知는 '안다'는 뜻이다. 뭘 아는가? 화살(矢)과 입(口), 즉 안보와 경제이다. 知의 기본은 안전하게 먹고 사는 문제를 아는 일이다. 知를 갈고 닦으면 智, 즉 지혜가 된다. 智는 대낮처럼 빛나는(日) 知이다. 知가 깊어지면 識이다. 안보 경제뿐 아니라 識의 3 요소인 인문(言), 예술(音), 싸움기술(戈)까지 터득해야 知識人이다.

知에서 출발하여 이렇게 생각의 실마리를 이어가도록 만드는 게 漢字의 힘이다. 한글전용론자가 시키는 대로 '지'라고 쓰면 멍해진다. 知는 정보를 전하는 언어이고, '지'는 소리일 뿐이다. 말을 소리로 전락시키려는 文明파괴자들이 지식인 행사를 한다. 文을 세상을 밝히는(明) 데 쓰지 않고 세상을 어지럽히는 데 쓴다. 이들을 일러 '배운 무식자'라 한다. 知가 病에 걸리면 어리석을 痴(치)가 된다. 痴는 못배운 게 아니라 잘못 배운 것이다. 知, 智, 痴라고 적어야지 지, 지, 치라고 적어야 쓰겠는가?

李承晩(이승만) 대통령이 1958년에 보낸 年賀狀(연하장)은 이런 漢文章(한문장)이었다.

筆力兵力必爲正義(필력병력필위정의)
用之卽無敵不畏(용지즉무적불외)

筆力(필력)과 兵力(병력)은 반드시 正義(정의)를 이룬다.
이를 쓰면 겁이 없어져 천하無敵이다.

휴전은 兵力으로 지키고 후방의 이념戰線은 筆力으로 지켜야 한다. 그러려면 글을 많이 써야 한다. 政訓이란 말도 李承晩이 지었다. 북한군은 이념무장한 黨軍이므로 國軍도 정치훈련이 되어 있어야 맞설 수 있다는 생각에서 교육부서로서 政訓局을 창설한 것이다. 金寬鎭 국방장관은 軍의 政訓교육을 강화, "從北은 국군의 主敵"이라 가르친다. 筆力으로 대표되는 文과 兵力으로 대표되는 武를 합쳐야 자유통일을 이룩할 수 있다. 韓民族 최초의 통일을 이룩한 王의 諡號(시호)도 文武王이다. 文武兼全(문무겸전)은 온전한 人格과 국가형성의 필수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