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는 6·25 전란 중 소년家長(가장)을 한 70대 중반의 기업인입니다. 요사이 언론과 정치권이 메르스 사태를 마치 국가가 큰 위기에 처한 것처럼 너무 크게 다루고, 메르스와 사투하는 방역당국과 의료진을 너무 힘들게 하는 것을 보면서, 답답한 심정을 누를 길이 없어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2. 한국의 메르스 사망자는 22일 현재 27명입니다. 올해 초 홍콩에선 독감으로 500명 이상이 죽었고, 인도에선 신종플루로 1000명 이상이 죽었지만 한국처럼 이렇게 국가적 소동으로 번지진 않았습니다. 그곳의 정치인과 언론이 自國 정부와 의료진을 집중적으로 비판, 불안감을 조성하여, 외국 관광객들의 발길을 끊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하였습니다.

3. 우리나라에선 일부 국민들이 방역당국과 의료진을 너무 몰아세우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는 방역망도 무너졌고 보건 계엄령을 펴야 할 정도로 엉망이니 관광 올 생각도 하지 마세요”라고 광고한 꼴이 되었습니다. 선동과 괴담이 나도니 필요 없는 휴교령을 내리고 모든 경제활동이 위축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한국 정부가 초기 대응엔 실수가 있었으나 곧 세계 최강 수준의 대응을 하고 있다고 높게 평가하였으며 ‘국제적 보건 위기’로 보지 않으므로 여행·무역을 제한할 필요가 없다는 전문적 견해를 밝혔습니다.

4. 메르스의 확산이 병원 내에서 시작된 것은 사실이지만, 의사, 간호사들의 희생적 노력으로 병원 바깥의 지역 사회로 번지는 것을 막았습니다. 22일 현재 전체 확진자 172명 가운데 19%인 33명이 메르스와 싸우다가 감염된 병원관계자라고 합니다. 의사, 간호사들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묵묵히 방역戰線(전선)에서 메르스 바이러스와 목숨을 건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殺身成仁(살신성인)하는 이들에게 훈장을 주는 심정으로 감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냅시다. 메르스를 이 정도로 통제할 수 있게 된 것은 한국이 자랑하는 IT(정보기술)의 도움이 컸다는 생각도 듭니다.            

5. 한국은 메르스에 이렇게 흔들릴 수 없는 큰 나라입니다. 매년 평균 약26만 명 이상이 죽는데, 자살로 1만4000명, 폐렴으로 1만 명 이상, 교통사고로 6000명, 그리고 독감으로 100명이 죽습니다. 메르스 사태처럼 자살사건을 중계방송 하듯이 보도한다면 한국인들은 미쳐버릴 것입니다.

6, 일부 국민들은 全知全能한 입장에 서서 모든 인간과 조직은 완벽해야 한다는 전제를 깔고 기습당한 정부의 사소한 실수까지도 과장하여 비난하고 있습니다. 9·11 사태 때 출동한 뉴욕 소방대원 343명이 월드 트레이드 센터 빌딩 속으로 들어갔다가 죽었습니다만, 미국에선 아무도 누가 그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느냐고 따지는 일 없이 모두를 영웅으로 만들었습니다. 국가 위기 때는 국민들이 단결하여 국가를 밀어주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문책은 불을 끈 다음에 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7. 대한민국은 지난 70년간 식민지의 질곡, 분단의 아픔, 전쟁의 폐허 속에서 기적과 逆轉의 (역전)드라마를 펼치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인구 5000만 명 이상으로서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 이상(구매력 기준)이고 민주주의를 하는 일곱 나라(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한국)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런 위업을 달성한 우리 국민들이기에 화합만 하면 메르스 정도의 위기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사랑을 받으면 힘이 생기고 사랑을 하면 용기가 생긴다고 합니다. 메르스와 싸우는 방역당국과 의료진에 힘을 실어줍시다. 환자들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합니다. 저의 글을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서울시민 金博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