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明 왕조를 연 주원장이 우리나라 진해 근교 웅천 출신이라는 野史가 전해져 내려 온다. 청태조 누르하치도 신라 왕족의 후예라는 주장도 있다. 이들 야사에 의하면 중국의 마지막 왕조 두 개는 한국인이 창시자가 되는 셈이다.
고대사에 대한 해석에 있어서도 한민족 覇者說(패자설)이 상당한 정도로 유포되어 있다. 고대 동북 아시아의 주도권은 한민족이 쥐고 있었다는 설이다. 중국의 문자와 사회 문화 법률 제도도 고시대 한국인으로부터 전래되었다는 설이다. 고대의 사회 지배층도 한국인이었으며 그들이 중국으로 흘러들어가 중국 사회의 문화 법률 제도의 기초를 닦았다는 설이다. 한마디로 중국은 한국인에 의해 문명이 움트고 국가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설에 의하면 중국의 건국 시조들인 복희씨나 신농씨 헌원씨 그리고 그 뒤를 이은 오제도 고대 한국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을 품고 있는 데 어쨋거나 중국의 후대 왕조가 아니라 중국의 건국 자체가 한국인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 된다.
한국인의 역사 주체 의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미주 대륙의 원주민인 인디언도 베링 해협을 맨발로 걸어 넘어간 고대 한국인이라는 것이다. 그 뒤 남미의 안데스 산맥까지 진출한 인디언도 한국인이라는 것이다. 중국 대륙과 아메리카 대륙을 아우르는 범 황인종권의 원조는 한국인이라고 보는 것이다. 얼굴 생김새나 사용 언어에서나 생활 관습상 자그마한 유사성이라도 발견되면 그 민족은 어김없이 우리의 동족으로 취급된다.
-중국 대만 언론의 嫌韓(혐한) 보도
중국 대만 언론이 한국인의 주체만발한 역사의식을 익히 알고 그 위험성을 경고할 목적으로 보도를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근자에 한국을 폄하하는 보도가 많이 실리고 있다는 보도가 우리 신문 지면에도 여러 차례 실리고 있다.
한국인은 공자 노자 맹자 三賢도 한국인이라고 주장을 하고, 손문 주은래도 한국인이라 주장을 하고, 더 나아가 석가도 한국인이라 주장을 한다고 보도를 한다. 그러다 재미가 붙었는지 테러범 빈 라덴도 한국인이고 8관왕에 빛나는 수영 선수 펠프스도 한국인이라는 조롱섞인 보도를 내 놓았다. 더 재미가 붙으면 한국인은 세계에 이름깨나 날리는 사람은 모조리 한국인이라고 주장을 한다고 말하고 싶어질 것이다.
역사에 가정은 소용없다. 역사는 이긴 자가 꾸미는 역사이다. 고대사 이후부터 꾸준히 한국인이 동북아의 승리자로 이겨 왔다면 오늘의 역사도 한국인이 꿈꾸는 역사가 되었을 것이다. 공자 맹자가 한국인이었더라도 역사 속에서 한국인일 수 없는 이유는 한국이 중국에 승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국이 동북공정을 통해서 고구려사 발해사도 중국의 변방사로 끼워넣으려 수작을 부리는 이유도 중국이 그 땅을 현실적으로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는 지배자에게 주어지는 권리이다.
역사 왜곡을 두고 말을 하자면 중국만치 왜곡을 일삼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중국의 中華 사상은 中和-중국으로 동화-를 이름에 다름 아니다. 중화에 이웃은 없다. 중화에 이웃은 오랑케일 뿐이다. 이웃 나라를 모조리 오랑케라 부르는 중화의 오만은 오랑케의 역사쯤은 대수롭지 않게 왜곡을 한다. 중국은 우리의 역사 인식에 대해 불평할 자격이 없는 것이다.
-내부의 문제
문제는 우리 내부에 있다. 우리가 우리의 역사에 자부심을 불어 넣기 위해서는 우리의 역사 인식이 정직할 필요가 있다. 승리자의 역사 뒤에 파묻힌 진실을 찾아내려면 열배의 노력과 연구가 필요하다. 승리자가 아닌 우리의 역사는 우리의 의지나 필요나 뜻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나는 연구와 고증에 의해 역사를 탐구하기 보다 우리는 역사를 이념의 도구로 끌어내려 사용하고 있다. 역사의 진실 유무는 차치하고 그것이 민족 의식에 일응 부합한다고 여겨지기라도 하면 막무가내식으로 받아들인다.
아메리카 인디언이 동족이라고 여기는 인식은 인디언을 몰아내고 대륙을 점령한 미국을 동족의 학살자 침략자로 인식하는 반미주의로 이어진다. 2백년 전 인디언을 학살한 미국이 오늘 한반도에서는 모국을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로 황당한 역사 인식이 황당한 반미 논리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아메리카 인디언 동족설은 민족주의의 탈을 쓰고 반미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노무현의 과거사 캐기도 역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여론의 분열을 조장하는 이념의 도구로 사용되었다. 정통 사회를 역사의 뿌리부터 흔들어 파괴하려 한 것이다. 정통 사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대시키고 김일성 주체사상의 대체 주입을 획책한 것이다.
노무현의 과거사 캐기의 목적은 분명한 것이다. 친일의 역사를 벗긴다는 명분을 띄었지만 그 목표는 반미 선동이었다. 미 제국주의자들의 승인하에 친일파가 득세를 했으므로 미국이 친일 역사의 배후라는 지목을 하려는 것이다. 미국의 압제하에 친일이 살아남은 우리 역사는 잘못된 것이라는 것이다. 이런 설을 죽기살기로 유포하려 한 목적이 반미에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노무현은 눈 앞에 보이는 역사조차 입맛에 맞추어 조작을 꾀한 자이다. 역사를 이념의 도구로 삼은 자이다. 이념의 목적을 위해 역사의 진실을 가린 자이다. 이런 역사 선동질은 지면을 타고 세계를 넘나들었다. 중국도 보았고 대만도 보았을 것이다.
물 바가지를 쏟으면 물 벼락을 맞는 상대가 생기기 마련이다. 우리가 우리의 역사 의식대로 중국이나 미국의 역사를 인식하는 태도는 중국이나 미국에 물 바가지를 뒤집어 씌우는 것과 같다. 물 벼락을 맞은 상대가 묵묵히 참고 있기는 만무한 일이다. 황당무계 터무니없는 설을 유포하는 한국이라는 인식에 더하여 노무현류의 역사 짜깁기 전력까지 가세하여 그런 사실을 확인시켜 주고 있으니 물 바가지를 쏟은 한국에 조롱이 한껏 담긴 똥바가지를 퍼부어 주고 싶을 것이다.
중국 대만 언론이 한국을 무뢰한이라고 성토를 하는 배경에는 똥바가지 한 솥을 선물로 보낸다는 냉소가 깔려 있다. 아무 나라에게나 물 바가지 퍼붓고 즐거워하는 잘난 한국인들아! 똥바가지 한 사발 덮어쓰고 정신채리라!는 비아냥이 들어 있다. 무슨 씨도 안 먹히는 주체 사상의 마약에 빠져 앞 뒤 가림없이 날뛰는 한국민족주의가 앞으로 세계의 냉소를 어떻게 견뎌낼 지 주목거리이다.
은연중에 김일성 주체사상의 활동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는 무분별한 민족주의는 경계하여야 할 것이다.
세계적인 맹위를 떨치는 한국의 역사 왜곡
- epitaph(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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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8-22, 1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