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작년 11월12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憲政會 회의실에서 있었던 憲政會의 ‘영토문제 연구특별위원회’ 주최 정책 연찬회에서 필자가 발표한 발제문이다. ‘북방한계선’ 문제는 여전히 꺼지지 않은 불씨로 남겨져 있기 때문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이 이 문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어 드렸으면 하는 생각에서 ‘조삽제닷컴’에 게재한다. 李東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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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方限界線’ 論難, 무엇이 문제인가?

1. 西海 ‘북방한계선’의 起源

1950년6월25일 북한군의 기습 전면 남침으로 시작된 뒤 16개 유엔회원국과 중국의 참전으로 대규모 국제전쟁으로 확대되었던 6.25 전쟁은 3년 동안에 걸쳐 한반도 전역을 폐허로 만들고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초래한 끝에 1953년7월27일 休戰이라는 형태로 봉합되었다. 그러나, 1953년7월27일자로 발효된 한국전쟁 휴전협정은 치명적인 결함을 내포한 불량품이었다. 무릇 휴전협정의 핵심은 경계선이다. 그런데, 한국전쟁 휴전협정은 地上에서는 한반도의 허리를 東西로 가로지르는 155마일 길이의 군사분계선(Military Demarkation Line•MDL)과 이를 사이에 두고 南北으로 폭 2km의 비무장지대(Demilitarized Zone•DMZ)를 설정했으나 한반도 東西 해안 밖의 海上에는 아무런 경계선을 획정하지 않은 채 서둘러 休戰을 발효시킨 것이다.

휴전협정 경계선에 관한 조항 가운데 海上의 경계선에 관한 조항은 제2조13의 ㉡항과 15항이 전부였다. 다음은 문제의 조항들이다.

제 2조 정화(停火) 및 정전의 구체적 조치

가. 총 칙

제13항. 적대 쌍방 사령관들은 쌍방으로 하여금 보다 고위급의 정치회담을 개최하여 평화적 해결을 달성할 수 있도록 군사정전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ㄴ) 본 휴전 협정이 효력을 발생한 후 10일 이내에 한반도의 상대방이 통제하는 지역의 후방과 沿海諸島 및 海面으로부터 그들의 모든 군사력, 보급 물자 및 장비를 철거한다.... 상기한 沿海諸島라는 용어는 비록 본 휴전협정이 효력이 발생하는 시점에 일방이 점령하고 있더라도 1950년 6월 24일의 시점에 상대방이 통제하고 있던 섬들을 말하는 것이다. 단 黃海道와 京畿道의 道界線 북쪽과 서쪽에 있는 모든 섬 중에서 白翎島(북위 37° 58′. 동경 124° 40′), 大靑島(북위37° 50′. 동경 124° 42′), 小靑島(북위 37° 46′. 동경 124° 46′), 延坪島(북위 37° 38′. 동경 125° 40′) 및 牛島(북위 37° 36′. 동경 125° 58′)의 국제연합군사령관의 군사통제하에 남겨두는 島嶼群을 제외한 기타 모든 섬은 조선인민군최고사령관과 중국인민지원군사령원의 군사통제하에 둔다. 한국 서해안에 있어서 상기 경계선 이남에 있는 모든 섬들은 국제연합군사령관의 군사통제하에 남겨 둔다. (지도 생략)

제15항 : 본 휴전협정은 적대하고 있는 모든 해상 군사력에 적용되며 이들 해상 군사력은 한반도의 비무장지대와 상대방의 군사통제하에 있는 육지에 인접한 해면을 존중하고 상대방에 대하여 어떠한 종류의 봉쇄(封鎖)도 하지 못한다.

휴전협정의 이 조항들은 협정상으로는 한반도의 東•西 海上에 획정된 합의된 군사분계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해 준다. 이는 휴전협정의 치명적인 결함이었지만 판문점 휴전회담에서 海上 군사 분계선 문제가 이처럼 未決로 남겨진 것은 휴전 당시의 상황에 바탕을 둔 유엔군과 공산국 쌍방 사이의 엇갈린 이해타산의 산물이었다. 6.25 전쟁이 진행되는 동안 유엔군은 압도적인 공군력과 해군력으로 한반도상 의 制空權과 주변 수역에 대한 制海權을 독점적으로 장악하고 있었다. 특히 해군력의 경우, 북한의 해군력은 사실상 潰滅되었고 그 결과로 東西를 막론하고 북한 沿海의 島嶼들은 거의 100% 유엔군의 통제 하에 놓여 있었다. 당시 북한은 武力으로 이 島嶼들을 탈환할 해군력이 없었고 유엔군의 입장에서는 휴전이 성립될 경우 敵後方에 깊숙하게 고립되어 있는 이들 島嶼들을 방어할 능력도 없었지만 그렇게 할 만한 군사적 가치도 인정할 수 없었다. 더구나, 휴전의 시점에서, 유엔군의 입장에서는, 북한의 潰滅된 해군력은 海上에서 아무런 위협적 존재가 될 수 없었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휴전의 시점에서 海上 군사분계선 문제는 유엔군이나 공산군에게나 현실적으로 중요한 이슈가 아니었다. 이에 따라 유엔군은 이미 휴전회담 초기인 1951년7월의 시점에서 유엔 해군이 통제하고 있던 북한 沿岸의 島嶼들을 휴전과 더불어 북한에 반환한다는 방침에 입각하여 이들 島嶼들의 去就를 휴전협상의 협상카드로 사용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었다. 당시 휴전회담에서 논의되고 있던 地上에서의 군사분계선 획정 협상은 북한측의 “38선으로의 복귀” 주장과 유엔군측의 “휴전 당시의 접촉선”(Line of Contacts) 주장이 맞서서 교착되어 있었다. 여기서 유엔군측은 유엔군측의 독점적이었던 制空權과 制海權을 포기하는 代價, 특히 沿岸 島嶼들을 일괄 반환하는 데 대한 代價로, 地上에서의 군사분계선 획정에서 북한측의 양보를 요구한 것이다. 휴전협상 석상에서 海上 군사분계선 문제는 상대적으로 중요시되지 않았다.

결국 이 문제에 관해서는 沿岸 島嶼 반환을 카드로 사용한 유엔군측의 협상전략이 奏效하여 북한군측이 “38선 복귀” 주장을 철회하고 유엔군측의 “휴전 시점의 접촉선” 주장을 수용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어서 쌍방은 海上 군사분계선 문제를 논의했지만 유엔군측의 “3마일 領海” 주장과 북한군측의 “12마일 領海” 주장이 맞선 끝에 결론을 얻지 못했고 하루라도 휴전을 앞당기겠다는 조바심에 쫓기고 있던 미국은 결국 海上 군사분계선은 획정하는 문제는 未決로 방치한 채 1953년7월27일 휴전협정을 서둘러 발효시키고 말았다. 다만, 협상의 막바지에 유엔군측은 서해에서 휴전의 시점에서 유엔군측이 차지하고 있더라도 6.25 전쟁 발발 前夜인 1950년6월24일의 시점에서 북한측이 장악하고 있었던 모든 섬들을 북한측에 반환하면서 다만 문제의 5개 島嶼만은 유엔군의 통제 하에 두는 것으로 흥정을 마무리했다.

사실은, 한반도에서 制空權과 制海權을 독점하고 있는 유엔군은 6.25 전쟁이 진행되고 있던 1952년9월27일자로 마크 클라크(Mark Clark) 사령관 명의로 전 한반도 주변 수역에, ‘클라크 라인’(Clark Line)으로 일컬어지는 ‘한반도방위수역’(Korean Sea Defense Zone•KDSZ)을 선포하여 특히 북한에 대한 전면적 해상봉쇄를 실시하고 있었다. 유엔군은 1953년7월27일자로 휴전협정이 발효되자 그로부터 1개월 뒤인 1953년8월27일자로, “일체의 해상봉쇄를 금지”한 휴전협정 제2조15항에 의거하여, 클라크 사령관 명의로 “유엔군 함정에 의한 ‘한반도방위수역’ 통제를 해제”하는 조치를 취했었다.

그러나, 일단 휴전이 발효되자 유엔군, 특히 유엔군을 주도하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당장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될 심각한 상황을 직면하게 되었다. 海上 군사분계선의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潰滅되어 있는 북한 해군력은, 당장은, 위협적 존재가 아니었다. 그러나, 다른 몇 가지 현실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 첫째로는 漁場을 찾아다니는 남측의 민간 어선들을 통제할 필요성이었다. 둘째로는 북한의 沿岸 島嶼들로부터 철수한 8240부대 등 한국군 유격대들의 행동을 통제할 필요성이었다. 마지막으로는, 휴전 이후에도 ‘北進統一’ 주장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李承晩 대통령의 예측하기 어려운 행동을 통제할 필요성이었다.

