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커지는 한국과 일본 차이

"김포공항에 닿는 순간 未開國에 온 느낌이 들었다."
도쿄에서 1주일간 머물다 어제 돌아왔다는 한 기업인은 오늘 저녁 모임에서 이런 말을 하였다.
"김포 공항에 도착, 택시를 타는 순간, 미개국에 온 느낌이 들었다".

택시 기사가 태우기 전에 먼저 묻는 말이 "먼데 갑니까, 가까운 데입니까"였다고 한다. 몇 시간을 기다렸으니 가까운 곳에 가는 손님은 피하겠다는 의도였다.

필자도 여러 번 같은 경험을 하였다. 도쿄에서 며칠 간 있다가 서울로 돌아오면 두 도시의 隔差가 더 벌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런 격차감은 서울에서 하룻밤만 자고 나면 무디어진다. 서울에 도착했을 때는 도쿄의 시각으로 비교하게 되지만 곧 서울의 시각, 즉 비교대상이 없는 내부적 시각으로 돌아간다.

우선, 서울의 거의 모든 건물들이 도쿄에 비하여 작고, 허술하고, 美的인 면에서 떨어진다.

도쿄에선 지난 10년간 都心 재개발과 대규모 건축이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롯퐁기 힐, 미드 타운 등 세계적인 高層복합건물들이 수십 개 들어섰다. 롯퐁기 힐은 54층의 主건물을 중심으로 하여, 쇼핑센터, 공원, 호텔, 아파트, 방송국, 미술관, 전망대 등이 모여 하나의 도시를 이루고 있다. 아마도 상주 인원이 수만 명일 것이다. 신도시 하나를 수직으로 올리는 개념이다.

도쿄는 도로가 거울처럼 반들반들하다. 서울은 울퉁불퉁하다. 하이일을 신고 걷다간 어긋난 보도 블록에 걸려 넘어지기 일쑤이다. KTX는 개통된 지 40년이 넘는 '낡은' 신칸센보다 느리고, 더럽고, 시간을 안 지킨다.

서울에선 보행자들이 우측통행을 잘 지키지 않는다. 갑자기 우측통행으로 바꾼 탓이다. 길을 걷다가 보면 부딪치는 경우가 잦다. 서울 간판은 온통 한글표기라 읽어도 뜻을 모른다. 암호풀이를 하면서 걷다가 보면 멀미가 난다. 국민들의 질서 수준을 상징하는 경범죄 발생건수가 한국은 일본의 서른 배나 된다.

한글專用 한국 신문의 수준은 한자-가타가나(히라가나) 混用 일본신문에 비하여 많이 떨어진다. 문장력과 기획력 및 공정성과 문학성이. 일본 신문은 가장 비싼 1면 하단을 항상 책 광고로 채운다. 일본의 정치는 문제가 많지만 국민교양의 깊이와 두께가 대단하므로 사회혼란은 야기되지 않는다.

한국은 정치가 교양과 法治와 전통을 파괴하는 데 앞장선다. 국민교양의 깊이가 얕으니 정치가 깽판을 치면 사회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 그래도 한국이 일본을 추월하였다고 착각하는 이들이 많다. 일본을 우습게 보는 세계에서 유일한 민족이 한국인이다.

아직도 일본은 유럽문명권의 기독교 국가가 아닌 나라로서 一流국가 클럽에 들어간 유일한 나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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