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조선일보에 실린 선임기자 鄭權鉉 전 사회부장은 <'核 무장', 논의는 해야 한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일본의 핵무장 의도를 소개하였다. 일본의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1964~1972년 재임) 총리는 '핵무기는 보유하지도, 만들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이른바 '비핵(非核) 3원칙'을 선언하고 실행한 공로로 1974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런 그가 선언 다음 해인 1969년 2월 옛 서독 정부에 핵무기 보유를 위한 협력을 타진했다는 사실이 2010년 10월 일본 공영방송 NHK의 보도로 드러났다고 한다. 당시 비밀 외교 협의에 참석했던 외무성 관리는 NHK와 가진 인터뷰에서 "핵무기를 보유할 여지를 남겨 큰 나라들이 만든 조건을 뒤집고 싶었다"고 증언했다는 것이다. 이후 일본은 핵확산방지조약 발효(1970년)와 함께 원자력 평화 이용을 명분으로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박차를 가해 미국·프랑스에 이어 세계 3위의 原戰大國이 되었다.

정권현 기자는, <하지만 나카소네 전 총리 등 자민당 재(再)군비파에 의해 추진된 원자력 정책은 처음부터 핵무장을 염두에 두고 출발했다>고 주장하였다. '핵무기 제조의 경제적·기술적 가능성을 항상 유지해 잠재적 핵 보유 상황을 유지한다'는 방침은 일관되게 國策으로 추진돼 이미 플루토늄 30t을 보유한 일본은 마음만 먹으면 핵폭탄 수백 개를 제조할 수 있게 되었다.

방위청 장관을 지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자민당 간사장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일본의 잠재적 핵 보유 능력을 포기해선 안 된다. 일본이 핵을 가져야 한다고 마음만 먹으면 1년 내에 만들 수 있다. 그것은 억지력이다"고 공언했다. 지난해 말 총선에 출마한 자민당 후보 중 38%, 극우 정당인 일본유신회 후보의 77%가 '핵무장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최근 일본의 한 국립대 학생들을 상대로 한 설문 조사에서도 절반가량이 '핵무장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정권현 기자는, 일본의 핵무장론에 빌미를 제공한 것은 북한의 핵무장이었다고 주장하였다. 한국갤럽이 2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우리도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에 찬성 64%, 반대 28%였다. 같은 날 아산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여론조사는 66.5%가 독자적 핵무기 개발에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鄭 기자는, <북한이 한국을 겨냥해 '최종 파괴(final destruction)'라는 극단적 표현까지 써가며 핵 공갈을 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자위적 핵무장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그동안 북한 핵실험을 '자위용' '對美 협상용'이라며 여론을 호도해온 일부 좌파들은 '안보 포퓰리즘' '시대착오적'이라고 이를 비난하며 공론화를 봉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중 일부는 "미국의 핵우산과 강력한 한·미동맹이 있기 때문에 전술핵 재배치가 필요 없다"고 말하고 있다. 정 기자는, <이들에게 한·미동맹을 언제부터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비판하였다.

정 기자는, <지금 상황에선 당장 핵을 갖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독자적 핵무장 가능성'이 國論의 일부로 존재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는 <북한에 대해서뿐 아니라 대중(對中)카드나 대미(對美)카드로도 유효하다>고 했다. 중국에 대해선 한국과 일본·대만으로 이어지는 '핵 도미노'를 고민하게 할 것이고, 미국에 대해선 한국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핵우산을 확실하게 담보하게 만드는 수단이 될 것이다. 그는 <우리가 용기를 갖고 核 논의를 공론화하는 것이야말로 장기적으로 북핵(北核)과 일핵(日核)을 억제하는 힘이 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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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100분 토론 사회자: 한국이 핵무장을 하면 일본도 핵무장을 하여 동북아에서 군비경쟁이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있는데?

조갑제: "일본이 핵무장을 한다면 그것은 한국의 핵무장 때문이 아니고 북한의 핵무장 때문이다. 일본은 한국의 핵무장을 겁내지 않을 것이다. 민주국가-문명국가가 核을 갖는 건 위험하지 않다. 독재정권-깡패집단이 갖는 게 두려운 것이다. 일본이 핵무장을 한다면 중국은 고민에 빠질 것이다. 지금까지 중국은 6자 회담을 즐기면서 북한을 압박하지 않았다. 그런 중국을 고민에 빠뜨리는 건 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