이에 따라, 유엔군은 문제의 ‘한반도방위수역’ 통제 해제를 발표한 사흘 뒤인 1953년8월30일자로 海上 군사분계선 不在狀況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를 일방적으로 취했다. “휴전협정의 안정적 유지•관리”를 위하여 “유엔군측 함정과 항공기의 해상 초계활동에 대한 경계선”을 설정한 것이다. 이 경계선의 설정 내용은 東•西海 사이에 차이가 있었다. 해안선이 보다 단조로운 東海에서는 地上의 군사분계선이 바다를 만나는 지점에서 緯度와 평행하는 선을 그어 이를 ‘북방경계선’(Northern Boundary Line•NBL)이라고 命名했다. 그러나, 해안선의 전개가 복잡한데다가 북한측이 통제하는 육지에 근접한 5개 島嶼의 존재를 고려해야 하는 西海에서는 휴전협정 제2조13의 ㉡항에 明記된 “황해도와 경기도의 도계선”이 끝나는 지점인 漢江 입구로부터 白翎島 서북방까지 육지와 5개 島嶼들 사이의 中間線을 따라서 12개 좌표를 연결하는 경계선을 설정하고 이를 ‘북방한계선’(Northern Limit Line•NLL)이라고 命名했다.

東海상의 ‘북방경계선’도 마찬가지지만 西海상의 ‘북방한계선’은 비단 남측의 군용 및 민간 선박의 北上 한계선인 동시에 북측에게는 南下 한계선이기도 했었다. 海上에서의 남북의 군사적 접촉을 차단한 경계선이었던 것이다. ‘북방경계선’과 ‘북방한계선’은 항간에서 제기되고 있는 오해처럼 ‘클라크 라인’이 아니라, 그와는 달리, ‘클라크 라인’이 해제된 이후의 군사적 공백상태를 메우기 위한 구제조치였다. ‘북방경계선’과 ‘북방한계선’은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남북간 우발적 무력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을 줄이고 예방함으로써 휴전협정의 ‘목적’인 “정전체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였다. “海上 군사분계선을 설정하지 못한 휴전협정의 불완전성을 보완”하기 위하여 유엔군사령관이 단독으로 취한 후속조치였던 것이다.

‘북방한계선’과 ‘북방경계선’의 설정은 북한측에게는 휴전이 그들에게 不勞所得으로 가져다 준 橫財의 大尾였다. 휴전을 통해 북한이 확보한 가장 큰 不勞所得은 6.25 전쟁 기간 중 거의 100% 유엔 해군이 장악했던 沿岸島嶼들을 無償으로 반환 받은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유엔군에 의한 ‘북방한계선’과 ‘북방경계선’의 설정은 북한에게 전반적 군사력 증강은 물론 특히 潰滅되었던 해군력을 증강하는데 필요한 귀중한 시간을 가져다주었다. 북한은 1953년 휴전 때부터 1973년까지 西海 북방한계선의 존재에 대해 아무런 시비를 걸지 않았을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이 경계선의 존재를 인지, 인식하고 인정하는 행동의 기록을 여러 차례 남겨 놓았다. 그 같은 북한의 행동을 보여주는 사례들을 다음에 몇 가지 열거한다.

- 1954년6월1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한국전쟁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19개국 외무장관 회담 석상에서 북한측 수석대표 南日 외무상은 “미국은 현재까지 계속하고 있는 북조선에 대한 비법적인 해안봉쇄를 해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유엔군은 그 전 해인 1953년8월27일자로 북한에 대한 전면적인 해안봉쇄를 해제하고 8월30일자로 ‘북방한계선’과 ‘북방경계선’을 선포하여 시행하고 있었다. 물론, ‘북방한계선’과 ‘북방경계선’은 해안봉쇄를 위한 것이 아니었지만 1954년6월15일 제네바 회담에서 南日이 거론한 ‘해안봉쇄’ 운운의 발언은 이 두 ‘경계선’의 존재를 인지하면서 이를 ‘해안봉쇄선’이라고 强辯한 것이었다.

- 북한은 1959년11월30일자로 관영 <조선중앙통신사>가 발행한 『조선중앙연감』에 수록된 ‘황해남도’ 지도에 북방한계선을 西海상의 ‘군사분계선’으로 표기함으로써 당시의 시점에서 NLL을 군사분계선으로 사실상 인정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이에 관하여 2006년5월 제4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 참가한 북측 수석대표 김영철은 “「조선중앙연감」을 출판한 출판사가 표기를 잘못 했기 때문에 인민들의 항의를 받고 출판사가 문을 닫았으며 해당 도표는 3개월 후에 찢어 버렸다”는 군색한 설명을 늘어놓았다.]

- 북한측은 1963년5월17일 개최된 군사정전위원회 제168차 회의에서 NLL을 침범한 북한 간첩선의 침투 및 격퇴 위치를 둘러 싼 논란 과정에서 “우리측 함정이 북방한계선을 넘어간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석상에서의 북한측의 이 같은 언급 내용은 NLL의 존재를 ‘認知’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는 것이었다.

- 1984년 여름 남측에서 홍수가 발생했을 때 북한측 구호물자를 적재한 북한측 수송선박이 南下했다가 北上하는 과정에서 경비함정 등으로 구성된 양측 호송 선단이 서해 북방한계선 상에서 상봉하여 인수•인계하는 절차를 밟음으로써 북방한계선을 남북 쌍방간의 해상 경계선으로 활용한 기록을 남겼다.

- 북한은 북방한계선과 군사분계선을 북쪽 경계로 하여 조정된 한국의 ‘비행정보구역’ 變更案이 1993년5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간행물인 「항공항행계획」(ANP)에 수록되어 공고되고 1998년1월 말 발효되는 과정에서 아무런 異議를 제기하지 않음으로써 북방한계선의 존재를 사실상 黙認했다.

- 항로착오, 기관고장, 좌초, 기상악화 등으로 북방한계선을 越線 南下했다가 우리측에 의하여 구조된 북한측 민간 선박을 북측에 인도하는 것은 물론 북한측 수역으로 진입하거나 북한 함정에 납치되었던 우리측 민간 선박을 북측으로부터 인수하는 것은 항상 북방한계선 상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북한이 북방한계선의 존재를 인지하고 이를 남북간의 경계선으로 수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북한은 1950년대 말부터 前後方에서의 對南 무력도발을 쉴 사이 없이 전개했고 이와 병행하여 급속하게 증강된 해상 군사력을 이용하여 東西海에서의 해상도발을 날이 갈수록 격화시켰다. 그러나, 1973년 이전의 북한의 해상도발은 일관되게 민간 어선 납치, 해상 포격, 간첩 침투 등 전형적인 대남 공작 차원의 무력도발이었을 뿐 ‘북방한계선’이 시비의 대상이 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이 같은 북한의 입장이 1973년 말을 轉換點으로 하여 크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북한은 1973년10월부터 12월까지 43회에 걸쳐 서해 ‘북방한계선’을 의도적으로 침범하는 해상 도발을 감행했다. 이를 계기로 서해 5개 도서를 봉쇄하고 서해에서의 制海權을 확보하기 위하여 ‘북방한계선’을 無實化시키려는 북한의 시도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 같은 북한의 태도 변화는 越南戰을 軸으로하여 급변하는 국제정세를 배경으로, 북한이 휴전 이후 급속하게 추진했던 군사력 증강의 결과로, 특히 해군 전력 면에서 逆說的으로 ‘북방한계선’의 보호 아래서 이룩한 優勢에 대한 自信感에 기초한 것이었다. 특히 이 기간 중 북한의 해군 전력 증강은 괄목할 만 한 것이었다. 북한은 소련제 W급 잠수함과 유도탄정, 중국제 중소형 경비정과 R급 잠수함 등을 도입한데 이어 고속정과 어뢰정을 자체 생산하고 해안에 동굴진지를 구축하고 해안포를 대대적으로 배치했다. 1968년부터는 사정거리 23해리의 소련제 함대함 미사일 스틱스를 도입하고 1972년에는 미사일을 탑재한 유도탄 함정을 서해에 배치했으며 1973년에는 유도탄함, 어뢰정, 고속상륙정 등 80여 척의 고속정을 보유하기에 이르렀다.

