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1일 산림청은, 허가 없이 3만여㎡의 산림을 훼손한 ‘이화여대 기숙사 증축 공사’에 대해 공사 중지와 山地 복구 조치를 서대문구청에 권고했다. 이에 불복한 서대문구청이 공사 지역은 ‘산지’가 아니라는 취지의 질의서를 산림청에 보냈지만, 산림청은 해당 부지가 ‘산지’라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하며 서대문구청에 재공문을 보냈다.

서대문구청과 이화여대는 공사지역이 ‘건물 담장 안의 토지’라서 ‘산지’로 보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정확히 말하면, 서대문구청의 ‘푸른도시과’와 梨大가 공사 지역의 ‘옹벽’을 담장이라고 규정짓고 ‘산지전용 허가’를 받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산림청은 해당 공작물이 산지 경사면 안정과 시민 안전을 위한 ‘옹벽’이라고 밝혔다. 산림청은 첫 번째 공문에서 해당 지역이 ‘원형존치지’라고도 명시했다. 이는 해당 지역이 이화여대가 생기기 전부터 있었던 ‘산지’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조선도가 도읍을 정할 때 가장 먼저 궁궐터로 검토되었던 鞍山 자락의 북아현 숲은 자연림과 조림이 혼합된 곳이다. 산지관리법에서 예외를 두는 ‘건물 담장 안의 토지’는 건물을 지은 후에 조성한 토지를 의미하는데, 梨大와 푸른도시과가 이를 편의적으로 해석했다는 게 산림청의 지적인 것이다. ‘산지’ 예외 조항에 대해 서대문구청 ‘푸른도시과’와 이대가 법제처에 법리해석을 받겠다지만, 유사한 경우에 대한 법 해석과 대법원 판례는 결과가 ‘산지’로 나와 있다.

서대문구청 푸른도시과는 "산림청이 우리가 조목조목 반박해 낸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배제하고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답변을 보내왔다"며 맞서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해진다. 서대문구청과 이대 측의 반박에 대해서 산림청의 사무관, 주무관들은 과학적인 각종 자료와 법령 해석, 벌목 전 입목⦁竹의 현상 등을 토대로 정밀한 분석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옹벽’ 논란에 대해선 같은 서대문구청의 ‘이대 기숙사 공사’ 담당자와 토목과 주무관도 해당 공작물이 담장이 아닌 ‘옹벽’이라고 밝혔다. 구청 공사대장을 보여주며, 斜面 안정화를 위한 ‘옹벽’이 분명하다는 입장이다. 서대문구청 푸른도시과와 함께 ‘산지전용 협의’를 해야 했던, 건축허가 주무부서와 관련부서 조차 해당 공작물을 ‘옹벽’이라고 보고 있는 셈이다. 유독, 서대문구청 푸른도시과와 이대만 ‘담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의 소음 측정에서 기준치를 넘겨 과태료 처분까지 받으며, 진행 중인 자연파괴 공사는 매순간 인근 주민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 사실과 다른 내용의 이대 측 입장 발표를 본 주민들은 “산림청의 공사 중지 및 복구 조치 권고를 두 차례나 무시하면서 공사를 계속 하는 것을 보면 서대문구청과 이화여대, 대학세부시설 변경 인가를 내 준 서울시가 믿는 구석이 있는 것 아니냐”며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인근 주민 강씨는 “법이 있기는 한 것이냐, 조상 대대로 있어오던 도심의 숲과 사립학교의 연구사업 유치를 위한 기숙사 확보율 제고 중 어느 게 공익이냐”며 “공사장 앞에 ‘어린이 집’이 있다. 수만 평 숲 냄새를 맡으며 커갈 미래 세대에게 콘크리트 덩어리와 미세 먼지를 선사하는 게 교육기관이 할 짓이냐”며 울분을 토로했다.

상식적으로나 법률적으로나 산림청의 유권해석이 정당하다. 산림청은 지난 21일 공문에서, <주된 행정처분인 건축허가를 위한 산지전용협의 시 해당부지를 산지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산지관리법’에 따른 산지전용허가 기준 등의 검토가 없었다면 중요한 하자가 있는 행정행위로 판단됩니다. 따라서 주된 허가부서에 현재 진행 중인 공사의 중지를 요청하고, ‘산지관리법’에 따른 산지전용협의 또는 복구 등의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어 알려드리니, 관련 규정을 준수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시기 바랍니다>라고 했다. 서대문구청이 이 권고를 듣지 않는다면, 그럼에도 산림청이 강제할 권한이 없다면 제3자의 감사를 통하여 해결할 수밖에 없다. '중요한 하자가 있는 행정행위'로 도심숲 3만 평방미터가 사라졌는데도 산림청과 서대문구청 사이의 攻防으로 끝나버린다면 法治국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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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의 공문

산 림 청

수신: 서대문구청장(푸른도시과장)
제목: 산지관리법에 따른 산지전용협의 절차 이행 등 철저


1. 최근 언론보도 등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이화여대 기숙사 건축협의와 관련하여 우리 청에서 이화여대 기숙사 건축부지(서울시 서대문구 북아현동 1-1612, 학교용지)를 확인한 결과 ‘산지관리법’ 제2조제1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산지(立木·竹이 집단적으로 생육하고 있는 토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쟁점이 된 옹벽은 건축물의 담장이 아닌 재해방지용 옹벽으로 봄이 타당하고, 同 부지 내 立木生육지는 원형존치지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2. 또한, 주된 행정처분인 건축허가를 위한 산지전용협의 시 해당부지를 산지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산지관리법’에 따른 산지전용허가 기준 등의 검토가 없었다면 중요한 하자가 있는 행정행위로 판단됩니다.

