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남긴 글에서 "뜬금없는 산유국론, 잘 챙겨봐야겠다"며 "막판 대역전을 외치며 수천억 원을 쏟아붓고 결국 국민을 절망시킨 부산 엑스포가 자꾸 떠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 최대 석유개발회사가 영일만에 대해 가망 없다면서 철수했다는 기사 링크를 첨부, "십중팔구(성공 확률 최대 20%) 실패할 사안"이라고도 했다. 그는 "잘 되길 바라지만 참으로 걱정이 많다"며 "전액 국민 혈세를 투입하는 것도 걱정이고, 주가폭등에 따른 추후 주식투자자 대량손실도 걱정이다. 국회 차원에서 철저히 점검해야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윤 대통령이) 불필요하고 과도하게 국민의 기대를 자극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십중팔구라는 말이 있다. 확실하다는 뜻"이라며 "지금 석유 탐사를 놓고 확률이 20%라고 하는 데 반대로 얘기하면 80%는 아니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정부 논리대로 말해도 십중팔구는 실패한다는 뜻이다.
이 대표는 "일설에 의하면 20% 확률이니까 1000억씩 들여 5번 뚫으면 확실하다고 하는데 이러한 소리를 하면 안 된다"라며 "기본적으로 이런 것은 가능성이 있으면 민간자본을 유치해 하는 게 맞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지도 모르는데 정부 예산을 들여서 하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해 봐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5개 시추하는 데 5000억이 든다고 한다. 성공하기를 바라지만 부산엑스포 실패와 같은 충격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하고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같은 시각 국회 로비(로텐더홀)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1976년 1월 15일 박정희 대통령이 '포항에서 양질의 석유가 발견됐다'고 하던 장면이 떠올랐다"며 "영일만에서 검은 기름이 나왔다는 중앙정보부의 보고에 박 대통령이 덜컥 발표했다. 누가 봐도 국정 전환용이었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알고 보니 당시 발견된 기름은 원유가 아닌 정유(원유를 분리·정제한 석유제품)였다. 결과적으로 대통령 주연의 對국민 사기극으로 끝난 것"이라며 "(대통령의 브리핑은) 매장이 확인돼 채굴한다거나 경제성이 있다가 아닌 '가능성이 있다'가 전부"라며 "이 또한 정부가 최종적으로 확인한 게 아니라 미국의 한 평가업체가 내놓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석유 탐사 성공률은 20% 안팎이다. 대통령이 발표해버렸으니 정부는 꼼짝없이 시추를 위해 돈을 쏟아야 한다. 자그마치 5000억원이다"고 했다.
이러한 때 국회가 할 일은 청문회일 것이다. 특히 전문가들을 불러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이야기를 듣고 이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필요하다면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
이재명, "영일만 시추는 십중팔구 실패한다"
- 조갑제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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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6-06, 11:19
오는 11월부터 포항 영일만에서 석유와 가스 탐사 시추가 시작된다고 언론들이 보도했다. 동해 8광구와 6-1광구 북부에 걸친 대왕고래 가스전 후보 해역에서 탐사 시추에 나선다는 것이다. 이곳에는 35억~140억 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탐사 시추는 노르웨이 유명 유전 개발업체인 'Seadrill'이 맡는데, 시드릴은 노르웨이 선박왕 존 프레드릭센이 설립, 한때 보유한 세계 최대 해양 시추업체라고 한다. 심해 석유를 전문적으로 탐사하는 기업이다. 국내 조선업계의 주요 해양 시추 설비 발주처 가운데 하나다. 정부는 20%의 성공률을 예상한다. 최소 5번 이상의 탐사 시추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산업부 관계자는 "20%라는 성공률은 매우 높은 수치로 전반적인 지질 구조도 좋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석유와 가스가 펑펑 쏟아져 나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