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닷컴은 오늘, 트럼프 대통령이 4차 방북을 취소한 이후 미 행정부 내에 對北기류가 바뀌고 있다면서 對北 강경파들이 공식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였다고 보도하였다. 28일(현지 시각) 열린 국가안보회의에서 헤일리 유엔 대사는 북한 정권이 비핵화 약속과 관련해 딴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마티스 국방장관은 한미연합훈련 중단은 앞으로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의 외교안보 담당 칼럼니스트인 조시 로긴은 27일자 칼럼에서 "트럼프 행정부에서 워싱턴의 동의와 무관하게 북한과 데탕트(화해)를 위해 홀로 가고자 하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 대통령은 8·15 경축사에서 "남북 관계 발전은 북·미 관계 진전의 부수적 효과가 아니다"라고 했었다.

스탠퍼드 대학의 아시아 태평양 연구소 소속 대니얼 스나이더 교수는 27일 일본의 경제주간지 도요게이자이(東洋經濟) 기고문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對北정책팀 내부에서 몇 가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하나는 북한 비핵화 의지에 대한 회의론이고, 또 다른 하나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깊은 우려"라고 정리했다.

스나이더 교수는 "문재인 정부는 표면적으로는 미국을 지원하고 있지만, 서울의 관리들은 북핵 문제는 기본적으로 미국과 북한의 문제로 생각하고, 한국은 對北정책을 분리시키고 싶어 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미국의 일부 관리는 '만일 한국이 이(남북 경협)를 (동의 없이) 진행할 경우, 한국에 대한 제재를 준비해 놓았다'는 경고를 했다"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의 국민, 농협, 신한은행 등이 남북 경협과 관련한 여러 상품을 내놓는 것이 미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국민은행은 탈북자 등이 북한에 두고 온 가족을 위해 은행에 미리 자금을 맡겨두면 死後 북한 이산가족에게 상속될 수 있도록 한 신탁 상품을 만들었고, 농협은 통일펀드 상품을 내놓았다고 소개했다. FT는 "이는 문재인 정부의 환영을 받을 수는 있지만, 북한에 대한 압박을 유지하려고 하는 워싱턴을 짜증 나게 만들 위험이 있다"고 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미북 히핵화 협상이 진전되지 않아 문재인 대통령이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폼페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취소시키고 한미연합훈련 중단 조치의 종료를 선언하는 등 對北압박 정책을 재개하고 있어 문 대통령이 오는 9월 김정은을 만나더라도 성과가 없을 것이며 이에 따라 올해 가을 유엔총회에 참석할 이유도 애매해진다고 했다.

볼턴 안보보좌관은 “김정은이 1년 안에 핵무기를 폐기하겠다고 한 이야기를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에게 했다”고 밝히는 등 책임을 전가하기도 한다.

트럼프의 참모들은 문재인 정권의 傳言만 믿고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을 만나기로 한 것부터가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트럼프가 저지른 일을 수습하는 데 짜증을 내는 모습이기도 하다. 최고위급 회담을 먼저 하고 여기서 미국에 불리한 합의문이 나오니 아래 실무자들이 고생을 하고 있다. 그럴수록 문재인 대통령을 원망하면서 벼르고 있는 느낌이다. 만약 문재인 정권이 미국과 멀어져 북한 중국 쪽으로 기운다고 판단하면 트럼프는 터키에 대한 제재처럼 전방위적 보복으로 나올지 모른다. 터키도 미국의 군사동맹국이지만 러시아 이란 쪽으로 기울면서 독재화되자 트럼프는 여론과 언론의 지지를 등에 업고 금융제재를 하였다. 동북아시아의 기본 대결 구도는 美中대결인데, 한국이 중국 쪽으로 기우는 것을 미국이 방치할 리가 없다. 한국은 핵무장 국가가 아니므로 미국과 떨어져 핵우산의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되면 핵무장한 중국 및 북한의 노리개로 전락할 것이다.

이게 문재인 정권의 목표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른바 민족공조는 조만간 反美공조로 진행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