북한 해군 전력이 이처럼 급속하게 증강되는 시점에서 한국 해군이 보유한 유도탄 고속함이 단 1척에 불과한 실정이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은 이 같이 확보한 우세한 해군 전력을 앞세워 특히 西海상의 ‘북방한계선’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군사적•외교적 공세를 날이 갈수록 격화시켰다. 1973년 후반 서해 ‘북방한계선’을 의도적으로 침범하는 무력시위를 벌이기 시작한 북한은 이해 12월부터 군사정전위원회를 무대로 하여 북방한계선에 대한 시비를 본격화시키기 시작했다. 1973년12월1일의 군사정전위원회 제346차 본회의에서 북한측은 “西海의 海面에는 어떠한 ‘界線’도 그어져 있지 않으며 西海 5개 島嶼들의 수역을 포함하는 이 해역은 북한의 沿海”라고 주장하면서 앞으로 유엔군측 선박이 이들 5개 島嶼들을 海上으로 출입할 때는 “우리측에 신청하고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방한계선’에 대한 북한의 是非는 그해 12월24일 개최된 군사정전위원회 제347차 회의로 이어졌다.

북한의 의도는 분명했다. 西海 ‘북방한계선’ 일대 水域을 ‘분쟁수역’(Disputed Waters)로 변질시키겠다는 것이었다. 북한의 주장은 “西海상에는 쌍방이 합의한 해상 경계선이 존재하지 않는데 남측이 ‘북방한계선’을 일방적으로 주장하기 때문에 무력충돌이 발생하고 군사적 긴장이 조성되고 있으므로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엔군과 북한군 사이에 새로운 海上 군사분계선을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1970년대에 국제사회의 해양법 논의에서 領海 3해리론이 퇴출하고 12해리론이 得勢하는 것을 계기로 이에 편승하여 ‘북방한계선’을 무력화시키는 북한의 군사적•외교적 책동은 더욱 격화되기 시작했다. 이 일환으로 북한은 1977년6월21일 “200해리 배타적 經濟水域”을 선포했고 같은 해 8월1일에는 “東海에서는 영해의 기준선으로부터 50해리, 서해에서는 경계수역 경계선”을 ‘海上 군사경계수역’으로 선포했다.

3. 남북고위급회담과 ‘북방한계선’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남북한 간에는 1990년부터 ‘남북고위급회담’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남북고위급회담’의 중심 懸案은 쌍방이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니라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한 관계”(<남북기본합의서> 前文)라고 합의한 남북관계를 포괄적으로 규제•관리하게 될 기본적 章典으로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약칭 <남북기본합의서>)에 합의하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남북간에 가장 첨예한 쟁점으로 등장한 문제는 쌍방간 ‘불가침의 경계선’을 어떻게 획정하느냐는 것이었다. 이에 관하여 남북이 기본적으로 도달한 합의는 쌍방이 “현재의 정전상태를 남북 사이의 공고한 평화상태로 전환시키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하되 “이 같은 평화상태가 이룩될 때까지 현 군사정전협정을 준수한다”는 것이었다 (<남북기본합의서> 제5조). 여기서 “공고한 평화상태”는 “분단된 한반도가 통일”되던가 아니면 “현재의 정전협정이 보다 항구적인 평화협정으로 대체”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남북기본합의서>의 <제2장: 남북 불가침>의 핵심 조항은 ‘불가침의 경계선’에 관한 조항인 제11조였다. 이에 관한 북한측의 당초의 주장은 “1953년7월27일부 군사정전협정에 규정된 군사분계선”을 ‘불가침의 경계선’으로 表記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表記에는 중대한 함정이 있었다. 군사정전협정에는 海上 군사분계선이 획정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북측 주장대로 할 경우에는 “海上 군사분계선을 새로이 획정하자”는 북측의 전략에 말려들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군사정전협정에 의하여 설정되지 않았고 또 협정 당사자 간에 별도의 합의가 없기는 하지만, 통일이 이루어지거나 현 휴전협정 체제가 보다 항구적인 평화협정 체제로 대체될 때까지는, 地上에는 ‘군사분계선’을 획정했지만 海上에는 ‘군사분계선’을 획정하지 않은 가운데 유엔군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북방한계선’(西海)과 ‘군사경계선’(東海)을 사이에 두고 쌍방의 관리구역이 형성되어 있는 현행 휴전체제를 존속시켜야 한다는 남측의 입장에서는 그 같은 북측의 주장을 수용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결국, 이 문제는 북한의 양보로 “남과 북의 불가침 경계선과 구역은 1953년7월27일자 군사정전협정에 규정된 군사분계선과 지금까지 쌍방이 관할하여 온 구역으로 한다”라고 표기하는 것으로 타결되었다. 이로써, 군사정전협정에 明文으로 획정되어 있는 地上의 ‘군사분계선’과는 달리, 획정되어 있지 않은 海上의 경계선에 관해서는 “그동안 쌍방이 관할하여 온 구역”으로 表記함으로써 西海 해상에서 남북간에 40년간 사실상의 ‘군사분계선’으로 기능해 온 ‘북방한계선’을 북측이 실질적으로 수용한 결과가 만들어졌다. 이 같은 사실에 대해서는 1992년12월13일 서울에서 열린 제5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남북기본합의서> 문안에 대한 타결이 이루어진 뒤 쌍방 대변인의 공동 기자회견 석상에서 安炳洙(假名•本名은 안병호) 북측 대변인이 “불가침 경계선은 남측에서 우리가 제기한 군사분계선뿐 아니라 해상에 있는 島嶼라던가 이런 것도 염두에 두고 합의하자고 했기 때문에 우리가 이것을 수용했다”는 설명으로 이를 뒷받침했다.

그러나, 海上 경계선 문제는 이어서 1992년9월17일자로 발효된 <남북기본합의서의 ‘제2장: 남북 불가침’의 이행과 준수를 위한 부속합의서>(약칭 <남북 불가침 부속합의서>)에서 ‘地上’과 ‘空中’ 및 ‘海上’의 ‘불가침 경계선’을 분리하여 별도의 조항으로 취급하는 가운데 ‘海上’의 경계선을 다룬 제10조의 표기방법에 관한 합의를 難産으로 만드는 원인이 되어야만 했다. 북측은 군사분과위원회에서의 <부속합의서> 작성 과정에서도 제10조의 海上 ‘불가침 경계선’을 “군사정전협정에 규정된 군사분계선”으로 표기할 것을 완고하게 주장했다.

이 같은 북측의 주장은 군사정전협정에서 획정되지 않은 ‘海上 군사경계선’이라는 표현을 <부속합의서>에 명기함으로써 ‘남북고위급회담’의 ‘군사공동위원회’에서 ‘새로운 해상 경계선’을 획정하는 문제를 논의하는 구실을 만들겠다는 음모였다. 그러나, <남북기본합의서>가 제5조에서 “남북간 공고한 평화상태가 이룩될 때까지 현 군사정전협정을 준수하기로 합의”한 상황에서 남북 쌍방이, “현 정전상태를 공고한 평화상태로 전환”시키는 방법으로, 통일이 아니라 ‘평화협정 체제’로 가는 방법을 선택하는 경우라면 몰라도 군사정전협정의 핵심 사항의 하나인 경계선 문제를 군사정전위원회가 아닌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논의한다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 越權이었다. 1953년의 군사정전협정은 제61조에서 이 협정에 대한 ‘수정’과 ‘보완’은 “쌍방 군사령관의 합의”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그들의 부당한 주장을 끝까지 고수할 수 없었다. 결국, <남북기본합의서>의 <불가침 분야 부속합의서> 제10조의 文案은 “남과 북의 해상 불가침 경계선은 앞으로 계속 협의한다. 海上 불가침 구역은 海上 불가침 경계선이 확정될 때까지 쌍방이 지금까지 관할하여 온 구역으로 한다”로 확정되었다. 남측 입장이 관철되었다. ‘海上에서의 불가침의 경계선’을 ‘線’으로 표현하지 않고 ‘지금까지 쌍방이 관할하여 온 區域’으로 표현하여 “각자의 군사통제 하에 있는 구역”으로 규정함으로써 그 같은 쌍방의 ‘區域’의 分離線으로 기능해 온 ‘북방한계선’의 ‘존재’를 북한도 수용한 것이다.

<남북기본합의서>의 <불가침 분야 부속합의서> 제10조 前半의 “남북 쌍방은 불가침의 경계선은 앞으로 계속 협의한다”는 것은 <남북기본합의서> 제5조에 따라 “앞으로 현 정전상태를 공고한 평화상태로 전환시키는 과정,” 즉 쌍방이 남북관계를 ‘평화협정 체제’로 발전시키기로 합의할 경우 그 一環으로 ‘새로운 불가침의 경계선’의 차원에서 협의한다는 것이지 그 같은 합의가 없이 정전협정이 준수되고 있는 상황에서 ‘군사분계선’의 위치를 변경시키거나 새로이 획정하는 문제를 협의한다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하는 것은 군사정전협정 제61조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越權 행위였기 때문이다.

