일본정부는 이번 재해 복구를 위해 우선 10조 엔(약 140조 원)의 國債(국채)를 발행하는 모양입니다. 결국 올해 발행할 국채는 54조 엔이 됩니다. 국채는 後代(후대)가 부담하는 빚입니다. 재해 복구를 통해 경제가 좋아지고 稅收(세수)가 늘어난다면 다행이겠지만, 이를 위해서는 경제를 일으키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확보하는 일이 관건이 되겠지요. 관동(關東)지방과 관서(關西)지방의 전력(電力) 주파수 규격이 다른 것이 유사시 국가안전보장 문제가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그래도 희망이 있습니다. 일본국민의 공동체에 대한 자발적 협력입니다. 어제까지 3연휴 동안은 ‘계획정전’이 없었습니다. 즉, 지금까지 에너지 낭비가 심했다는 측면도 있지만, 시민들이 불편을 참고 전력 부족량 25퍼센트를 절전한 것입니다. 이것은 국력의 엄청난 强点(강점)입니다. 비전과 용기 있는 지도자만 나타나면 어떤 상황도 대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무능한, 혹은 잘못된 지도자를 만나면 이러한 국민적 강점이 허사가 되겠지요.
  
  재해지역을 보면 아직도 기름이 부족해서 복구 작업이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폐허에 쌓인 많은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도 문제지만, 당장은 엄청난 희생자들을 장례 지내는 일이 심각합니다. 일본은 法(법)으로 화장을 하는데 사망자가 너무 많아 火葬(화장)능력이 부족합니다. 아무도 2주일 전엔 화장장이 부족한 대재난이 올 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재해를 보면서 한반도에서 비상사태가 벌어지면 어떤 상황이 전개될 것인지를 생각해봅니다. 우리가 두 달 전까지 아랍 사회에서 시민혁명이 분출될 줄을 예상하지 못했듯이, 2주일 전까지 일본에서 천 년에 한 번의 재해가 올 줄 몰랐듯이, 한반도의 현상 변경이 어느 순간에 찾아올지 모릅니다. 어제 오늘, 오랫동안 한반도를 관찰해온 일본인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소감은 내일 전하겠습니다.
[ 2011-03-22, 18:48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맨위로

댓글 글쓰기 주의사항


맨위로월간조선  |  천영우TV  |  조선일보  |  통일일보  |  미래한국  |  올인코리아  |  뉴데일리  |  자유민주연구원  |  이승만TV  |  이기자통신  |  최보식의 언론
  개인정보취급방침
이메일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