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지 선정 20대 인물로 본 20세기(1)
-20세기는 자유, 전자, 세계화, 학살의 세기였다

몇년 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는 20세기를 인물 중심으로 정리하는 기획기사를 실었습니
다. 20세기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1백명을 선정하는 작업을 2년간 진행했습니다. 타임지는
우선 ‘지도자와 혁명가들’ 항목에서 20명을 선정하였습니다.

타임지는 이 기사에서 20세기를 인류 역사상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위대한 세기라고 말했
습니다. 20세기에 태어난 것이 결코 후회할 일이 아니라 축하할 일이라는 뜻일 것입니다. 타임
지는 20세기의 성격을 이렇게 요약했습니다. 20세기는 자유의 세기였다고 했습니다.

20세기에 민주주의는 히틀러로 대표되는 파시즘과 레닌 - 스탈린에 의하여 대표되는 공산주
의의 도전을 물리치고 인류의 자유를 증진하는 데 성공하였다는 것입니다. 세계인구의 반이
이제는 정치적 자유를 누리며 살고 있으므로 20세기는 자유의 세기라는 것입니다.

타임지는 또 20세기는 자본주의의 시대라고 했습니다. 사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동전의
양닢과 같아서 함께 다닙니다. 민주주의 없는 자본주의나 자본주의 없는 민주주의도 가능하지
만 절대로 오래 못 간다는 것입니다. 1930년대 세계는 미국의 대공황에서 비롯된 자본주의에
대한 일대 도전을 경험하였습니다. 이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하여 자본주의의 체질을 한층 강
화시킨 것이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었습니다.

루스벨트는 정부가 지도하는 자유시장의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경제를 시장원리한테만 맡겨놓
으면 가난한 사람들은 피해를 보니까 정부가 나서서 대기업의 독과점 폐해를 막고 사회보장정
책으로써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수정자본주의 정책은 정부가 시장의 공
정한 관리자가 되는 것을 뜻합니다.

타임지는 20세기를 일렉트로닉 센츄리, 즉 電子의 세기라고 했습니다. 20세기가 밝아오기 3년
전 영국의 물리학자 제이 톰슨이 전자를 발견했고 1900년에 플랑크가 양자물리학의 이론을
만들어내면서 원자력을 이용하는 문을 열었습니다. 핵무기와 원자로로 상징되는 엄청난 물리
력의 원천을 발견한 것입니다. 電子의 세기, 그 또 다른 총아는 컴퓨터였습니다. 5세기 전 구텐
베르그가 활판인쇄를 발명함으로써 정보를 전달하는 데 드는 돈이 천분의 1로 줄어들었습니
다.

이것은 대중들이 성경을 한 권씩 소유하도록 함으로써 종교개혁의 길을 열었습니다. 그 전까
지는 카톨릭의 신부들이 성경을 독점하고 성경의 해석권도 독점하고 성경을 읽을 수 있는 교
육도 독점하여 중세 암흑시대를 지배하였던 것입니다. 컴퓨터의 발전은 이런 정보의 전달비용
을 백만분의 일로 줄였다는 것입니다. 산업시대에서 정보시대로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타임지는 20세기를 세계화의 세기였다고 했습니다. 통신의 발달로 정보의 전달이 빛의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의 삶은 우리가 모르는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의해서 직접적
인 영향을 받는 단계로 변화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타임지는 20세기는 또 대량생산의 세기였다고 지적했습니다. 포드가 자동차 생산 조립라인을
발명함으로써 대량생산과 대량유통의 시대가 열려 인간의 삶이 풍요해졌다는 것입니다.

20세기는 또한 학살의 세기였습니다. 타임지는 히틀러, 스탈린, 모택동, 폴 포트, 이디 아민이
저지른 수백만, 수십만의 정치적 학살사례를 열거했습니다. 김일성 - 김정일에 의한 북한동포
학살도 이들과 같은 반열에 속할 것입니다.

20세기는 또 어메리컨 센츄리, 즉 미국의 세기였습니다. 미국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타임지
는 미국은 다른 나라들처럼 국가이익을 추구하는 점에서는 다름이 없으나 그런 한편으로는 이
상을 추구하여 왔다는 점에서 특이하다고 했습니다. 미국의 힘은 경제력과 군사력에서 오는
면이 강하지만 그에 못지 않는 것이 미국이 내세우는 가치관, 즉 개인주의, 인권, 시장원리 같
은 것들의 설득력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