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 기획폭로의 중심 인물은 TV조선 이진동 기자

"제가 수시로 '(CCTV) 잘 돌고 있냐'고 확인했거든요."
(김수현과 TV조선 이진동 부장과의 특별한 관계)

김수현 씨는 과연 어떤 사람이기에 고영태의 대화 등을 녹음할 수 있었을까?

김수현 씨의 정체를 추적할 수 있게 해 준 단서는 월간조선 2017년 1월호 기사(최순실 게이트 최초 보도 이진동 TV조선 사회부장 인터뷰)다.
이 인터뷰 기사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 순방 때 입을 옷을 전문으로 제작한 「신사동 의상실」내부에 CCTV를 설치하고 관리한 과정이 자세히 나온다. 이진동 기자를 인터뷰한 사람은 그의 대학 선배인 문갑식 월간조선 편집장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문:고영태가 어떻게 찾아왔는데?
답:2014년 10월쯤 아는 사람이 가보라고 했다고 다른 친구 한 명과 왔습니다. 점심을 먹으면서 이야기하는데 '제 집에서 명품시계와 돈 1억 원이 사라졌습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문:그래서요?
답:누가 가져갔냐고 하니까 '최순실'이라는 겁니다.
문:최순실이 누구인 줄은 알고 있었나요?
답:당연히 알고 있었지요. 그래서 고영태에게 '네가 아는 최순실과 내가 아는 최순실이 같은 사람인지 확인해 보자'고 했습니다.
문:어떻게 확인했지?
답:고영태가 사진을 한 장 캡처해서 들고 왔는데 화질을 알아볼 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그날은 고영태에게 '최순실 얼굴 사진을 다시 보내달라'고 하고 돌려보냈습니다.
문:TV조선에서 보도한 것 같은데, 가장 화제가 된 게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이 휴대전화 액정화면을 와이셔츠에다 닦은 뒤 건네주는 장면이었는데, 그건 언제 확보한 건가요?
답:그것도 2014년 말쯤이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고영태가 건물계약자여서 CCTV를 설치해도 아무런 법적인 문제가 없었어요. 그런데 그 CCTV를 12월 3일에 떼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문:그럼 그 영상은 그때 촬영된 거고?
답:그렇죠. 제가 수시로 '(CCTV) 잘 돌고 있냐'고 확인했거든요.
문:그런데 무슨 일 때문에 CCTV를 철거해야 했지?
답:2014년 11월 28일 정윤회 게이트가 터진 거예요. 난리가 났지요. 순간적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순실이 분명 긴장할 텐데, 그렇다면 사무실을 점검할 수도 있고, 그러다 CCTV가 발견될 수도 있다는….
문:동영상 간수도 힘들었을 텐데?
답:정윤회 게이트 후 박관천이가 구속됐잖아요. CCTV가 발각되면 고영태도 구속될지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비록 법적으론 문제가 없겠지만. 그래서 고영태에게 말했습니다. '모든 자료와 CCTV는 내게 일임하라'고. 보도 관련도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맡겨달라고 했지요.>

이 인터뷰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신사동 의상실」내부 CCTV는 최서원 씨의 얼굴 사진 확보를 위해 이진동 기자의 「기획」에 따라 고영태 씨가 관리했다. 이진동 기자는 수시로 고영태 씨에게 연락해 'CCTV가 잘 돌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점검했다.

이 기사에서 눈여겨 볼 대목이, 이진동 기자가 고영태 씨를 만날 때, 고영태 씨가 「친구 한 명」과 같이 왔다는 점이다. 고영태 씨의 친구가 다름아닌 김수현 씨다. 김씨는 이진동 기자와 「특별한」관계다. 이진동 기자가 조선일보 기자를 사직하고,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경기도 안산지역구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을 때, 「이진동 캠프」의 멤버가 김수현 씨다. 이 때문에 한때 정가에서는 '최순실 관련 자료를 이진동 기자에게 가져다 준 사람은 이진동 기자의 전직 비서관'이라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김수현 씨는 2016년 11월 8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 진술조서에 따르면, 김수현 씨는 2005년 안양과학전문대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후, 김씨는 인터넷 쇼핑몰을 잠깐 하다가 2007년까지 건축회사에서 근무했고, 그 후 6개월간 필리핀에서 어학연수를 하였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이진동 씨가 TV조선 기자로 언론계에 복직하자, 김수현 씨는 2014년 지자체 선거 때, 안산시장 후보로 출마한 「박주원 캠프」에서 회계책임자로 일했다.

김수현 씨가 고영태 씨를 만난 것은 이 무렵이다. 김씨에게 고씨를 소개한 사람은 이현정 씨다. 이현정 씨 역시 이진동 캠프에서 김수현 씨와 같이 일한 사이다. 김수현 씨는 검찰 조사에서 고영태 씨를 만나게 된 경위를 이렇게 진술했다.

"이현정이 '가방을 만드는 동생인 고영태가 있는데, 컴퓨터를 할 줄 모르니 컴퓨터 작업을 좀 도와줘라. 고영태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으니까 열심히 하면 돈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고영태는 VIP 가방을 만들어서 돈이 많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2014년 4월경, 서울 논현동에 있는 커피숍에서 고영태를 만나, 다음달 1일부터 서울 삼성동에 있는 사무실에 출근해 고영태, 최순실과 함께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김수현 씨는 검찰 조사에서, 「신사동 의상실」에 CCTV를 설치하게 된 경위와 삼성동 사무실에서 최서원 씨와 함께 했던 일 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진술했다.