4. 제2차 ‘남북정상회담’과 ‘10.4 남북공동선언’

그 동안 남쪽에서는 1998년부터 2003년까지 金大中 정권이, 그리고 이에 이어 2003년부터 2008년까지는 盧武鉉 정권이 연이어 집권하여 10년간의 左派 정권 시대가 등장했다. 그러나, 金大中•盧武鉉 정권의 집권 기간 중에도 서해의 ‘북방한계선’을 허물어버리려는 북한의 책동은 쉴 사이 없이 계속되었다. 1999년6월15일 북한군 함정들은 서해 ‘북방한계선’을 越線하여 우리 해군 함정에 선제공격을 가함으로써 제1차 ‘연평해전’을 도발했다. 이 제1차 ‘연평해전’ 이후 있었던 여섯 차례의 유엔군과 조선인민군 장성급 회담에서 북한측은 ‘북방한계선’을 거듭 부정하면서 새로운 海上 군사분계선 획정 문제 협의를 거듭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북한측의 주장이 유엔군측에 의해 지속적으로 一蹴되자 북한은 1999년9월2일 “조선 西海 海上 군사분계선을 선포할 데 대하여”라는 제목의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특별보도’를 통하여 북한만의 일방적인 西海상의 海上 군사분계선을 선포했다. 북한은 이 보도에서 “유엔군이 선포한 ‘북방한계선’은 ‘無效’”라고 주장하고 앞으로 이날 북한이 선포한 ‘西海 海上 군사분계선’에 대한 ‘自衛權’은 “여러 가지 수단과 방법에 의하여 행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이어서 북한은 2000년3월23일 ‘조선인민군 해군사령부 중대보도’를 통해 “西海 海上군사분계선 선포에 따른 후속조치”로 “5개 섬 通航秩序”를 공포했다. 이 조치는 白翎島, 大靑島, 小靑島를 포함하는 수역을 ‘제1구역’으로, 延坪島 주변수역을 ‘제2구역’으로, 그리고 牛島 주변수역을 ‘제3구역’으로 각기 구분하고 제1구역과 제2구역으로 진입하는 2개의 협소한 水路를 지정하여 모든 미군측 함정과 민간 선박 및 항공기들의 通航은 이들 2개 수로만을 이용하도록 허용하고 이 같은 通航秩序를 준수하지 않을 때는 無警告 행동을 취하겠다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었다.

이 동안 西海 상에서는 북한 해군 함정들의 북방한계선 越線 도발로 인한 海上 군사충돌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했다. 1999년의 제1차 ‘연평해전’, 2002년의 제2차 ‘연평해전’ 등이 그것들이다. 남북간에는 2000년 金大中 대통령(당시)의 평양 방문과 <6.15 남북공동선언> 발표가 있었으나 북방한계선을 무력화시키려는 북한측의 책동은 중단 없이 계속되었다. 북한은 2004년부터 西海상에서 ‘海上 경비계선’이라는 것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북한측은 2006년에서 2007년에 걸쳐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과 국방장관회담이 열릴 때마다 ‘海上 경비계선’을 거론했다. 특히 2007년11월의 제2차 남북 국방장관 회담에서는 문제의 ‘海上 경비계선’의 좌표가 표시된 지도를 제시하면서 “북측이 제시한 ‘경비계선’과 남측의 ‘북방한계선’을 다 같이 서로 인정”하되 “두 경계선 사이를 ‘평화수역’으로 선포하고 그 일부를 ‘남북공동어로구역’으로 지정하자”는 엉뚱한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2007년10월 초 불과 4개월여의 잔여 임기를 남기고 있던 盧武鉉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여 金正日과 두 번째의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는 사건이 생겼다. 여기서 ‘10.4 선언’이라고 통칭되는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이라는 이름의 합의문서가 생산되었다. 그러나, <6.15 선언>과 함께 <10.4 선언>은 대한민국 헌법에 대한 違憲 논란을 誘發한 문제 문건이었다. 특히 <10.4 선언>에는 ‘북방한계선’의 위치 변경을 초래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을 포함하고 있다는 시비를 불러 일으켰었다. 문제된 대목은 “남과 북은 서해에서의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해 공동어로수역을 지정하고 이 수역을 평화수역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과 각종 협력사업에 대한 군사적 보장조치 문제 등 군사적 신뢰구축조치를 협의하기 위하여 남측 국방부 장관과 북측 인민무력부 부장간 회담을 금년 11월중에 평양에서 개최하기로 하였다”는 대목이었다.

이 같은 제2차 ‘남북정상회담’의 합의에 따라 남북 쌍방은 남한의 제17대 대통령선거를 불과 보름 앞둔 시점인 2007년11월27일부터 29일까지 평양에서 남북국방부장관회담 개최를 강행했다. 이 회담을 끝낸 뒤 쌍방은 “西海 海上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을 설정하는 것이 절실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 문제를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빠른 시일 안에 협의․해결”하는 한편 “西海 海上에서의 충돌방지를 위한 군사적 신뢰보장조치를 남북군사공동위원회에서 협의․해결”하기로 하였으며 “서해공동어로,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 교류협력 사업에 대한 군사적 보장대책을 별도로 남북군사실무회담에서 최우선적으로 협의․해결”하고 “북측 민간선박들의 海州港 直航을 허용하고, 이를 위한 항로대 설정과 통항절차를 포함한 군사적 보장조치를 취하는” 등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에 대한 군사적 보장대책을 세워나가기로 하였다”고 내용을 공동보도문에 담아 발표했다.

표면적으로는 <10.4 선언>이나 국방부장관회담 공동발표문 내용에 특별히 문제가 될 내용은 없었다. 그러나, 盧武鉉 정권 안팎에서는 제2차 ‘남북정상회담’과 국방부장관회담을 전후하여 북방한계선 문제로 정부 안에서 견해의 대립이 있다는 說往說來가 끊일 사이 없었다. 이 때문에 2007년7월19일 있었던 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는 金章洙 국방부장관이 李在禎 통일부장관에게 “북방한계선의 주무부처는 국방부인만큼 다른 부처가 이에 관해 앞서 가는 발언을 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상황이 전개되기도 했고 이 說往說來에는 丁世鉉•李鍾奭 등 前任 통일부장관들을 포함한 다수의 관계 인사들과 전문가들이 등장하여 甲論乙駁을 벌이는 상황이 전개되었다.

북한은 2007년11월의 남북국방장관회담으로부터 그해 12월18일 남한에서 시행된 제17대 대통령선거까지의 사이에 남북대화를 통해 西海 북방한계선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總力戰을 전개했다. 무대는 2007년12월12일부터 14일까지 판문점 우리측 ‘평화의 집’에서 개최된 제7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이었다. 이 회담의 주요 議題는 11월 평양에서 있었던 남북 국방장관회담 합의사항 가운데 ‘西海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을 설정하는 문제로 이 議題의 테두리 안에서 북한측이 노린 것은 우리측의 ‘북방한계선’을 무력화시키는 것이었다. 북한측은 그들이 12해리 領海에 근거하여 우리측의 ‘북방한계선’과 그 남쪽에 그들이 일방적으로 획정한 소위 ‘海上 경비계선’ 사이에 ‘평화수역’을 설정하고 그 안에 ‘공동어로구역’을 지정하자는 제안을 내놓고 이의 수락을 남측에 강요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측의 ‘북방한계선’을 無實化시키려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측은 이미 그 동안 실질적으로 기능해 온 西海상의 남북간 경계선인 ‘북방한계선’을 중심으로 남북 等面積의 구역을 ‘공동어로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하자고 제안했다. 북측의 대표단장 김영철은 남측이 남측의 입장을 固守하자 “귀측의 盧武鉉 대통령은 ‘북방한계선’이 남북간에 약속한 界線이 아니라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西海 海上 문제는 영원히 풀릴 수 없기 때문에 지금은 그 海上 분계선 같은 선을 덮어두고 거기서 교류협력을 하면 된다고 말씀했다”고 말하여 남측 대표단의 행동이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있었던 盧 대통령의 발언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5. 李明博 정부의 출범과 硬化하는 남북관계