3. 따라서 주된 허가부서에 현재 진행 중인 공사의 중지를 요청하고, ‘산지관리법’에 따른 산지전용협의 또는 복구 등의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어 알려드리니, 관련 규정을 준수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시기 바랍니다. 끝


산 림 청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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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6일자 이대의 입장 발표에 대한 조갑제닷컴의 반론과 질문
이화여대, 서대문구청 앞.


梨大: 서대문구청 푸른도시과에서는 같은 필지(서대문구 북아현동 1-1612)에 이미 기존 기숙사가 건립되어 있고, 공사부지가 학교담장과 도로 등으로 구획되어 있으며, 산림청에서 제공하는 산지정보조회시스템 및 산지구분도에서도 산지로 구분되어 있지 않은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산지가 아니라는 결정을 내렸으며 산지전용과 관련해 ‘협의 의견 없음’이라는 의견을 보내왔습니다.


반론: 산림청 시스템은 지목이 ‘임야’인 곳만 해당 산지의 정보를 공개합니다. 山地는 지목 불문하고 현상으로 판단됩니다. 산지관리법 제2조에 ‘입목(立木)·죽(竹)이 집단적으로 생육(生育)하고 있는 토지’를 산지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건축물과 산지에서 담장과 옹벽은 혼용되지 않고, 명확히 구분됩니다. 서대문구청 푸른도시과가 ‘담장’이라고 판단한 공작물은 공사지역 설계도에도 ‘옹벽’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해당 공작물에 대해 같은 서대문구청 건축과의 이대 기숙사 공사 담당자와 토목과의 주무관도 “담장이 아닌 옹벽”이라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담장은 토지나 이웃과의 경계에 설치되는데, 해당 공작물은 이대 땅 안쪽에 있습니다. 지적도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1996년도 구청 공사대장에 해당 공작물 70헤베를 공사한 기록이 있습니다. 구청에서 개인 소유의 담장을 보수해 주지는 않으므로, 해당 공작물은 ‘옹벽’이라는 것이 서대문구청 토목과의 입장입니다.

산림청도 ‘원형존치지’라고 명시했듯이, 해당 지역은 예전부터 있던 안산 자락의 숲입니다.

질문: 공사 지역이 기존 기숙사인 ‘한우리집’을 짓고, 문제의 공작물을 만든 다음 형성한 토지라고 생각하십니까?


梨大: 이러한 사안에 대해 본교는 산림청의 유권해석을 존중하더라도 “건축허가를 득함으로서 산지관리법 제14조 및 제15조에 따른 산지전용허가를 득한 것으로 본다”는 건축법 제11조 의제처리조항에 따라 허가상 하등의 문제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반론: 건축법 제 11조의 인·허가 擬制 조항은 하나의 사업을 위해 여러 종류의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경우, 모든 인·허가를 거치게 되면 많은 기간과 비용이 소요되므로, 이를 시정하여 민원인에게 편의를 제공하고자 하는 취지입니다. 인·허가 의제는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일 뿐, 관계 법률의 내용은 그대로 적용되어야 합니다.

이대 측의 주장처럼 푸른도시과가 공사 부지를 산지로 파악하지 않았더라도, 산지전용허가에 필요한 요건 심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대 기숙사 건축허가는 위법한 처분에 해당되고, 현재의 상태는 ‘불법 산지전용’입니다. 의제처리의 의미를 알면서도, 위법이 아닌 것처럼 교묘하게 입장 발표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공사 부지가 ‘산지관리법’상의 산지에 해당한다는 산림청의 유권해석을 존중하고, 법의 취지를 알았다면, 권한이 위임된 서대문구청 푸른도시과는 산지전용허가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제출 받아서 산지전용허가의 요건을 심사, 적부를 판단하여 건축허가부서에 회신했어야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위 반론에도 위법이 아니라고 생각하는지요?


梨大: 또한 산림청의 공문은 서대문구청에 허가절차상의 산지전용기준 검토를 추가적으로 시행하라는 내용으로, 이에 의거해 산지전용 허가 세부기준을 따르더라도 본교 기숙사 부지는 건축부지로 전용할 수 있는 부지임을 알려드립니다. 더불어 일부 주민들과 조갑제닷컴에서 제기하는 본교 기숙사 부지가 산지전용허가기준인 경사도를 초과한다는 주장은 경사도의 단위인 각도와 경사율을 착각해서 생긴 것으로 본교 기숙사 부지는 허가기준인 평균경사도 25°미만인 상황임을 알려드립니다.


반론: 경사도 측정은 공사 부지를 대상으로 공신력 있는 기관이 객관적으로, 투명하게, 정확한 실측을 해야 되는 것입니다. 일방적 측정 결과는 믿을 수 없습니다. 산지전용허가의 適否 기준은 공고·공람을 비롯해, 경사도 외에도 여러 요건이 더 있습니다.

질문: 1,000그루 넘는 나무들을 뿌리째 뽑은 굴취 상황인 지금, 입목 상태를 잴 수 없습니다. 수목들의 ‘입목축적량’을 어떤 방식으로 측정하여 허가 기준을 통과하시겠다는 것인지 알려주십시오.