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다른 날에 배신이 없으리라 믿겠나>

어제(9.21)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었다.《‘李 측근’ 유엔대사에…유엔 근무한 외교 원로들 “이게 국익외교냐”》

작사도방(作舍道榜)이라 했다. 길가에 집을 지으면 오고 가는 사람들이 다 한 마디씩 하기 마련이다. 이들이 하라는 대로 하면 집을 지을 수 없다. 그러나 나라 안과 밖에서 같은 목소리가 나오는 마당이니 대사 인사가 잘된 일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중외(中外)가 책응(策應)하는 데야 어떻게 잘한 인사라 고집하겠나. 인사 시비가 이번이 처음이 아닌 데다가 임명이 여망(輿望)의 밖에서 나왔으니 문제다 “인사가 만사다.”라 했는데 이재명의 인사에는 양 대가리와 개 꼬리(羊頭狗尾)가 섞여 있다.

이재명을 변호했던 변호사들이 여럿 임명되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자기 사람을 곳곳에 중용해서 좋을 일이 뭐 있겠나. 이는 동종 교배라 할 수 있으니 좋은 열매를 바라기 힘든다.그들은 다만 유유낙낙(唯唯諾諾.시키는 대로만 함)할 것이 뻔하다.

이재명에게 세력은 넘쳐 보이나 덕기(德器)는 부족해 보인다 치자(治者)의 덕기 부족은 인사로써 메워야 하는데 그럴 뜻이 없어 보이니 본인에게는 천재일우를 놓침이요 정권에는 치명타이며 나라에는 불행이 아니랄 수 없다. 자기 힘을 주체하지 못한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경우이지 않겠나.

세력이 넘치는 자신감에 인사를 가볍게 했을 염려가 있겠고, 덕기가 드무니 사람을 서둘러 믿었을 수 있겠고, 사람의 수덕(修德) 여부도 따지지 않았을 수 있겠다. 어찌 다른 날에 유승민과 한동훈 같은 화가 없을 줄을 알겠나.

고대 사람들은 인사를 어떻게 했는지 참고삼아 한 번 들여다보자

“관직을 임명할 때에는 덕이 있고 유능한 인재를 가려야 하고, 좌우에 부리는 자도 그 자리에 합당한 자를 가려야 한다. 신하는 위로는 임금의 덕을 선양해야 하고, 아래로는 백성을 행복하게 해야 하니, 관직을 임명하는 것을 그야말로 어렵게 여기고 신중하게 해야만 할 것이요, 오직 조화롭고 전일하게 해야 할 것이다.(任官 惟賢材 左右 惟其人 臣爲上爲德 爲下爲民 其難其愼 惟和惟一)” -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