難波라는 地名을 보자마자 일본인이 지은 地名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카나자와 쇼사부로(金沢庄三郎)가 1925년 편술한 일본어 사전에는 難波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오사카의 옛 지명이며, 王仁이 지은 난파진가(難波津歌)에서 처음으로 地名이 나왔다.”
한국과 일본의 젊은이들은 王仁을 알지 못한다. 王仁은 백제 근구수왕(近仇首王)의 손자였던 진손왕(辰孫王)과 함께 일본에 귀화한 백제 출신 학자이다.
漢學에 조예가 깊었던 王仁은 일본인들에게 千字文을 깨우쳐준 인물로 알려져 있다. 王仁과 그의 자손은 대대로 일본의 고치(河內)에 살면서 학문에 관한 일을 맡아보았다고 한다.
三國史記와 三國遺事를 포함한 한국의 역사서에는 王仁에 해당하는 인물에 대한 기술은 없다. 그에 대한 모든 기록은 전적으로 일본 史書에 의존하고 있다.
오사카에서 만난 王仁 박사가 지은 難波津歌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난파진에는 피는구나 이 꽃이, 겨울 잠 자고 지금은 봄이라고 피는구나.”
(難波津に 咲くやこの花 冬ごもり 今は春べと 咲くやこの花)
■ 적지 않은 일본 지식인들이 韓流열풍에 대해 걱정하는 듯하다. 그러나 일본인들이 漢字를 사용하는 한 큰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노래와 드라마, 그리고 대중 연예인의 인기는 말초적(末梢的)이고 유한하다.
일본의 소설가인 시바 료타로(司馬遼太郞)는 “막부(幕府) 시대 글자를 읽을 수 있는 일본인들의 비율은 70%나 됐다. 당시 일본인들의 약 10%는 사무라이였는데 이들은 식자(識者)계급이었다. 농·상·공에 종사한 사람도 문자(文字)를 알았다”고 밝히고 있다.
명치유신(明治維新) 이전 幕府시대 사무라이들을 칼부림이나 하는 무식한 사람들로 일본을 잘못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明治維新 시기의 일본인들은 양반이 다스리던 조선조 백성들보다도 문맹률이 훨씬 낮았다. 특히 지방 영주 등 일본의 사무라이들이 남긴 글과 예술품들을 봐도 그 수준이 매우 높아 이들이 全人的 교양인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기 이름 석자도 漢字로 못 쓰는 지금 한국의 20-30세대와는 수준이 달랐다.(2012-01-29)
사진/글 金泌材 spooner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