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백만 표 이상의 차로 이긴다"는 내기의 전말
"전번에 400만 표차로 이긴다고 그랬지 않은가. 그렇게 불안하면 좋다. 또 내기를 걸자. 李 후보가 500만 이상의 표차로 이기는 데 10만원 걸겠다"

趙甲濟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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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987년 이후 모든 대통령 선거에서 1週 전에 당락을 정확하게 예측해온 경력이 있다. 무슨 비법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여론조사를 믿은 덕분이다. 선거 막판에 가면 여론조사를 믿지 않으려는 경향이 생긴다. 특히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후보측은 여론조사 不信論을 제기하고 이것이 요행수를 바라는 심리에 잘 먹힌다. 투표 직전엔 여론조사 공개가 금지되어 있으므로 뜬 소문이 활개를 친다. 인간은 원래 믿고 싶은 대로 믿는 경향이다.
  
  이번에도 나는 當落뿐 아니라 표차도 거의 정확하게 예측했다. 나는 작년말부터 2007년 大選에선 한나라당 후보가 400만 표 이상의 차이로 이긴다고 말하고 다녔다. 여러 군데 공개 강연에서도 그랬다. 올해 들어선 내기를 많이 해두었다. 투표 하루 전 이명박 지지자가 불안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 광운대 동영상 파문으로 이명바 후보 지지지율이 폭락했다는데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물었다.
  
  나는 '전번에 400만 표차로 이긴다고 그랬지 않은가. 그렇게 불안하면 좋다. 또 내기를 걸자. 李 후보가 500만 이상의 표차로 이기는 데 10만원 걸겠다'고 말했다. 어제 나의 최대 관심사는 500만 표였다. 李후보 지지율이 높은 서울 지역의 개표가 마지막에 끝나는 바람에 표차가 530만 표를 넘었다. 이런 식으로 이긴 내기가 10건을 넘으니 나는 연말 연시에 좋은 음식을 많이 먹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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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상식문제를 놓고 내기를 즐긴다. 특히 여행중에 동행하는 분들과 대화를 하다가 말이 맞지 않으면 내기를 하자고 한다. 이긴 적도 있고 진 적도 있어 巨金 5-10만원씩을 주고 받았다.
  
   1. 2000년에 한 내기중에는 이런 것이 있었다. '포르투갈의 1인당 GDP는 우리보다 낮은가 높은가?'. 정답은 없었다. 환율변동으로 기준이 애매해져 어떤 통계에 따르면 1만 달러를 넘고 다른 통계에 의하면 7000달러 수준이었다.
  
   2. 프랑스 스트라스부르그 대성당의 첨탑은 왜 하나뿐인가. 한 여행자는 '2차 대전 때 공습을 받아서 부숴졌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나는 아무리 연합군이 독일점령지에 대한 무차별 폭격을 하고 있을 때지만 세계적 문화유산에 대해서는 그러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소개 책자를 사서 읽어보니 원래 지을 때부터 예산 부족으로 하나만 만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3. 캐세이 파시픽(Cathay Pacific)항공사 비행기를 타고 홍콩으로 가면서 同行者와 내기를 했다. '캐세이'는 중세 유럽에 알려진 중국의 이름인데 왜 중국이 '캐세이'로 알려지게 되었을까. 나는 거란족의 遼나라가 '키타이'로 발음되어 서양에 전해진 것이 캐세이로 바뀌었다고 주장했고, 나의 동행자는 마르코 폴로가 중국에 와서 중국 이름 차이나를 '캐세이'로 발음하여 서양에 알렸다고 했다. 홍콩에 도착하여 캐세이 파시픽 항공사에 전화를 걸었더니 '오늘은 일요일이라 홍보실 직원이 나오지 않아서 모르겠다. 월요일에 전화를 해달라'고 했다. 서울로 돌아와서 문헌을 살펴보니 양쪽이 다 맞았다. 즉 마르코 폴로가 元나라에 와서 중국을 '키타이'라고 발음하는 것을 보고(遼가 망한 직후였으므로) 서양에 전한 것이 캐세이로 변형된 것이었다.
  
