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일성의 이른바 ‘주체사상’은 북한을 생지옥으로 만든 수령세습독재의 이론적 바탕이다. 독재자의 신격화, 주민들의 노예화, 수백만의 학살과 餓死(아사)는 여기서 비롯되었다. 나치즘, 파시즘, 군국주의, 인종차별주의, 스탈린주의를 다 합친 것보다 더한 악마적 논리이다. 이를 굳이 대한민국의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서 가르치려면 그 狂信性(광신성)을 강조하는 것 이외엔 필요가 없다. 그런데 좌편향 교과서들은 주체사상을 북한 선전 자료에 근거하여 미화하고, 이에 대한 정부의 수정 권고도 거부하는가 하면 법정투쟁까지 벌이면서 굳이 학생들에게 교육해야겠다고 버티고 있다.

2. 2013년 8월30일 교육부 검정을 통과한 8종의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중 네 種(종)이 주체사상을 소개하였다. 천재교육 교과서 318 페이지의 ‘자료읽기’ 난엔 ‘김일성 전집’에 실린 주체사상 관련 내용을 옮긴 다음 이렇게 무비판적으로 정리하였다.
<김일성은 자신의 항일 무장 투쟁만이 유일한 혁명 전통임을 내세우고, 이것만이 진정한 주체의 역사라고 주장하였다. 김일성은 이를 바탕으로 1967년 ‘주체사상’을 통치 이념으로 확립하였다.>
교과서는 329 페이지의 '자료 읽기' 난에서 또 '자주 노선을 전면에 내세운 북한'이란 제목으로 노동신문을 인용하였다. 교육부는 수정권고를 하여도 출판사가 불복하자 수정명령을 내렸다. 318페이지의 경우 <이는 김일성의 권력 독점과 우상화에 이용당하였다>는 설명을 덧붙이는 것으로 끝냈다. 그래도 90%의 기술은 北의 선전 자료이고 나머지 10%가 미온적인 비판이다. 다른 3種의 교과서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3. 미온적 수정에도 필자들은 반발했다. 천재교육 등 6개 교과서(교학사 리베르스쿨 제외) 필자 12명(주진오 외 11명)은 주체사상 부분 등에 대한 교육부의 수정명령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및 수정명령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가, 1심, 2심에서 패소하였다. 법원은 북한이 주장하는 내용을 그대로 실으면 오해의 소지가 있으므로 수정명령은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은 대법원에 올라 가 있다.

4. 교육부는 ‘고교 한국사 교과서 주요 편향 사례’ 분석 자료에서 미래엔의 교사용 지도서마저 주체사상과 북한 헌법에 대하여 과도하게 서술하고, 대한민국 헌법에 대한 자료 제시는 부족한 점을 비판하였다. 

5. 좌편향 교과서 필자들은, 왜 이토록 주체사상에 애착을 보이는가? 주체사상을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행동일 것이다. 유엔총회가 김정은을 反인도범죄자로 규정,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할 것을 결의, 안보리에 상정해놓은 것도 주체사상에 대한 斷罪의 성격이 있다. 그럼에도 그 주체사상의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한국의 교과서는 속임수로 가득 찬 북한 선전 자료를 옮겨 학생들을 교육하려 애쓴다. 이스라엘 학교에서 히틀러의 ‘나의 투쟁’을 가르치는 격이다.

6. 좌편향 교과서를 지배하는 민중史觀은, 변종 공산주의로도 불리는 민중민주주의에 기초하고 있다. 이런 세계관에 입각하면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를 敵對視(적대시)하고 북한정권과 주체사상을 감싸게 되어 있으며 교과서를 계급혁명의 도구로 삼는다. 헌법재판소는 작년에 통진당이 표방한 민중민주주의에 대하여 국민을 계급적으로 분열시키고 '북한식 사회주의' 세상을 만들려 하는 위헌적 혁명이론이라고 판시, 정당 해산 결정의 주된 이유로 삼았다. 법정에선 헌법위반으로 최종 결정된 민중민주주의의 유령이 교과서의 탈을 쓰고 미래세대의 영혼을 유혹하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검인정 교과서의 주체사상 파문인 것이다. 학생들을 반역자나 패륜아로 키울 생각이 아니라면 이런 식의 주체사상 선전은 새 교과서에서 금지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