2007년12월18일 실시된 남한의 제17대 대통령선거에서 盧武鉉 정권의 계승을 표방한 鄭東泳 민주당 후보가 落選하고 한나라당의 李明博 후보가 當選하여 정권교체가 이루어지자 남한에서 상황은 一轉하여 <10.4 선언>의 승계 여부가 정치적 爭點으로 부각되었다. 그러나, 2008년2월25일 취임한 李明博 대통령의 선택은 ‘선택적 승계’였다. 이 대통령은 아직 ‘當選人’의 신분이었던 2008년2월1일 그의 1차 處方을 내놓았다. <10.4 선언>과 후속 <11.16 총리회담 합의사항>의 방만한 對北 경협 패키지에 대해 李 ‘當選人’은 “① 북핵 문제 해결, ② 경제적 타당성 검사, ③ 재정부담 능력 검토, ④ 국민적 합의 등 4개 기준을 가지고 재검토하여 ① 지금 당장 할 일, ② 나중에 할 일, ③ 하지 않은 일로 구분하여 처리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이에 이어서, 李 대통령은 2008년7월11일 18대 국회 開院 본회의 연설을 통하여 남북간의 기존 합의의 처리 문제에 관하여 포괄적인 그의 입장을 내 놓았다. 북한과 남쪽의 ‘親北•左派’ 세력이 한 목소리로 요구하는 <6.15 선언>(2000)과 <10.4 선언>(2007)의 “履行” 요구에 대해 李 대통령은 “그 2개의 합의뿐 아니라 남북간에 그 동안 이루어졌던 <7.4 성명>(1972), <남북기본합의서>(1992) 및 <비핵화공동선언>(1992)을 履行하는 문제도 함께 논의하자”고 제의한 것이다.

북한이 이 같은 李 대통령의 제의를 一蹴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李明博 정부 출범 이후의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시간이 흐를수록 硬化一路였다. 우선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북한과 국제사회 사이의 줄 달이기는 끝이 보이지 않는 膠着상태 속에서 脫線을 지속했다. 2003년 시작된 베이징 ‘6자회담’은 <9.19 공동성명>(2005), <2.13 초기조치 합의>(2007), <10.3 2단계조치 합의>(2007), “북한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2008), “미국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2008) 등의 一見 긍정적 진전을 생산해 내는 듯 했지만 그 동안 북한은 두 차례(1차: 2006.10.9 2차: 2009.5.25)의 지하 핵실험과 ‘대포동 1호’(1999), ‘대포동 2호’(2006), ‘은하 2호’(2009), ‘광명성 3호’(2012) 등 장거리 탄도탄 실험 발사를 계속하여 국제사회와의 갈등을 심화시켰다. 그 결과 유엔 안보이사회는 북한의 지하 핵실험에 대해서는 1718호(2006.10.14)와 1874호(2009.6.12) 등 2회에 걸쳐 제재결의를 채택했으며 장거리 탄도탄 시험발사에 대해서는 2009년4월13일과 2012년4월16일 두 차례에 걸쳐 ‘의장성명’으로 규탄한 바 있다.

남쪽에 李明博 정부가 출범하는 것과 더불어 북한의 對南 자세는 급속도로 과격해지고 군사도발이 大型化되기 시작했다. 급기야 2010년3월26일 큰 사건이 터졌다. 白翎島 서남방 2.5km 해상에서 경계임무를 수행 중이던 우리측 해군 초계함 ‘天安艦’이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하여 104명의 승조원 중 46명이 戰死한 것이다. 남북관계의 硬化는 필연적이었다. 李明博 대통령의 지시로 실시된 민•군 합동조사를 통해 이 사건이 북한의 所行임이 드러나자 李明博 대통령은 ‘5.24 조치’를 발표하여 남북관계를 전면적으로 凍結시켰다. 북한은 이 사건을 가리켜 “남측의 自作劇”이라고 발뺌했지만 이 문제는 결국 유엔으로 飛火하여 안전보장이사회는 7월9일 이 사건을 규탄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했다.

물론, 이 사건이 끝이 아니었다. 북한은 같은 해 11월23일 오후 2시34분부터 북측 沿岸의 해안포들을 총동원하여 白晝이 延坪島를 무차별 포격하여 많은 재산상의 피해와 함께 2명의 해병과 2명의 민간인의 사망을 초래했다. 북측은 포격 당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보도’를 통해 “남조선 괴뢰들이 우리 領海에 포사격을 가하는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여 우리 革命武力이 즉각적이고 강력한 물리적 타격을 가했다”고 주장하여 그 책임을 남측에 轉嫁했다. 이 포격에 대해 연평도의 우리측 해병은 K-9 自主砲로 즉각 反擊을 가해 북측은 결과적으로 我軍보다 더 큰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북측은 11월24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敵들은 우리를 자극하지 않기 위하여 延坪島 남쪽 방향으로 포 훈련사격을 했다고 하지만 어느 방향으로 쏘든지 우리측 領海 안에 敵의 포탄이 떨어지게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그들의 延坪島 포격은 그 목적이 우리측 ‘북방한계선’ 인근 수역을 ‘분쟁수역’으로 만드는데 있었다. 북측이 2010년3월26일 天安艦 폭침 사건 이후 9월30일 개최된 제38차 남북군사실무회담에서 “남측 함정이 북측이 설정한 海上 경비계선을 침범했다”고 비난했고 그 뒤 그해 12월에 있었던 우리 延坪島 주둔 해병부대의 해상 사격훈련에 대해서 “남측이 북측의 ‘海上 경비계선’ 북쪽의 북측 영해 수역에 대해 포사격을 감행했다“고 비난했다는 사실은 그들의 그 같은 속셈을 말해 주는 사례였다.

그러나, ‘天安艦 폭침’과 白晝의 ‘延平島 포격’ 사건은 종래 守勢와 방어 一邊倒였던 대한민국의, 특히 西海상에서의, 對北 안보 태세를 一轉시켜서 서해 5개 도서 주변 수역에서의 남북간 군사적 대치상태의 역학관계를 變貌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天安艦 사건’ 후 ‘5.24 조치’로 실질적으로 모든 對北 교류와 협력을 전면 동결시킨 李明博 정부는 ‘국가안보 총괄점검회의’를 통하여 실시한 전반적인 對北 안보태세 총점검 결과를 토대로 특히 西海에서의 군사충돌에 적극적,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는 새로운 방침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李明博 정부는 西海에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신설하여 白翎島와 延平島를 비롯한 5개 도서에 배치된 海兵의 병력 및 장비는 물론 주변 해역의 해군력을 대폭 증강하고 여기에 공군력을 連動시켜 앞으로 북의 군사도발에 대해서는 단순한 대응 사격이 아니라 陸海空 합동으로 挑發 原點에 대한 무제한 膺懲을 가한다는 새로운 방침을 수립하여 向後의 사태에 대한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6. 大選의 爭點이 된 ‘북방한계선’ 論難

2012년에 접어들면서 대한민국의 제18대 대통령선거전은 새누리당 朴槿惠, 민주통일당 文在寅, 무소속 安哲秀 등 세 후보 사이의 3派戰으로 펼쳐지기 시작했다. 대선 선거일을 2개월10일 앞둔 10월9일 새누리당의 鄭文憲 의원이 난 데 없는 폭탄 발언으로 벌집을 터뜨렸다. 李明博 정부에서 ‘통일 비서관’을 역임했던 鄭 의원은 이날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 석상에서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평양을 방문했던 故 盧武鉉 전 대통령이 2007년10월3일 오후 3시 金正日과의 별도로 가진 단독 회담에서 “북방한계선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미국이 땅 따먹기를 하려고 제멋대로 그은 선이니까, 남측은 앞으로 북방한계선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공동어로 활동을 하면 북방한계선 문제는 자연스럽게 소멸될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북방한계선을 사실상 포기”했다고 주장하고 “그 같은 내용이 수록된 비공개 對話錄이 존재하고 있다”고 폭로한 것이다.

鄭 의원은 또 “이 對話錄에는 盧 전 대통령이 金正日에게 ‘내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북한이 핵을 보유하려 하는 것은 정당한 조치라는 논리로 북한 대변인 노릇을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그러니, 이제는 북한이 나를 도와 달라’고 요청하는 내용과 ‘駐韓美軍 철수와 한반도 통일 문제 등에 관한 金正日의 발언에 盧 대통령이 동의를 표하면서 대규모 대북 경제원조를 약속하는’ 내용 등이 수록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鄭 의원은 그가 “존재한다”고 주장한 ‘對話錄’이 “당시 회담 내용을 錄音했고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는 ‘녹취된 대화록이 비밀 합의사항’이라면서 우리측 秘線 라인과 共有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鄭 의원이 폭로한 이 같이 충격적인 내용은 당연히 대선 정국에 회오리바람을 휘몰아왔다. 민주통합당의 文在寅 대선 후보가 대통령비서실장으로 2007년10월 盧武鉉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과 제2차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총괄하는 입장에 있었기 때문이다.