<문:의상실 영상은 어떻게 촬영된 것인가요?
답:2014년 10월경, 고영태가 시켜서 제가 CCTV 설치업자를 불러 의상실에 있는 캐비닛에 한 대를 설치하여 촬영한 것으로, 저에게는 자기가 운영하는 의상실 직원들의 근무태도를 보겠다고 하면서 부탁하였는데, 결국은 기자에게 주는 꼴이 되었습니다.
문:위 영상을 기자에게 제공하는 사실은 알았나요?
답:예, 그렇습니다.
문:삼성동 사무실에는 누가 있던가요?
답:고영태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소장님 방이라고 하여 도어락이 설치된 곳이 있었습니다.
문:소장님은 누구인가요?
답:당시에는 몰랐지만 2014년 8월경, 고영태가 '저 사람이 최순실이야'라고 알려줘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최순실이 누군지 알게 되었습니다. 사무실에 자주 나오는 분은 아니었습니다.
문:진술인은 위 사무실에서 최순실, 고영태와 어떤 일을 하였나요?
답:2014년 5, 6월경에는 고영태가 체육 관련 얘기를 많이 하였고, 저도 종합형 스포츠클럽과 관련된 공부를 하였습니다. 그 때는 소장님과 특별하게 한 일은 없고, 7월부터 9월 중순까지는 셋이서 문화융성 및 체육클럽과 관련한 기획회의를 주로 하였습니다. 저는 회의 내용을 문서로 정리하여, 선릉역 인근에 있는 차은택 감독의 아프리카픽쳐스 사무실에 보냈습니다. 차은택 감독은 이 문서를 토대로 기획안이나 제안서를 만들어 저나 고영태에게 주었습니다. 이 기획안을 소장님이 다시 수정하면, 저는 수정본을 차은택 감독에게 보냈고, 차은택은 이를 다시 업데이터하여 보내 주었습니다. 이런 절차를 계속 반복하였는데, 최종 완성본은 제가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문:위 삼성동 사무실에서 최순실, 고영태, 차은태, 그리고 진술인이 모여서 회의를 한 사실이 있지요?
답:예. 넷이 모여서 문화융성을 위한 계획안 등에 대해 몇 번 회의를 한 것 같습니다.
문:문화융성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기조 중 하나로, 진술인과 최순실, 차은택이 기획, 제안한 내용이 국가정책이나 예산에 반영되고, 차은택이 문화융성위원이 되는 등 '문화융성의 틀을 최순실이 짰다'는 의혹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요?
답:저는 저희가 했던 기획안이나 제안서가 실제 실행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언론 보도를 접하고 당황스럽긴 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TV조선에서 보도한 자료는 2014년 말경 아니면 2015년 초순경, 저와 고영태가 TV조선의 이진동 기자에게 준 것입니다. 이미 언론에 보도가 된 것처럼, 고영태가 운영한 의상실에서 촬영된 동영상과 문화 관련 회의를 하면서 최순실이 수정한 문건들입니다. 아프리카픽쳐스에서 받은 수십 장 분량의 기획안도 이진동 기자에게 주었습니다.
문:그렇게 준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2014년 9월 중순 이후, 고영태와 최순실 소장이 어떤 일인지는 모르지만 크게 사이가 나빠졌습니다. 고영태가 '가만 안 둔다. 자료 다 넘겨버리겠다'는 말을 하였는데, 제 느낌으로는 고영태가 최순실 소장에게 돈도 못 받고, 사람 대접도 받지 못해서 열을 많이 받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2014년 5월 1일부터 고영태 씨와 함께 일을 시작한 김수현 씨는 고영태 씨를 통해 그의 한국체대 동기인 노승일 씨와 고영태 씨의 한국체대 2년 후배인 박헌영 과장을 만났다. 박헌영 과장의 검찰 진술조서에 의하면, 그는 2003년 9월경 대학을 졸업하고 퍼스트커뮤니케이션즈 프로모션 팀에 입사하여 2년 정도 근무한 뒤, ING생명보험에서 보험일을 하였다. 그 후 리더스 커뮤니케이션즈라는 회사에서 스키 행사 및 기획 관련 일을 하였고, 대명리조트에서 스키강사로 1년 정도 근무한 뒤, 놀고 있던 중 한체대 2년 선배인 고영태 씨 소개로 2016년 1월경 K스포츠재단에 과장으로 입사했다.

류상영 씨는 최서원 씨 소유의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도사리 목장 부지에 어린이 전용 리조트(말목장, 캠핑장 등 운영)를 지어, 리조트 운영권을 받을 생각으로 최씨 주변을 맴도는 사람이다.

최서원 씨 구속 후, K스포츠재단은 해체 위기에 놓였다. 이렇게 되자 K스포츠재단은 강지곤 차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강지곤 차장은 고영태-노승일씨와 한체대 동기다. K스포츠재단에서 인재양성본부 부장을 맡고 있는 노승일 씨는 노조위원장을 겸임한다. 이처럼 한체대 출신이 장악하고 있는 K스포츠재단은 만약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인용될 경우, 「고영태 사단」의 「전리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 가능성을 2000개에 달하는 「김수현 녹음파일」이 입증하고 있다.

진실이 이러함에도 특검은 왜 「고영태 사단」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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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주의수호자 2017-02-14 오전 10:49

    강지곤이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고 노승일이가 노조위원장이고 이들이 모두 한체대 동기다.
    그리고 아직도 한체대 출신들이 건재하다.
    누가 비호하고 있나?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 opine 2017-02-14 오전 9:58

    다시 한 번 생각해도 K스포츠재단을 노승일 등에게 맡겨은채 뒷짐지고 있는 사법당국의 처사가 의심스럽다. 왜 그러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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