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만났던 기분 좋은 두 젊은이

불과 한 시간 안에 두 사람이 경험한 대한민국 청년의 아름다운 모습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나이 탓인지 모르겠지만 요사이는 청년들이 점점 예쁘게 보인다.
어제 오후 대한극장에서 '킹스맨'을 보려고 기다리면서 스타박스에서 커피를 한 잔 했다. 출입문이 열리더니 바람이 휙 불면서 내가 책상 위에 쌓아두었던 메모장 10여 개가 날아갔다. 커피를 주문하려고 줄 서 있던,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청년이 몸을 돌리더니 재빨리 바닥에 떨어진 종이들을 줏어 나에게 넘겨주었다. 훈련된 사람처럼 머뭇거리지 않고 즉각적으로 하는 봉사에 감동하였다.

조금 있으니 아내가 택시를 타고 왔다.
첫 마디가 "기분 좋은 일이 있었다"였다. 집 앞에서 택시를 타려는데 대학생으로 보이는 청년이 서 있다가 다가오는 택시를 향하여 손을 흔들었다. 택시가 서자 그 청년은 아내를 보더니 "먼저 타세요"라고 양보하였다. 아내는 "아니 학생이 먼저인데"라고 사양하였으나 "저는 천천히 가도 되어요"라면서 듣지 않았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택시 잡기가 어려운데도 그러니 요사이 젊은이들에게 우리가 배울 게 많아요."

불과 한 시간 안에 두 사람이 경험한 대한민국 청년의 아름다운 모습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나이 탓인지 모르겠지만 요사이는 청년들이 점점 예쁘게 보인다. 노인들과 젊은이들 사이에 대화가 어려운 것은, 젊은이들은 늙어본 적이 없고, 노인들은 젊어본 적은 있지만 그 사실을 잘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내가 기억을 되살려 보면 요사이 젊은이들이 나의 젊은 시절보다 잘하는 점이 많은 것 같다. 젊은이들로부터 배우려고 해야 가르칠 수도 있지 않을까?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