당장 새누리당이 들고 일어나는 것은 당연했다. 새누리당은 鄭文憲 의원의 폭로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는 “현직 대통령에 의한 영토포기에 해당되는 중대 범죄”라고 단정하면서 사실 확인을 위한 국회 차원의 ‘國政調査’를 요구하고 나섰다. 새누리당은 ‘大統領記錄館’에 소장되어 있는 문제의 ‘對話錄’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새누리당은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文在寅 후보가 盧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회담 준비 및 지원과 함께 ‘회담 결과 보고서’ 관리를 책임지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盧 전 대통령의 문제 발언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에는 文 후보도 책임을 謀免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통합당의 1차적 반응은 鄭 의원이 폭로한 내용이 “事實無根”이라는 것이었다. 민주통합당에서는 李在禎(당시 통일부장관), 金萬福(당시 국가정보원장) 등 2007년 盧 전 대통령 평양방문공식 수행원들과 朴智元 원내대표(현재) 등이 총출동하여 鄭 의원의 폭로 사실을 ‘虛僞’로 몰아 붙였다. 이들의 주장은 세 가지로 압축되었다. ① 2007년 정상회담 때 “별도의 단독 비밀회담은 존재하지 않았다,” ② “북한으로부터 넘겨받은 錄取錄이 없었다,” ③ “盧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 포기 발언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大選 정국에 맞물린 ‘북방한계선’을 둘러싼 여야간 논란은 날이 갈수록 增幅되어 大選 선거운동의 중심 爭點의 하나로 자리 매김을 하기에 이르고 있다. 새누리당은 鄭文憲 의원이 폭로한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의 盧武鉉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 관련 발언은 “민주당 정부에 의한 領土主權 포기”에 해당된다고 비난했고 국회 밖의 在野 보수세력으로부터는 이 문제를 형법 제93조의 “與敵罪”(“적국과 합세하여 대한민국에 抗敵한 자는 死刑에 처한다”)로 다루라는 요구가 등장했다. 이에 반하여, 민주통합당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의 錄取錄 자체가 實在하지 않는다”면서 鄭文憲 의원이 폭로한 내용은 “새빨간 거짓말”로 大選 정국에 이용하기 위한 “새누리당의 新 北風 自作劇”이라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새누리당은 10월29일 국회정보위원회의 국가정보원에 대한 국정감사의 자리를 이용하여 국정원이 관리하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의 존재 여부를 따지고, 있을 경우, 그 내용 가운데 ‘북방한계선’ 관련 盧 전 대통령 발언 부분의 공개를 요구했고 이어서 새누리당 소속인 徐相箕 정보위원장이 서면으로 이의 공개를 다시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정보위원회 회의에서의 답변을 통해 元世勳 국정원장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盧武鉉 대통령(당시)과 金正日 사이의 ‘對話錄’을 국정원이 보존하고 있다”고 확인했으나 “남북 정상 간 비밀 단독회담과 비밀 ‘錄取錄’ 및 북한측이 전달한 녹음 내용은 없다”고 밝히면서 이 ‘對話錄’의 공개 문제에 대해서는 ‘國家情報院法’ 13조의 금지 조항을 구실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여야가 합의하면 그때 가서 공개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했지만 “공개가 전제된다면 여야 합의가 있더라도 공개는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元 원장은 이와는 달리 徐相箕 위원장의 서면질의에 대한 답변에서는 “남북정상회담에서의 발언 내용이 錄音된 파일과 이 錄音 파일의 내용을 解讀하여 기록한 會議錄을 보관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북방한계선’을 둘러싼 여야의 논란은 점차 본질 문제보다는 서로 상대방의 말꼬리를 잡고 시비하는 泥田鬪狗의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對話錄’의 靑瓦臺 보관본이 盧 전 대통령의 지시로 파기되었다”는 주장이 보도되자 “이는 역사기록을 抹殺하는 행동”이라면서 이에 대한 당시 靑瓦臺 비서실장이던 文在寅 민주통합당 大選 후보의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文 후보는 “鄭文憲 의원이 폭로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하면서 “그러나, 사실이 아니라면 鄭 의원과 새누리당 그리고 朴槿惠 후보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맞불을 놓았다.

결국 ‘진실 게임’이 되고 만 ‘북방한계선’을 둘러싼 여야의 攻防戰은 급기야 법정 시비로 번졌다. 민주통합당이 10월17일 새누리당의 鄭文憲, 李喆雨 의원과 박선규 중앙선대위 대변인 등을 <공직선거법>의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이를 맞받아 민주통합당 李海瓚 대표를 ‘誣告’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의 故 盧武鉉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 포기 발언 여부를 둘러싼 ‘진실 게임’은, 당시 회담 ‘對話錄’의 존재가 元世勳 국정원장에 의하여 확인됨에 따라, ‘對話錄’ 관련 부분의 公開 또는 閱覽을 통하여 마무리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對話錄’을 여야 합의를 통하여 공개하는데 민주통합당이 동의하라는 압박의 水位를 계속 높이고 있지만 민주통합당은 관련법(「대통령 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을 이유로 공개에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 본 西海 ‘북방한계선’ 문제를 爭點 별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7. 爭點 별로 살펴 본 ‘북방한계선’ 論難

가. ‘북방한계선’은 ‘領土線’인가?

특히 정치권에서의 ‘북방한계선’을 둘러싼 논란의 과정에서 조성되고 있는 混線의 하나는 ‘國境線’과 ‘領土線’이 혼동된 채로 다시 ‘북방한계선’과 혼동되어 사용되는 현상이 초래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한민국의 ‘國境線’은 헌법 제3조의 규정에 근거를 두고 있다.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로 되어 있다. 따라서 북으로 대한민국의 ‘國境線’은 당연히 鴨綠江과 豆滿江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領土主權’이 실제로 미치는 한계인 ‘領土線’과 ‘國境線’은 같을 수 없다.

북쪽으로 대한민국의 ‘領土主權’이 미치는 한계는 1953년7월27일자로 발효된 한국전쟁 군사정전협정에 의하여 결정되어 있다. ‘군사분계선’이 그것이다. ‘군사분계선’의 북쪽으로 鴨綠江과 豆滿江 이남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명칭의 정치실체가 존재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領土主權’은 이 지역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1953년의 군사정전협정에 의하여 설정된 地上의 ‘군사분계선’은 대한민국에게는 ‘國境線’과는 구별되는 ‘領土線’이다.

東海상의 ‘북방경계선’과 西海상의 ‘북방한계선’은 6.25 전쟁의 交戰 쌍방간의 합의에 의하여 설정된 ‘군사분계선’은 아니다. 그러나, 東海상의 ‘북방경계선’과 西海상의 ‘북방한계선’은 앞에서 살펴 본 것처럼, 당초에는 군사정전협정에 의하여 획정된 군사분계선이 존재하지 않는 海上에 유엔군사령관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설정되었지만, 그 뒤 20년간 북한측이 異議를 제기함이 없이 ‘認知’하고, ‘認定’하고, ‘收容’했을 뿐 아니라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와 <남북기본합의서>의 <불가침 분야 부속합의서>에서 ‘合意’한 “쌍방이 각기 관할해 온 區域”을 가르는 線으로 사실상 停戰體制의 구성부분이 되어 있다는 점에서 地上의 ‘군사분계선’과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의 실질적인 ‘領土線’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東海의 ‘북방경계선’과 西海의 ‘북방한계선’은 지난 18일 崔潤喜 해군참모총장이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석상에서 喝破한 것처럼 “우리의 적지 않은 軍 장병들이 목숨을 바쳐서 死守한 우리의 영토”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崔 총장은 이날 “1973년 이후 북한이 북방한계선을 침범한 횟수는 577회에 달하고 1990년대 이후에도 2회의 延坪海戰 등 끊임없는 도발을 해 왔다”면서 “북방한계선을 死守하다가 幽明을 달리 한 장병들에게 북방한계선을 놓고 논란을 벌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慨歎하고 “북방한계선은 어떠한 경우에도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한민국 海軍에게 西海 ‘북방한계선’은 고대 그리스가 다리우스의 페르시아 군을 저지시켰던 데르모필레인 것이다.

