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字를 모르니 엉터리로 지어져 쓰이는 이름들

까마귀님이 이런 글을 썼다. 共感(공감)가는 이야기다.
신문 잡지 광고에서, 시내버스 따위에 크게 붙인 광고에서 병원 광고를 자주 볼 수 있다. 그런데 참 웃기는 일이 있으니 병원을 상점으로 취급하는 일이다. 광고주가 병원 또는 그 주인인 의사일 것으로 짐작되는데 스스로를 장사치로, 자신의 병원은 상점으로 이름 붙이고 있다.

○○병원 강남점, ■■한의원 영통점이라... 그럼 거기 대표는 점주? 일하는 사람들은 점원?

맞는 말이다. 그런데 더 본질적인 문제는 이것이다. 그곳을 “病院(병원)”으로 부르는 것부터가 잘못된 이름이라는 것이다. “病院”이라는 이름은 “病이 主體(주체)가 되는 院”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떻게 되는가? 그곳에서 인간은 그 病의 從屬物(종속물)이 되는 것이다. 곧 醫師(의사)는 病을 모시는 종이 되고 만다. 그렇다면 患者(환자)는 또 뭔가? 患者는 病의 종인 醫師의 또 종일 것이다. 참 씁쓸하고도 고약한 이야기다.

그렇다면 저곳의 이름은 어떻게 지어야 옳은가? 朝鮮時代(조선시대) 以前에는 그런 곳을 “醫院(의원)”이라 했다. “醫”는 “病을 고친다”는 뜻이다. 그러니 지금도 “醫院”이라 부르는 것이 “病院”이라 하는 것보다 옳다. 지금은 작은 곳을 “醫院”, 큰 곳을 “病院” 식으로 구분하는데, 잘못된 이름 체계다. 모두 “醫院”이라 불러야 옳다. 다만 구분하고 싶다면, 큰 곳은 “大醫院”, 중간 곳은 “中醫院”, 작은 곳은 “小醫院”이라 하면 될 것이다.

“醫院”이라는 집에는 “醫員”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지금은 “醫師”라 부른다. 어떻든 “醫員”과 “醫師”는 “病을 고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病을 모시는 종”이라는 뜻은 아니다. 그러니 過去(과거)의 이름이 옳은 것이다. 만약에 “病院”이라는 이름이 옳다면 그곳에 근무하는 사람들을 “病師”라 불러야 옳을 것이 아닌가? “病師”는 “病을 주는 선생님”이라는 뜻이 아닌가? “病師”가 말이 안 된다면, 마찬가지로 “病院”도 말이 안 되는 이름임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도 이런 엉터리 이름을 짓고, 또 공부 많이 한 분들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그 이름을 쓰고 있는 것은 現代 韓國人(현대 한국인)들이 漢字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漢字를 잘 모르니까 不足(부족)한 漢字 실력으로 오늘날 아무렇게나 이름을 짓는 것이다. 그러니 저런 황당한 이름이 생기는 것이다.

“國立 癌센터”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癌이 主人인 센터”가 있을 수 있는가? 그러면 인간은 그 癌에 복종하는 종이 되지 않는가? 그래서는 안 되고, 그곳은 인간이 主人이 되어 客體(객체)인 癌을 硏究(연구)하고 豫防(예방)하고 治療(치료)하는 곳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그곳을 “國立 癌센터”라 불러서는 안 된다. “國立 抗癌(항암)센터”라 해야 말이 된다. 곧 “인간이 癌을 막는 일을 하는 곳”이라 해야 設立 趣旨(설립 취지)에 맞게 된다.

“國立 國語院”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國語가 主人이 되는 집”이 있을 수 있는가? 그러면 인간은 國語의 종이 되는가? 아무리 國語가 重要(중요)하다 할지라도 인간보다 國語가 더 重要한가? 인간의 삶을 돕는 수단으로서 國語가 있는 것이지, 國語를 모시기 위하여 인간이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저곳은 “國立 國語 硏究院”이라 해야 맞다. 過去에는 그렇게 불렀다. 그런데 그 뒤 漢字를 모르는 인간들이 멀쩡한 이름을 버리고 改惡(개악)해버린 것이다. 原狀復舊(원상복구)하는 게 낫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저곳의 이름은 “國立 韓國語 硏究院”이라 해야 맞다. 왜냐하면 우리말의 정확하고 객관적인 이름은 “國語”가 아니라 “韓國語”이기 때문이다. 아니 더 엄밀히 말하자면 “國立 朝鮮語 硏究院”이라 해야 맞다. 왜냐하면 우리말의 정확하고 객관적인 이름은 새로 만든 “韓國語”보다는 오랫동안 써왔던 “朝鮮語”가 더 옳기 때문이다. 현재 北韓이 “朝鮮語”라 하기 때문에 우리가 “韓國語”라 하지만, 그런 政治體制(정치체제)를 떠난다면 객관적으로 볼 때 “韓國語”라는 이름보다는 “朝鮮語”라는 이름이 더 正統性(정통성)이 있다. 왜냐하면 檀君(단군) 할아버지가 “(古)朝鮮”을 세웠을 때부터 이미 韓民族은 “朝鮮語”를 써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日帝强占期(일제강점기) 때 “朝鮮語硏究會”가 있었지 “韓國語硏究會”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 그리고 역사적 사건으로서 “朝鮮語硏究會事件”이 있었지 “韓國語硏究會事件”이 있었던 게 아니다. 따라서 저곳은 “國立 朝鮮語 硏究院”이라 하는 것이 가장 옳다.

끝으로 앞서 까마귀님이 지적한 “○○병원 강남점”은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자. “病院”을 현행대로 그대로 두고 고친다 하더라도 “00病院 江南 支院”이라 해야 맞다. 그리고 필자의 주장대로 하자면 “00醫院 江南 支院”이라 하는 것이 옳다.

오늘날 漢字를 잘 모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이러한 일들이 非一非再(비일비재)하다. 필자는 그 중에서 다만 몇 개의 보기를 든 것뿐이다. 事理(사리)가 이런데도, 大韓民國 정부는 우리 韓民族이 2천년간 써온 漢字를 아무런 근거도 없이 우리 글자에서 除外(제외)시켜버렸다. 그리고 漢字敎育(한자교육)을 하지도 못하게 하고, 漢字 使用(사용)도 못하게 禁止(금지)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날 韓國語(朝鮮語)가 멍들고 있다. 한글專用의 弊害(폐해)가 극심하다.

大韓民國 정부나 정치권에 제대로 된 인간들이 있었다면 이렇게 重大(중대)한 문제가 지금까지 放置(방치)되어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朴槿惠(박근혜) 정부는 保守主義(보수주의) 정권이다. 保守主義란 傳統文化(전통문화)를 존중하고 지켜나가자는 主義다. 그렇다면 過去(과거)의 無識(무식)한 정부들과는 달라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나라 傳統文化의 핵심은 漢字이다. 그러므로 朴槿惠 정부가 한글專用의 弊害를 깨닫고 漢字를 우리 글자로 인정해 주기를 促求(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