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캐나다의 뱅쿠버에 간 적이 있다. 큰 무역업을 하다가 은퇴한 뒤 이 도시에서 반, 서울에서 반 정도를 생활하는 분(A씨)의 집에서 5일간 묵었다. 뱅쿠버는 어떤 조사에 따르면 호주의 시드니, 오스트리아의 비엔나와 함께 가장 살기 좋은 3대 도시로 뽑혔다.
시드니와 뱅쿠버는 도시의 역사는 짧지만 그 짧은 역사를 소중히 가꾸면서 바다를 생활의 공간으로 활용했다. 두 도시의 名物들은 해안을 따라 전개된다. 뱅쿠버의 항구 한 구석은 水上비행기(한국교포들은 물비행기라고 부른다) 이착륙장이다. 비행거리 두 시간 내의 곳곳으로 연결되는 물비행기이다. 10인승 내외인데 이착륙할 때 쓰는 海面이 육지보다 훨씬 짧고 좁다. 이륙할 때 300~400m 가량 활주하고 내릴 때는 그보다 짧다. 몇 대의 비행기가 거의 동시에 이륙, 착륙이 이뤄져도 충돌의 위험이 없다. 택시나 버스의 發着 수준이다. 한국의 호수, 바다, 강을 이용한다면 이런 물비행기도 띄울 수 있을 것이다.
시드니에선 워터택시라고 불리는 2~3인용 배가 자주 다닌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유명한 건축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도 바닷가에 있다(유럽에 사는 이 건물의 原설계자는 시드니 시청이 자신의 원안을 변경했다고 해서 완공된 뒤 한번도 오지 않았다고 한다. 건축가의 가장 큰 고민꺼리는 施工主의 無知를 깨우치고 설득하는 일이고 施工主의 가장 큰 골칫꺼리는 건축가의 변덕을 누르는 일이다).
시드니와 뱅쿠버는 짧은 역사를 바다로 보충하여 '느끼는 도시'를 만들었다면 비엔나는 문화와 예술, 그리고 역사의 깊이로써 '생각하는 도시'를 만든 경우이다. 유럽의 보수주의를 대표하는 것은 합스부르그 왕조이고 그 정신이 깃든 것이 수도 비엔나이다. 건축물도 사람들도 보수의 원조 도시에 어울린다. 무겁고 고결한 분위기이다.
李承晩 대통령의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가 바로 이 비엔나의 좋은 집안 출신이었다. 소년기 때 퍼스트 레이디를 '호주댁'이라고 부르면서 '건국 대통령이 왜 서양여자를 좋아했을까'라고 불만이었던 생각이 난다. 오스트리아를 오스트렐리아와 혼동한 탓이다. 비엔나는 바다는 없지만 문화의 바다를 갖고 있다. 여러 가지 사상과 예술이 이곳에 모여 서로 섞이고 갈등하면서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냈다. 모차르트와 히틀러, 프로이트와 하이예크가 이곳을 무대로 출세했다.
고품격 여행을 지향한다는 尙美會 여행단의 일원으로서 비엔나를 찾았을 때 안내하던 현지 가이드가 어느 건물을 가리키면서 이렇게 말했다.
'저 건물이 역사를 바꾼 곳입니다. 미술대학 아시죠? 두 번이나 히틀러를 낙방시킨 곳이지요'
히틀러는 실기시험에서 두 번 떨어져 화가의 꿈을 접었다. 심사위원은 '건축가 기질이 더 많다'고 평했다. 만약 그가 합격하여 행복한 화가의 길을 걸었다면 20세기는 달라졌을 것이다. 비엔나의 아침 거리에서 코피를 한 잔 마시면서 이 도시를 거쳐갔던 위대한 예술인들로 해서 인류의 생활이 얼마나 윤택하게 되었는가를 생각하는 것은 하나의 사치이다.
博學多識한 A씨는 뱅쿠버 항구가 내려다 보이는 해안의 고층 아파트에 산다. 나에게 'Show this to your children and grandchildren(이것을 여러분의 아이들과 손녀손자들에게 보여주세요)'이라는 제목의 글을 인터넷에서 뽑아 건네주었다. 첫 문장부터가 흥미롭다.
<1906년, 100년 전의 미국. 1세기가 얼마나 거대한 진보를 이룩했던가! 1906년의 미국에 대한 몇 가지 통계가 여기에 있습니다>
1. 1906년의 미국인 평균수명은 47세.
2. 14%의 家口만 목욕탕을 갖고 있었다.
3. 8%의 家口만 전화를 가졌다. 덴버에서 뉴욕까지 3분 통화하는 요금이 11달러였다.
4. 자동차 수는 약8000대, 포장도로의 길이는 144마일, 도시의 최고허용 주행속도는 시속 10마일.
5. 캘리포니아의 인구는 140만 명으로 미국 전체에서 21등.
6. 평균 임금은 시간당 22센트.
7. 의사의 90%는 대학을 졸업하지 않았다.
8. 대부분의 여인들은 한달에 한번꼴로 머리를 감았다.
9. 라스 베가스의 인구는 30명!
10. 10명중 두 사람은 읽지도 쓰지도 못했다.
11. 마리화나, 헤로인은 약국에서 살 수 있었다.
12. 1906년에 보고된 살인사건은 230건뿐이었다.
가장 위대한 힘은 시간이다. 시간이 모든것을 바꾼다. 미국, 대한민국, 그리고 김정일, 노무현의 운명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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