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6.25(한국) 침략 전쟁 호도

대한민국 역사교과서는 1950~53년에 있었던 세계사적이고도 민족사적인 6.25전쟁의 본질을 이해할 수 없게 만들어놓고 있다. 소련과 중국, 북한 등의 공산주의체제가 자행한 자유민주체제에 대한 침략으로, 전체주의와 제국주의의 확장전쟁이란 사실 인식을 전혀 할 수 없게 서술해놓고 있다. 나아가 침략 주체를 모호하게 하기 위해 침략전쟁의 성격을 전혀 서술하지 않고 상호간에 잦은 충돌이 있었고 그 충돌이 전쟁으로 비화되었다는 兩非論的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비록 우리 교과서가 대한민국이 북한을 먼저 침략했다는 논리까지 차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것을 제외한 나머지의 모든 내용은 북한의 역사인식을 옮겨 놓고 있다. 북한의 침략으로 저질러진 수백만 우리 민족의 희생과 인민군이 자행한 대량 학살, 그리고 중공군의 참전으로 불가능해진 통일이나 중국에 의한 우리민족의 희생에 대한 일체의 서술을 배제하고 있다.

북한의 역사서가 제시한 ‘작은 전쟁’론을 통해 그들이 저지른 전면 침략전쟁의 본질을 호도한 것이다. 북한은 분단 이후 남한이 일으킨 <작은 전쟁>이 수없이 발생하였고 그것은 사실상의 ‘전쟁도발 행위’라고 강변해왔다. 명백한 전면 침략전쟁을 앞에 두고 같은 민족을 대상으로 누가 불법적 전면적 침략전쟁을 했느냐는 것을 묻지 말자는 논리다. 누가 먼저 총을 쏘았는가는 중요하지 않는다는 집요한 전략의 일환이었다. 사실상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었고 한국전쟁은 크기나 규모만 다를뿐 그 연장선에 있다는 것이었다.

대한민국 교과서는 이런 김일성주의의 논리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남북간에 ‘크고 작은 충돌이 빈번하게 일어났다’고 강조했고, 또 ‘하루가 멀다하고 크고 작은 군사적 충돌이 일어났다’고 반복해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객관적 사실에 대한 검증도 없이 마치 객관적 제3자적 서술인 것처럼 “동기로 본다면 인민 공화국이나 대한민국이나 조금도 다를 바 없을 것”(미래엔 317)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김일성주의와 공산주의에 의해 도발되고 희생당한 민족사적 비극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우리 역사 교과서는 단지 북한 전체주의 교과서의 한국판인 이유가 이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