   4. 유럽 여행중에 한 건축가가 서울 을지로의 SK 건물을 설계했는데 피라미드 높이와 같은 150m로 했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나는 '피라미드중 가장 큰 기제의 피라미드는 높이가 300m이다'라고 수정해주었다. 건축가가 납득하지 않자 내가 내기를 하자고 했다. 여행참여자들도 우리 두 사람중 한 사람을 선택하여 함께 돈을 걸었다. 내기를 걸어놓고보니 불안해졌다. 내가 300m라고 믿는 근거는 무엇이었던가. 나는 피라미드를 구경해본 적이 없다. 그렇다면 문헌을 통해서 확인했어야 하는데 그런 기억도 없다. 나의 머리속에 고정되어 있는, 피라미드는 300m라는 확집은 의외로 그 근거가 취약한 것임을 깨달았다. 중학교 때 미술사를 가르친 선생님으로부터 그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는 게 유일한 근거였다. 다시 나는 상상해보았다. 높이가 300m라면 南山높이인데 4000년 전의 이집트에서 사람들이 남산만한 건축물을 지을 수 있었을까? 불안해졌다.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그 호텔에 투숙하자 말자 인터넷으로 검색했더니 기제의 피라미드는 원래 높이가 150m, 그 뒤 風雨에 깎이는 바람에 지금은 148m라는 것이다. 車中에서 동행자들에게 결과를 발표했더니 '숫자에 밝은 당신 말을 믿고 걸었다가 당했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그래도 돈을 썼기 때문에 피라미드 높이를 정확하게 알게 되었으니 낭비는 아니다'고 달랬다. 내기를 하면 어렴풋한 지식이 확실한 지식으로 변한다는 利点이 있다.
  
   5. 나와 내기를 잘 하는 愼鏞碩 한국인권재단 이사장(현 인천아시안게임유치위원장. 전 조선일보 駐佛특파원)과 이야기를 하다가 또 내기에 들어갔다. 미국의 50개주중에서 인구가 가장 작은 州는 어디인가? 나는 보스턴에서 1년간 생활하면서 로드 아일랜드州의 州都인 프로비던스에 놀러 간 적이 있었다. 그 기억을 되살려 로드 아일랜드라고 말했다. 愼이사장은 '와이오밍이다'라고 말했다. 며칠 뒤 확인해보니 로드 아일랜드는 면적이 3142평방킬로미터로서 가장 작은 주이고 와이오밍은 인구가 약49만 명으로서 가장 적은 주임을 알 수 있었다. 자료를 찾으면서 재미 있는 역사적 사실을 발견했다.
  
   6. 로드 아일랜드는 섬이 아니다. 連陸되어 있다. 1636년에 로즈 윌리엄즈라는 지도자가 보스턴에서 추종자들을 이끌고 남쪽으로 이동하여 프로비던스를 건설한 것이 이 州의 출발점이다. 로즈 윌리엄즈는 종교와 정치의 분리, 종교에 대한 토론의 자유 등을 주장했던 이였다. 그는 정통新敎에서 이단시하던 퀘이커교도와 유태인들도 받아주었다. 이 전통에 따라 로드 아일랜드는 미국에서 가장 자유로운 지역이 되었다. 1776년에 13개 미국州 가운데서 가장 먼저 영국을 상대로 독립을 선언한 것이 로드 아일랜드州였다. 州都인 프로비던스에 있는 브라운 대학은 이런 전통을 이어가는 名門이다.
  
   7. 와이오밍州는 인구가 약50만인데 면적은 25만 평방킬로미터로서 한반도보다 약간 크다. 한반도만한 넓이에 인구는 창원 정도이니 이곳의 삶은 어떨까. 이 州의 별명은 The Equality State이다. 1869년에 미국에서 처음으로 21세 이상의 여성들에게 투표권을 인정한 데서 나온 별명이다. 서부개척이 시작된 당시 이 州의 남여 비율은 6대 1이었다. 여성들을 많이 데리고 오기 위해서 참정권을 준 것이다. 이 州의 또 다른 별명은 The Cowbody State이다. 우리나라 유행가엔 '아리조나 카우보이'라는 귀절이 있다. 아리조나州에 가 보면 카우보이가 잘 보이지 않고 와이오밍, 몬타나, 다코타에 가면 많다.
   와이오밍州에선 인구비례의 하원의원은 한 사람인데 정원제인 상원의원은 두 명을 뽑는다. 와이오밍의 잭슨 홀이라는 도시는 그랜티턴마운틴 국립공원과 엘로스톤파크 국립공원으로 들어가는 교통의 요지이다. 그랜티턴마운틴은 서부영화 '세인'의 배경이 되어 우리 눈에 익은, 미국에서 가장 사진발을 잘 받는 산이기도 하다.
   이처럼 내기를 하면 득이 많다. 돈을 건다는 것은 적당히 넘어가던 지식을 확인해주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 2007-12-20, 21:43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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