나. <남북기본합의서>의 <부속합의서>와 북방한계선의 위치 변경

1992년9월17일자로 발효된 <남북기본합의서>의 <불가침 분야 부속합의서> 제10조에서 남북 쌍방은 “해상의 불가침 경계선은 앞으로 계속 협의한다”고 합의하고 이어서 “해상 불가침 구역은 해상 불가침 경계선이 확정될 때까지 쌍방이 지금까지 관할하여 온 구역으로 한다”고 합의했다.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국정감사 석상에서 민주통합당의 沈載權 의원은 柳佑益 통일부장관에게 이 조항의 “해상의 불가침 경계선은 앞으로 계속 협의한다”는 표현을 근거로 “남북간에 북방한계선의 이동을 협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나, 이 같은 沈 의원의 질문에 대한 正答은 “그렇지 않다”라는 것이다.

남북을 가르는 ‘경계선’의 법적 근거는 1953년판 군사정전협정 제2조13의 ㉡항과 <남북기본합의서> 제5조가 2개의 기둥이다. <남북기본합의서>는 제5조에서 남북 쌍방은 “현 정전상태를 공고한 평화상태로 전환시키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하며 “이러한 평화상태가 이룩될 때까지 현 군사정전협정을 준수”하기로 합의했다. 여기서 ‘공고한 평화상태’는 남북이 “통일을 이룩”하거나 아니면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두 가지 경우 가운데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을 의미한다. ‘통일’을 이룩할 경우에는 ‘경계선’은 불필요해 진다. 따라서 <남북기본합의서>의 <불가침 분야 부속합의서> 제10조에 의거하여 ‘협의’의 대상이 되는 ‘불가침의 경계선’은 남북간에 군사정전협정을 대체할 ‘평화협정’을 논의할 때 ‘협의’한다는 것이 된다.

‘평화협정’ 논의가 시작되기 전 ‘군사정전협정’이 준수되는 상황에서는 남북이 ‘불가침의 경계선’을 협의하는 것은 군사정전협정의 明文에 의하여 허용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海上 불가침 경계선’을 협의하는 것은 군사정전체제의 내용을 변경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렇게 하는 것은 군사정전협정 제61조에 의거하여 불가능하게 되어 있다. 군사정전협정 제61조는 이 협정의 “修正과 增補”는 반드시 “쌍방 군 사령관의 합의”를 통해서만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군사정전협정에 의하여 획정되어 있지 않은 海上 군사분계선을 새로이 획정하거나 아니면 그동안 “쌍방이 관할해 온 구역”을 구분하는 사실상의 군사분계선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정전체제의 일부가 되어 있는 西海 해상분계선의 위치를 이동시키는 문제를 남북 사이에 협의하여 처리하는 것은 허용되어 있지 않은 越權 행위인 것이다.

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의 盧武鉉 대통령의 한 말은 과연 무엇이었는가?

이번 논란의 핵심은 당연히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故 盧武鉉 전 대통령이 북방한계선에 관하여 어떠한 말을 했느냐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鄭文憲 의원은 그가 밝힌 내용이 사실이라면서 “북방한계선을 지키기 위하여 목숨 바친 호국영령 앞에서 이 사실을 입증하는데 나의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거듭 다짐하고 있다. 鄭 의원과 새누리당은 鄭 의원이 밝힌 내용의 사실 여부를 입증하기 위하여 “국회의 국정조사를 실시하여 국정원이 보존하고 있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對話錄’ 내용을 확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鄭文憲 의원이 폭로한 내용에 대하여 민주통합당과 盧武鉉財團은 “事實無根”이라고 펄쩍 뛰고 있다. 朴智元 원내대표는 “정상회담 직후 당시 정부는 북방한계선 관련 기본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주장했고 文在寅 후보도 자신이 문제의 ‘對話錄’을 “직접 보았다”면서 “북방한계선을 基線으로 等面積 합의를 했다는 것 자체가 북방한계선의 재획정을 요구했던 북한의 주장을 막고 기존 북방한계선을 그대로 固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측의 이 같은 부정과는 달리 盧武鉉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 특히 2007년10월의 남북정상회담 이후, 문제의 정상회담 석상에서 鄭文憲 의원이 폭로한 것과 類似한 내용의 발언을 실제로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킬만 한 語錄을 적지 않게 남겨 놓은 것이 사실이다. 그 중의 하나가 그해 11월1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들과의 간담회 석상에서 있었던 盧 대통령(당시)의 발언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그림까지 딱 넣고 합의 도장을 찍어버려야 하는데 조금 더 북쪽으로 밀어붙이자, 남쪽으로 내려오자 옥신각신하고 있다”면서 “실질적으로 거의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문제를 놓고 괜히 어릴 적 땅 따먹기 할 때 땅에 줄을 그어놓고 니 땅 내 땅 그러는 것과 같다”이라고 말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이 문제와 관련하여 북한측이 남북정상회담에서의 故 盧 전 대통령이 한 발언을 적극적으로 거론하고 나섰다는 사실이다. 1997년12월 판문점에서 있었던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남측이 西海 북방한계선을 固守하자 북측 김영철 대표가 “귀측의 盧武鉉 대통령은 ‘북방한계선’이 남북간에 약속한 界線이 아니라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西海 海上 문제는 영원히 풀릴 수 없기 때문에 지금은 그 海上 분계선 같은 선을 덮어두고 거기서 교류협력을 하면 된다고 말씀했다”고 말하여 남측 대표단의 입장이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있었던 盧 대통령의 발언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는 사실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다.

그런데, 盧 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에서의 발언을 둘러싼 疑惑을 부채질하는 다른 證言도 있다. 2007년10월의 제2차 남북정상회담 후 다음 달 평양에서 있었던 남북국방장관회담에서 남측 대표단을 이끌었던 金章洙 당시 국방부장관의 懷古談이 그 하나다. 金 전 장관의 懷古談에 의하면, 이 회담에서 西海에서의 ‘평화수역’ 및 ‘공동어로관리구역’ 설정 문제와 관련하여 ‘북방한계선’을 固守하자 북측의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은 “盧武鉉 대통령도 西海 북방한계선에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국방장관이 그렇게 이야기하느냐”고 抗議하더라는 것이다. 김일철은 金章洙 장관에게 “盧 대통령에게 전화를 해 보라”는 요구를 “몇 차례나 거듭했다”면서 이에 대해 자신은 “그 문제에 관해서는 내가 全權을 위임 받아가지고 왔기 때문에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고 김일철의 요구를 一蹴했다고 회고했다.

북한은 西海 북방한계선 문제에 관하여 북한의 모든 언론매체를 동원하여 남측 새누리당이 “大選用으로 新 北風을 조작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盧 대통령의 西海 북방한계선 포기 발언이 실제로 있었음을 시사하는 선전전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10.4 선언>에 明記된 西海에서의 공동어로와 평화수역 설정 문제는 북방한계선 자체의 불법•무법성을 전제로 한 북남 합의조치의 하나”라면서 “북방한계선 존중을 전제로 <10.4 선언>에서 합의된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朴槿惠의 떠벌임이나 다른 괴뢰 당국자들의 북방한계선 고수 주장은 그 어느 것이나 예외 없이 북남 공동합의의 경위와 내용조차 모르는 무지의 표현”이라고 주장한 10월29일자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의 발언도 같은 脈絡의 사례의 하나다. 북한은 11월2일에도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의 입을 빌려서 “괴뢰 보수 패당이 남북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문제까지 왜곡, 날조하여 민심과 여론을 오도해 보려고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문제가 된 남북정상회담에서의 盧 대통령의 발언을 둘러싼 ‘진실 게임’을 끝장내기 위해서는 민주통합당이 “그런 일이 없었다”고 덮어놓고 부정만 할 것이 아니라 이제 元世勳 국가정보원장에 의하여 존재가 확인된 ‘對話錄’의 관련 부분을 公開하거나 閱覽하여 버선목을 뒤집어 보이는 불가피한 선택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라. ‘對話錄’ 공개, 무엇이 문제인가?

문제가 된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의 盧武鉉 전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둘러싼 논란을 잠재우기 위하여 公開 내지 閱覽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對話錄’은 2개인 것 같다. ‘大統領記錄館’에서 인수하여 보관 중인 ‘대통령기록물’에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對話錄’과 국가정보원이 보관 중인 것으로 확인된 ‘對話錄’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大統領記錄館’에서 인수하여 보관 중인 ‘盧武鉉 대통령 기록물’ 가운데 논란의 대상이 되어 있는 ‘對話錄’이 포함되어 있는지는 그 여부가 아직도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故 盧武鉉 전 대통령의 재임 중 기록물은 그의 퇴임 후 일단 慶南 金海 私邸로 옮겼다가 物議가 일자 이를 ‘大統領記錄館’으로 다시 옮겼던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그러나, 이 기록물 가운데 문제의 남북정상회담 ‘對話錄’이 포함되어 있는지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일이 없는 것이다.

