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등 유엔 인권 전문가들이 한국전쟁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북한 내 인권 유린 문제 조명 필요성을 제시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등은 27일 성명을 내고 “한국전쟁 정전협정 70주년을 기념해 북한 주민들이 그동안 겪은 고난과 도전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며 “이날은 북한의 끔찍한 (인권 유린) 상황에 대한 세계적 인식을 높이고, 신속히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다시 상기하는 또 다른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성명에는 살몬 보고관을 비롯해 강제∙비자발적 실종 실무그룹(WGEID, Working Group on Enforced or Involuntary Disappearances)의 아우아 발데 공동의장 등 유엔 인권 전문가 6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들은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70년이 지난 지금 북한은 그 어느 때보다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어 있다”며 “보고서에 따르면 상황은 여러 분야에서 악화되어 북한 주민들에게 많은 어려움을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우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성명은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 장기화로 장마당에 의존해 생계를 꾸리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입원을 잃었다”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현금이 떨어지고 음식을 살 수 없게 됐고, 일부는 굶주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북한 당국은 상업행위를 ‘반사회주의적 행위’로 규정해 통제를 강화하고 있고, 정보 접근에 대한 통제도 강화하고 있다고 살몬 보고관 등은 지적했습니다.

또 이들은 2018년 이후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도 상기시켰습니다. 이들은 “지난 70년 동안 수만 명이 이산가족이 됐으며, 전쟁 중 북한에 납치된 한국인과 전쟁 포로들이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일본에서 온 많은 한국인과 외국인들이 북한에서 강제실종됐으며, 실종 당사자와 피해자 가족 중 상당수가 이제 고령”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더 고립되면 가족을 먹일 음식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더 큰 부담이 될 것이고,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날 희망을 품고 있는 이산가족의 희망도 앗아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이들은 “지난 70년간 이러한 현상을 지속하는 것이 북한 주민들의 고통이나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평화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아니었음을 분명히 했다”며 “정전협정 당사자와 국제사회는 북한 주민과 실종자, 이산가족 등의 어려움을 기억하고, 시급히 다시 만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27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정례기자설명회에서 안토니우 쿠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70주년 성명을 발표했다고 밝혔습니다.

두자릭 대변인: 쿠테흐스 사무총장은 한국전쟁 정전협정이 한반도를 폐허로 만든 한국전쟁을 중단시켰고 지난 70년 동안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는 법적 기반이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그는 전쟁으로 사망한 모든 이들을 추모하고 수많은 이산가족들의 슬픔에 동참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