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보수와 김종인 중 하나를 선택하라!


김종인 한나라당 비대위원의 보수 삭제 주장이 겉잡을 수 없는 파문을 몰고 온

와중에 비대위의 수장인 박근혜 의원조차 예상과는 달리 "김종인의 보수 삭제

논란이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라는 원론적인 이야기에 그쳐, 당 관계자 및 그간

한나라당을 지지해온 전통적인 보수층으로부터 "김종인 개인의 생각이 아닌

박근혜를 필두로 한 친박 및 비대위와의 교감을 마친 요설"이 아니냐는 주장

마저 나오고 있다.



반면,이 논란에 대해 원조보수격인 김용갑 한나라당 고문의 발언이 이채롭다.

김용갑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종인이 오버하고 있으며, 보수를 뺀 한나라당

은 존재할 명분이 없다"고 주장하며,"만약 박근혜가 김종인의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지지를 철회할 것"이라며 엄포를 놨다.그러면서 덧붙이길 "박 비대위장이

보수를 버리면 전통적인 지지층으로부터 버림 받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보수 삭제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김용갑의 주장대로 박근혜가 보수 삭제라는 궤변을 "당의 정체성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어불성설이다"라고 선을 그으면 좋으련만, 현재 돌아가는

꼬라지를 유심히 살펴보면 김종인의 발언에 대해 박근혜도 적극 동감은 아니

더라도 상당 부분 공감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떨칠 길 없다!



오늘자 머니투데이를 보니 김종인이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번 보수

삭제 논란에 대해 "박 비대위원장이 모두를 아우르는 정당이 될 것"이라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소개하며,그 아우른다는 의미가 보수 삭제일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겼다.물론, 이 부분은 김종인의 야무진 착각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박근혜는 중도를 아우르는 보수당을 계획했는데, 이를 확대 해석한

김종인이 "이참에 보수라는 낡은 이미지를 털고 갑시다"라는 의미로 곡해했

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김종인의 이번 망언에 대해 비대위원장인

박근혜가 정확히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가 핵심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사단을 야기한 이는 두말할 나위 없이 김종인이지만,그를 천거하고 비대위

원에 낙점한 사람은 다름 아닌 박근혜다! 허면, 박근혜도 김종인이 언급한

모두를 아우르기 위한 첫 작업이 보수라는 黨의 간판을 내리는 것인지에

대해 조속히 견해를 밝혀야 할 것이다!



박근혜라는 정치인이 이만큼의 지위를 누리게 된 것은 다름 아닌 선친인 박

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이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이다. 물론,원칙을

중시하고 국민과의 약속은 하늘이 두쪽 나도 지킨다는 신념이 옹골찬 지지

기반을 다진 초석임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지만, 반공을 토대로 기적 같은

경제성장을 이룩한 박정희의 성과가 없다면, 그의 딸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영향력은 상상할 수 없음을 박근혜 자신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헌데, 천막에서 기거할 만큼 사면초가에 빠진 한나라당을 구했던 기백은

어디로 가고 누구처럼 꼼수를 부리 듯, 보수 삭제라니 이게 말이 되나? 아직

박근혜가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아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지만, 보수

삭제라는 궤변이 나온 지 사흘이 다 되도록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속시원한

멘트가 나오지 않을 걸 봐선, 박근혜도 뭔지 모르게 보수라는 黨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단히 실망스럽고 이제 박근혜를

보수우파가 버려야 할 시점이라는 예감이 쓰나미처럼 몰려온다.

여러말 필요 없다! 박근혜는 김종인과 보수,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