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61) 더불어민주당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틀 전 조선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남은 선거운동 기간에 이재명 후보와 다른 후보 간 지지도 격차가 좁혀지겠지만 대선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 후보는 민주당 최초의 TK(대구·경북) 출신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가 유능한 사람임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당 대표 시절 일주일에 사흘 재판을 나가면서도 당을 장악했는데, 집권한 뒤 재판을 안 받으면 잠도 안 자고 일을 어마어마하게 잘할 거다. 정치권에서 ‘공무원들 이제 다 죽었다’는 농담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데올로기나 거시 담론보다 구체적인 성과를 내는 게 최고라는 생각으로 일하는 사람”이라고도 했다. 이 후보가 ‘민주당이 집권하더라도 정치 보복은 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는 “천년 만년 집권할 것도 아닌데 나중에 부메랑 맞을 짓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그래도 미래는 우리에게 맡기는 게 낫다’는 경쟁력을 보여주면 변수가 생길 것이다. 그런데 김 후보는 내란 세력의 일원으로 ‘심판 대상’이라는 위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유권자 기대 측면에서 이 후보를 앞서지 못한다.”

“이번 선거는 TK 목장의 혈투다. 이 후보가 이 지역에서 1등은 못 해도 역대 민주당 후보 중 이 지역 득표 상승률이 1등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이 후보는 선거 전술 차원에서가 아니라 민주당이 중도·보수로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1997년 대선 때 민주당의 승리를 가져온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때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종필·박태준을 끌어들인 게 아니라, 김종필·박태준이란 보수 진영의 거두가 정권 교체에 나선 김대중과 손을 잡은 것이다. 애국적 보수 인사라면 그때와 같은 합리적이고 애국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옆에서 지켜본 李 후보는 이런 사람이라고 했다.

“검찰의 수사와 압박으로 李 후보 이미지가 조작돼 있다고 본다. 李 후보는 합리적이고 실용적이고 유쾌한 토론가다. 기본적으로 쾌활함을 갖고 있다. 어릴 때 어려운 가정 형편이었고 검찰 수사까지 받았으면 좀 짓눌려 있을 수도 있는데 李在明의 얼굴은 웃고 있거나 짓궂은 장난기, 또는 진지한 토론가의 모습 중 하나를 띠고 있다. 작년 1월 부산에서 흉기 테러를 당한 이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 안정감이 생겼다.”

“李 후보가 ‘인생하고 정치는 원할 때 원하는 걸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평생 남북 평화와 복지국가를 꿈꿨지만 막상 권력을 잡은 건 IMF 외환 위기 때였다. 2년 동안 보수 세력과 손잡고 IMF를 극복했다. 이재명도 마찬가지다. 평생 기본 사회 구현을 바랐지만 지금은 경제가 바닥이라 할 수 있겠나? 재원도 부족하다. 당장은 성장과 회복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진보 세력도 여기에 시비를 걸 수 없을 것이다.”
“(정치보복을) 할 이유가 없다. 본인이 (정치 보복을) 징그럽게 당했는데 뭐 하러 하나.”

전국지표조사에 의하면 이재명 후보 호감도는 지난 한 週 7%p 오른 50%, 비호감도는 8%p 내린 46%였다. 김문수 후보는 호감 30, 비호감 65%였다. 내가 만나본 이재명 후보도 경쾌, 낙천적, 장난기 같은 낱말로 표현된다. 잘 웃는 이재명이 화 잘 내는 윤석열을 이기고 있는 선거이다. 처칠도, 링컨도, 레이건도 잘 웃기는 사람이었다. 히틀러 스탈린이 사람을 웃겼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