「대통령 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법률 10009호)은 ‘大統領記錄館’에 보관된 ‘대통령기록물’의 公開 또는 閱覽에 관한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당초 1996년에 제정된 이 법은 그 동안 몇 차례의 개정을 거치는 동안 실질적으로는 公開와 閱覽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법으로 改惡되었다. 이 법의 관련 조항은 16조①•②•③•④•⑤항이다. 이 조항은 ①항에서 “대통령 기록물은 공개를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하면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9조①항에 해당하는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경우에는 이를 공개하지 아니 할 수 있다”는 但書를 첨부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국가안전보장, 국방, 통일, 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는 당연히 ‘비공개 정보’로 분류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 법은 2010년2월4일 개정 때 “비공개로 분류된 대통령 기록물”에 대해서는 “이관된 날부터 5년이 경과한 후 1년 내에 공개여부를 재분류”하고 “그 첫 번째 재분류 시행 후 매 2년마다 전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서 공개여부를 재분류한다”(③항)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법은 다음 ④항에서 “비공개 대통령 기록물은 생산연도 종료 후 30년이 경과하면 공개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③항과 엇갈리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다시 ⑤항에서는 “공개될 경우 국가안전보장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 예상되는 대통령 기록물에 대해서는 전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당해 대통령 기록물을 공개하지 아니 할 수 있다”고 규정해 놓았다. 결론적으로 대통령 기록물 가운데 “공개될 경우 국가안전보장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 예상되는 대통령 기록물”의 공개는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 법은 이어서 다음 17조에 語不成說의 屋上屋 조항을 설정해 놓았다. 현직 대통령에게 “법령에 따른 군사•외교•통일에 관한 비밀기록물로서 공개된 경우 국가안전보장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기록물”(①의 1항)에 대해서는 “閱覽•사본 제작 등을 허용하지 아니 하거나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아니 할 수 있는 기간(보호기간)을 따로 정하는” 권한(17조 ①항)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어서 17조 ③항에서는 “보호기간은 15년의 범위 이내에서 정하되 개인의 私生活과 관련된 기록물의 보호기간은 30년의 범위 이내로 할 수 있다”는 규정을 重複 설정하고 있다. 그렇게 해 놓고 바로 다음의 ④항에서는 이들 ‘보호기간’ 중의 기록물에 대해서는 ㉠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이상의 찬성 의결이 이루어질 경우, ㉡ 관할 고등법원장이 해당 기록물이 중요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발부한 영장이 제시된 경우, ㉢ 대통령기록관 직원이 기록관리 업무 수행상 필요에 따라 대통령기록관장의 사전 승은을 받은 경우에 한하여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閱覽, 사본 제작 및 자료 제출을 허용할 수 있다”고 규정해 놓았다.

「대통령 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의 이 같이 重複•相衝되는 조항들은 문제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對話錄’이 ‘大統領記錄館’에 보존되어 있더라도 그 公開와 閱覽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어 있음을 말해 준다. 우선 민주통합당이 극력 반대하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대통령 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17조④의 1항이 요구하는 “재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론적으로는 17조④의 2항에 따라 “관할 고등법원장이 발부하는 영장” 집행의 방법을 想定할 수 있으나 이 조항 역시 “국가안전보장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거나 외교관계 및 국민경제의 안정을 심대하게 저해할 우려”를 이유로 영장 발부가 거부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러나, 문제의 ‘對話錄’의 공개를 초래할 수 있는 다른 길이 있다. 그것은 국가정보원이 보존하고 있는 ‘對話錄’을 공개하거나 열람하는 방법이다. 국가정보원이 가지고 있는 정보와 기록물의 공개 또는 열람 여부는 「國家情報院法」에 의하여 규제된다. 「國家情報院法」의 관련 조문은 13조다. 13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3조 (국회에서의 증언 등)

① 원장은 국회 예산결산 심사 및 안건 심사와 감사원의 감사가 있을 때 국가의 안전보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기밀사 항에 대하여는 그 사유를 밝히고 자료의 제출 또는 답변을 거부할 수 있다.

② 원장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자료의 제출, 증언 또는 답변을 요구받은 경우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자료의 제출 또는 증언을 요구받은 경우에는 군사·외교·대북관계의 국가 기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발표로 인하여 국가 안위(安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대하여는 그 사유를 밝히고 자료의 제출, 증언 또는 답변을 거부할 수 있다. 이 경우 국회 정보위원회 등은 그 의 결로써 국무총리의 소명을 요구할 수 있으며, 소명을 요구받 은 날부터 7일 이내에 국무총리의 소명이 없는 경우에는 자료 의 제출, 증언 또는 답변을 거부할 수 없다.

③ 원장은 국가 기밀에 속하는 사항에 관한 자료와 증언 또는 답 변에 대하여 이를 공개하지 아니할 것을 요청할 수 있다.

④ 이 법에서 “국가기밀”이란 국가의 안전에 대한 중대한 불이 익을 피하기 위하여 한정된 인원만이 알 수 있도록 허용되고 다른 국가 또는 집단에 대하여 비밀로 할 사실·물건 또는 지 식으로서 국가 기밀로 분류된 사항만을 말한다.

요컨대, 「國家情報院法」 13조는 院長에게 국회 예산결산 심사 및 안건 심사와 감사원의 감사가 있을 때 “국가의 안전보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기밀 사항”에 대해서(13조①항)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자료의 제출, 증언 또는 답변을 요구받은 경우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자료의 제출 또는 증언을 요구받은 경우”에는 “군사·외교·대북관계의 국가 기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발표로 인하여 국가 안위(安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대해서는 “자료의 제출, 증언 또는 답변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國家情報院」이 보유하는 ‘국가기밀’에 대한 국회의 “자료제출, 증언 또는 답변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경우는 문제의 ‘국가기밀’을 공개할 경우 “국가의 안전보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13조①항) “국가안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13조②항) 경우에 局限되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논란의 대상이 되어 있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對話錄’ 가운데 ‘북방한계선’ 문제에 관한 故 盧武鉉 전 대통령의 발언 부분을 공개하거나 열람하게 해달라는 요구가 “국회 예산결산 심사 및 안건 심사와 감사원의 감사” 석상에서 제기되거나 아니면 국회 정보위원회가 의결을 통해 그 같은 요구를 할 경우 國家情報院長이 이를 거부할 수 있으려면 그 같은 요구에 호응하는 것이 “국가안전보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국가안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이 성립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 문제가 되는 故 盧武鉉 전 대통령의 ‘발언’의 대목은 결론적으로 북한의 金正日과의 비공개 회담 석상에서 그가 말했다고 새누리당이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西海의 북방한계선은 미국이 땅따먹기를 하려고 제멋대로 그은 선이니까 북방한계선은 앞으로 더 이상 주장하지 않겠다”는 대목이다. 문제는, 만약 새누리당이 의혹을 제기하는 故 盧 대통령의 ‘발언’ 내용이 사실이라면, 그 같은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국가안보와 안위에 有害한 것인지, 아니면 공개하지 않는 것이 국가안보와 안위에 有害한 것인지의 여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만약 새누리당의 故 盧武鉉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에서 鄭文憲 의원이 폭로한 내용대로 말한 것이 사실이라면, 逆說的으로, 국가안보의 차원에서 본다면, 그 내용을 ‘국가기밀’로 간주하여 비공개로 보호하는 것이야말로 법의 정신과 취지에 위배되는 것임이 분명해 보인다. 그 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북한은 앞으로 故 盧 전 대통령의 그 같은 발언 내용을 이용하여 그들의 북방한계선 無力化 내지 無實化 공세 水位를 계속 높여서 우리측을 窮地로 몰아넣는 好材로 삼고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의 국가안보와 국가안위에 큰 負擔을 초래하리라는 것을 최근 북한의 對南 動態가 증명해 주고 있다.

反面, 故 盧 대통령의 문제 발언이 사실이라면 하루 속히 이를 공개하고 정부와 정치권 차원에서 故 盧 전 대통령의 발언이 대한민국의 입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함으로써 다시는 북한이 이를 이용하여 남북관계에서 우리에게 守勢를 강요하면서 우리 사회의 갈등을 부채질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긴요할 듯하다. 뿐만 아니라, 만의 하나, ‘對話錄’의 공개를 통하여 새누리당의 鄭文憲 의원이 폭로한 내용이 진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다면, 鄭 의원과 새누리당의 정치적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서 남북관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정치적 作態에 警鐘을 울리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