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은 임기 반환점을 돈 윤석열 정부에 대하여 외국출장중인 이준석 의원과 전화 인터뷰를 했다. 李俊錫 의원은 어제 통화에서 윤 대통령의 힘이 가장 셌던 정권 초에 윤 대통령 눈 밖에 났다는 이유로 당 대표직을 잃었던 과정에 대해 “윤 대통령이 역사를 되돌린 것”이라는 소회를 밝혔다고 한다. 이 의원은 “보수 진영을 젊게 바꾸는 도전에 성공한 것인데 그걸 되돌린 것”이라며 “윤대통령에게 동조한 사람들도 임기초 권력 강한 대통령에게 줄서다가 당을 말아먹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30대 당대표의 대전략, 즉 극단적 페미니즘에 대한 적극적 대응과 세대포위론으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이 가능했는데 이런 은혜를 원수로 갚은 윤석열 대통령을, 역사를 후퇴시킨 수구반동 세력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준석을 매개로 하여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였던 2030세대와 중도층을 전통보수 세력과 묶어서 안정적인 지지기반을 구축하고 한국의 주류세력으로 강화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이준석 몰아내기로 날려버린 데 대한 비판이었다.
이준석으로 대표되는 2030세대의 주류적 가치관인 자유와 공정을, 정통보수 세력의 반공이념과 조화시켜 반공자유민주주의의 철학적 구조를 완성할 수 있는 기회를 차버린 윤석열은 역사적 과오를 저지른 셈이다.

이 이원은 임기반환점을 맞은 윤 대통령의 2년6개월 국정 운영을 10점 만점으로 평가해달라고 하자 “0점”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는 “본인이 굉장히 취약한 권력 기반 속에 있는데도 뭐든 할 수 있다는 착각 속에서 정치를 다 망가뜨렸다”며 “결국 자신을 뽑아준 사람들의 지지 기반을 해체시키면서 TK(대구·경북)의 지지율이 부산보다 낮은 상황까지 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가장 잘한 일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기억 안 난다”며 “윤석열 정부의 경제 공약이 무엇인지 사람들은 기억도 못하고, 대장동이 누구 것이냐 정도만 기억나는 상황 아니냐”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준석 대표를 '내부총질러'라고 욕했지만 윤석열이야말로 내부총질로 지지기반을 축소시키다가 고립된 사람이다. 자신을 찍어준 이준석 세력과 의사들, 그리고 정통 보수세력(청와대 이전을 반대한 이들)을 적대시하다가 정치적 자멸의 길로 접어든 것이다.

이준석 의원은,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한 對국민 사과에 대해서는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李 의원은 “공허한 붕뜬 얘기를 하지말고 구체적으로 얘기했어야 했다”며 “사과라는 것은 어떤 피해를 누구에게 줬고, 그걸 어떻게 반성하고 있으며, 그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겠다는 게 기본적으로 전제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윤 대통령의 사과 여부를 두고는 “그런 기대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李 의원은 인적쇄신보다 윤 대통령의 자기반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정치를 ‘기우제(祈雨祭)’로 비유하고 “지금도 이재명 대표 재판 결과만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대표가 설사 재판으로 망하는 상황이 온다 한들 윤 대통령이 잘 되는 상황이 아니라는 걸 이제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의원의 정치적 미래는 30년 이고, 윤석을은 3년이다. 차오르는 초승들이 작아지는 반달에 한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