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윤석열 정권'인지 '이재명 정권'인지 헷갈린다.

민주당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감사원장을 탄핵소추하겠다고 하고, 정부 예산안에서 4조원 감액한 야당 단독 예산안을 예결위에서 통과시켰다. 이재명 민주당 마음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여당은 이런 상황에 이미 순치돼 아무 생각이 없고, 대통령실은 대변인 통해 교과서 같은 비판 성명을 내는 게 고작이다. 계속 듣다보면 고장난 레코드판에서 반복해 흘러나오는 소리들이다.

윤 대통령이 지금 그렇게 여유가 있는가. 오직 '아내 지키기'만 대통령의 관심사인가. 혹시 집에서 소맥 말아 김치찌개 끓여 안주하며 이재명을 아웃시킬 '항소심' 재판 결과만 기다리고 있는 건가.

나라 안팎이 위태로운데 대통령 자리에 앉아서 대체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거대 야당이라고 해도 대통령이 이렇게 맥을 못추고 휘둘릴 수가 있나.

윤 대통령을 쭉 지켜보면, 말은 장광설이나 결단의 용기는 없다. 민주당의 행위를 '위헌'으로 규정하고 대통령 명령으로 국회 예산안 결의 집행을 재의결하라며 거부하고, 정부안 집행을 대안으로 선언하면 그만이다. 시끄럽겠지만 '대통령 명령'으로 할 수 있는 것이다.


동시에 민주당에 대한 권한쟁의 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신청하고 그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민주당 의원들 세비와 국고보조금 지급을 유보하는 거다. 국회와 정당에 들어가는 정부 돈줄을 아예 끊어버리는 것이다. '집행권'을 가진 정부가 왜 그렇게 바보같이 당하는가.

지금처럼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 내년에는 공무원, 검찰, 경찰 모두 말 안 듣는다. 이재명 항소심 어쩌구, 남은 재판이 어쩌구 하는데, 판을 그렇게 읽지 못하는가. 지금 이런 분위기에서 어떤 판사가 이재명을 잡아 넣겠나. 조국이 대법원에서 무죄 안나면 다행이다.

현 상황에서 남은 이재명 재판이 어떻게 돼서 이재명이 망할 거라는 논평들은 일단 의미가 없다. 이재명의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기 전에 윤석열이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더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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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에게 남은 옵션은 이재명과 합의해서 이재명 공소를 모두 취하하고 본인은 탈당해 민주당과 연정 차원의 거국 내각을 구성하고 개헌 협상을 하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계속 이럴 거면 자신의 임기를 단축해 물러나는 게 맞다.

안 그러려면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의 권한으로 지금의 기형적인 야당을 아주 파멸적으로 손보든지 대결전 각오를 가져야 한다. 나중에 감방 갈 때 가더라도 말이다. 어차피 정권 교체되면 저쪽에서 윤 대통령 부부를 가만 두겠나. 정말 바보가 아닌 이상 본인도 이 정도는 알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