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京통신] 현장에만 ‘죽음을 각오한 수습’을 지시하는 日총리
일본 민주당 정권은 이 상황에서도 다음 선거를 위해 ‘육아수당’ 등 포퓰리즘성 예산을 지진 재해 복구비로 돌리자는 주장에 저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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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만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재해지역에서는 오후2시46분에 사이렌에 맞춰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을 올렸습니다. 일주일 동안 국내외 모든 구조대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구조된 인원이 2만6722명이라고 합니다. 아직도 구조대상이 1만6000여 명 이상 있다고 합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많은 기업과 조직과 사람들이 재해극복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한 것을 감사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재해지역을 돕기 위해 자신들이 자원을 기꺼이 내놓았습니다. 제 휴대전화는 아이폰(iPhone)인데, 소프트 뱅크(손 마사요시 사장)가 재해 안부확인을 위해 국내외 SMS서비스를 일주일간 무료로 해줘서 고맙게 잘 이용했습니다.
  
  어제도 3월 중순으로서는 추운 밤이었습니다. 온기가 전혀 없으면 잠이 잘 안 옵니다. 잠들기 전에 잠시 약하게 난방을 틀었습니다. 어제는 한파로 전력수요가 급증할 것을 예상한 정부와 도쿄전력(東京電力)의 긴급요청으로, 철도가 운행을 단축했습니다. 퇴근길에 전철역 등에 엄청난 인파가 몰렸습니다. 전원(田園)생활을 선택해서, 혹은 집값이 비싼 도심에서 집을 구하지 못해 멀리 나간 사람들은 이런 때 더 힘이 듭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일주일에 네 번 쓰레기를 가져가는데, 오늘 아침에도 쓰레기가 제시간에 수거되었습니다. 기름 부족으로 혹시 청소차 운행에 영향이 있는가를 보았는데, 기름 사정이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동네 슈퍼에 가보니 ‘두부는 한 모만 사가세요’라고 쓰인 쪽지가 보였습니다. 그래도 ‘가정 비축(家庭備蓄)’은 어지간히 충족되었는지 진열대에 식품이 조금씩 늘어납니다.
  
  어제는 친구들과 보름 전에 약속했던 저녁식사를 취소(연기)했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만나던 친구들인데, 재해 극복에 애쓰는 분위기에서 모임을 갖기도 그렇고, 더욱이 멤버 중 한 사람이 지진 때 큰 부상을 당해 입원했기 때문에 모두가 당연히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저희들 경우뿐 아니라, 직장인들이 퇴근길에 가볍게 한 잔 하던 풍경을 볼 수 없습니다. 제 사무실이 동경에서도 가장 번화한 아카사카(赤坂)과 아주 가까워서, 아무리 불경기라고 해도 퇴근시간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인데, 정말 한산합니다. 유흥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사람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에서 軍, 경찰, 동경전력 직원 등의 사투장면을 보도하는 국내외 언론이, 일제히 오늘 내일이 고비라는 제목으로 보도하자, 아침부터 동경에 사는 후배가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내일부터 3연휴인(주말과 春分)데 관서지방으로라도 피신해야 하는 것인지를 묻는 전화였습니다. 2~3일 내에 결정적으로 수습이 된다는 말인지, 아니면 그 후에는 더 이상 수습 가능성이 없어진다는 말인지, 혹은 폭발이 일어난다는 말인지 설명이 없습니다. 이런 보도가 한 번 나갈 때마다, 스스로 판단과 비교 능력을 갖지 못한 사람들은 혼란이 증폭됩니다.
  
  일본에 유학한 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새 학기 등록도 포기하고 일본을 떠났다고 합니다. 책이나 짐까지 그대로 두고 탈출한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지금 피난소에 있는 사람들이야 자택이 무너졌으므로 당분간 친지들이나 행정당국이 주선하는 빈 집 등으로 피신해야 하지만, 편하게 쉴 수 있는 자기 집에 있으면 동경에서 더 멀리 피신할 필요가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주말이 ‘고비’라고 하는데, 어떤 의미로 ‘고비’라고 하는지 애매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현장에서는 매 순간이 고비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수습을 해야 합니다. 중간에 포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수백 km 밖에서, 혹은 지구의 반대편에서, 東일본에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이 닥쳐오고 있다는 식의 보도는 곤란합니다.
  
  어제(3.17) 예비자위관(예비군)에 대한 소집령이 발령되었습니다. 소집령을 받은 사람 중에는 쓰나미로 자택이 무너진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도 당연하게 소집에 응하는 장면이 TV에 방영되었습니다. 이들은 필요한 수속과 훈련을 받고 3월24일부터 재해현장과 피난소에서 활동하게 된다고 합니다. 피난소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 중에는 중학생도 있습니다.
  
  4월 달에 예정된 전국지방자치체 선거(4.10과 4.24)를 재해지역에서는 연기하는 특별법이 오늘 국회를 통과합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가 물리적인 이유일지라도 연기된다는 것은 비상사태임을 뜻합니다. 그런데도 간 나오토 총리는 국민들이 원하는 거국내각을 구성할 생각이 없고, 위기관리를 이유로 참의원에서 ‘문책결의’를 당했던 자신의 맹우(盟友)인 센가쿠 요시토(仙谷由人) 전 관방장관을 내각 관방副장관에 임명(3.17)하는 ‘회전문 인사’를 합니다.
  
  엔화가 1달러에 76.25엔이라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선진7개국이 엔貨 안정에 협력할 것을 선언하여 수습될 것으로 보입니다만, 일본의 대재앙(大災殃)에서 이익을 얻으려는 비정한 투기세력을 보면, 평소에 흔들이지 않는 국력을 키우고, 확고한 우방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을 절감합니다.
  
  민주당 정권은, 재해복구를 위한 재원확보를 위해 ‘육아수당’ 등 포퓰리즘성 예산을 복구비로 돌리자는 주장에 저항합니다. 그들은 이 상황에서도 다음 선거 때문에 ‘복지예산’을 줄일 수 없다는 자세입니다. 간 총리는 현장에는 죽으라고―죽음을 각오하고 후쿠시마 原電을 수습하라고―지시하면서, 자신은 일본을 구하기 위해 죽을 각오를 하지 않습니다. 저에겐 그렇게 보입니다.
  
  출근 하는 아들이 양복을 입지 않기에 물어보니, 직장에서 최대한 편하고 따뜻하게 입고 출근하라고 했답니다. 사무실에서 실내기온이 낮아서(추워서) 더운 물을 자주 마시다 보면 화장실에 자주 가게 되고, 수세식 화장실 물 사용이 그만큼 늘어납니다. 수돗물 생산에는 역시 전력이 필요하니 에너지 절약이라는 것은 정말 간단치 않다는 생각이 얼핏 듭니다. 위기 시에는 단순한 지식보다는 경험 있는 사람들도 정말 필요합니다.
  
  이번 위기를 통해 일본, 일본문화에 대한 이해가 늘어날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일본어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도 새삼 느낍니다. 내일 간단히 써보려고 합니다.
[ 2011-03-18, 18:25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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